해변 특유의 경치에 매료되어 이를 감상하고자 멋진 별장을 짓거나 숙박 시설을 건축한 역사는 꽤 오
래되었다. 하지만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기거나 수영을 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오랜 세월 바닷가는 인류에게 있어서 그저 바라만 보는 휴식처였지, 직접 즐기는 놀이 공간이 아니었다.
왜 그랬을까? 가장 큰 이유는 교통편이 여의치 않은데 있었다. 때문에 철도의 발달로 사람들이 바다에
서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된 19세기 중엽부터 해수욕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의 해수욕
은 옷을 입고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게 고작이었다. 철없는 아이들이 모래 장난을 하거나 뛰어다니며
놀았던 데 비해, 어른들은 그저 바다의 풍경을 바라보았을 뿐이었다. 물에 대한 유혹 때문에 바다에 뛰
어들더라도 속옷은 물론 겉옷을 입고 들어갔다 나오곤 했다. 최초의 수영복은 몸의 대부분을 가렸다. 여
자들은 블루머, 검은 스타킹, 드레스를 입었고 남자들은 소매가 없고 발목이나 무릎까지 오는 길이의 짙
은 색 원피스를 입었다. '노출'에 대한 터부 때문이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서 남자들은 윗옷 없이 짧은
바지만을 입기 시작했다. 1900년에 미국의 수영 선수였던 아네트 켈러먼이 원피스 모양의 헐렁한 모직
수영복을 입었는데, 이것이 1910년까지 대중에게 널리 보급되었다. 1935년경 여성들은 윗옷과 짧은 팬티
로 된 투피스 수영복을 입기 시작했으며, 1947년에는 가슴 부분만 가리고 아래는 간단한 팬티로 된 비
키니가 유행했다. 그리고 이 무렵부터 일광욕을 즐기는 적극적인 휴양처로 바닷가가 인기를 끌게 되었
다. 사실 파도 때문에 바다에서는 수영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까닭에 수영복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사람
들은 일광욕이나 모래 장난으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휴양지가 개발됨에 따라 해양 스포츠가 자연스
럽게 유행하게 되었고, 이윽고 레포츠 개념으로서의 '해수욕장'이 등장하였다. 해수욕장으로의 발길은 특
히 1950년대 들어 잦아졌으며, 그에 따라 부드러운 모래와 맑고 깨끗한 바닷물을 지닌 해수욕장이 세계
각지에 마련되었다. 더불어 하와이 원주민이 오래전부터 즐겼던 '서핑'(surfing)이 미국인들에 의해 세계
적 해양 스포츠로 퍼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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