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서양 음악이 전해진 일제 강점기부터 대중 사이에서 널리 불려져 온 노래를
대중 가요 또는 유행가라 한다. 대중 가요는 일제 강점기에 민요가 그 힘을 잃어 버린 가
운데, 일본을 통해 서양 음악이 유입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대중 매체 발달과 깊은
관계가 있다. 대중 가요가 시작된 1920년대에는 일본 음악 산업이 한국에 진출한 때였고,
경성방송국의 개설도 대중 가요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유랑 극단이나 약장수들이
장터에서 축음기를 틀어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기독교의 보급으로 찬송가가 불리면서
대중 가요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일본 창가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당시 유행했던 대중 가요는 1920년경 신파극 <장한몽>에서 불렸던 주제가인데,
이 노래가 일본 창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노래였으며, 그 밖에 <희망가>, <카츄사>,
<시들은 방초> 등도 일본 창가의 영향을 받은 노래였다. 이 시기의 대중 가요는 일본식 음
구조를 그대로 모방하고 있었으니, 일본 가요는 일본의 5음계인 요나누키 음계와 미야코 음
계에 서양식 4박자 계통인 트롯이 결합된 엔카가 주류를 이루었다. 이것이 이른바 '뽕짝'의
원류로, '뽕짝'이라는 이름은 191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사교 음악 '폭스 트롯'(foxtrot) 풍
의 독특한 리듬 "퐁착 퐁착"(혹은 뽕짝 뽕짝)을 흉내낸 말이다. 일본인들은 '폭스 트롯'을
줄여 '트롯'(트로트)이라 불렀으며, 이후 트롯은 우리 대중 음악에도 깊숙이 침투하였다.
본격적인 대중 가요의 유행은 1920년대 중엽부터 시작되었다. 1923년 관동 대지진 이후
염세적인 엔카 <센도고우타>가 일본 전역을 휩쓸자, 우리 나라에도 어느 새 이 곡이 <시들
은 방초>로 바뀌어 크게 유행하였다. 1925년에는 일본 신파극의 주제가 <카고노 토리>가
유행했는데, 이것 역시 우리 나라에서 크게 유행하여 복혜숙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1926년 윤심덕의 대중 가요 음반 <사의 찬미>는 대중 가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다
뉴브 강의 푸른 물결> 이라는 곡에 윤심덕 자신이 가사를 붙여 동생 윤성덕의 피아노 반주
에 맞춰 부른 이 노래는, 윤심덕이 일본에서 음반을 취입하고 돌아오는 길에 김우진과 현해
탄에서 동반 자살함으로써 더욱 유명해졌다. 그 뒤 1927년 김영환이 최초의 창작 대중 가요
<낙화유수>를 발표했으며, 1932년에는 <황성 옛터>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때부터 해마다
그 시대의 사회 문화상이나 대중 정서를 반영한 대중 가요가 탄생하고 크게 유행하였다.
예컨대 1933년의 <타양살이>, 1934년 <목포의 눈물>, 1935년의 <짝사랑> 따위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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