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근, 현대 비밀

패션 안경 마릴린 먼로

by Frais 2020. 8. 28.

  안경은 무엇인가를 자세히 관찰하고자 렌즈를 활용하게 되면서 그 쓰임새가 인식되기 시작했는데, 고
대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도 눈 앞에 댄 렌즈를  통해 무엇인가를 관찰하였다고 한다. 고대 로마 시
대의 네로 황제가 사용한 안경은 귀에 거는 모양이  아니라 손잡이 있는 거울처럼 생긴 것이었다. 얼굴
에 걸치는 형태의 안경은 영국의 베이컨이 1268년 처음으로 고안하였다고도 하고, 그 이전 몽골이나 중
국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었다는 설도 있으나, 대체로  13세기 후반 서양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였던 것
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때의 안경도 귀에  거는 형태가 아니라 코에 거는  코걸이 안경이었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귀에 거는 안경은 1727년 런던의 안경사  에드워드 스칼렛이 만들었다. 이 안경 덕분에 사
람들은 안경이 떨어질까 염려하지 않고 마음대로 숨을 쉬거나 거동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안경은 시
력 나쁜 이의 편리한 보조자로 이용되다가, 20세기 들어서 안경테의  패션성이 주목받게 되었다. 안경테
를 통한 최초의 유행은 헤럴드  로이드에 의해 시작되었다. 1920년대 미국의  인기 희극 배우였던 그는 
검은색 둥근 안경테를  끼고 다녔는데, 이른바 '로이드  안경'으로 불린 이 안경테는 1950년대까지 유행
하였다. 물론 그 외에도 다른 형태의 안경테가 있었지만 대체로 둥근 테  안경이 주류를 이루었다. 무려 
30년 간이나 둥근 테가 압도적이었던 것은 렌즈가 비쌌던 데 이유가 있었다. 즉 같은 형태의 렌즈를 대
량 생산하여 값을 내림으로써 안경 소비 확대를 꾀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안경테의 패션성이 본격적
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1955년  마릴린 먼로가 출연한 영화를 통해서였다.  백치미 넙치는 섹시 스타로 
각광 받았던 먼로는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이라는 영화에서 나비 날개 모양의 안경을 쓰고 나와 이
전과는 전혀 다른 지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이로  인해 안경테가 얼굴 분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부각된 것이다. 그리하여  1960년대에는 참신한 디자인의 안경테가 만들어
졌고, 안경은 이제 실용 본위의 것에서 패션의 소도구로 탈바꿈하기에 이르렀다.

'근, 현대 비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면 끓이는 남자  (0) 2020.08.28
흑인 목소리를 가진 백인 가수  (0) 2020.08.28
3천 년 전의 미스 유니버스 대회  (0) 2020.08.28
비키니가 우리에게 선사한 즐거움  (0) 2020.08.28
TV의 시대  (0) 2020.08.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