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는 미국에서 생성된 음식 문화다. 시간을 돈으로 생각하는 실용주의적 관념이
'셀프 서비스' 문화와 함께 빨리 먹을 수 있는 편리한 음식을 낳은 것인데, 패스트푸드의
대표적인 예가 핫도그(hot dog)와 햄버거(hamburger)이다.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핫도
그라는 소시지, 즉 프랑크는 185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축산 협동 조합에서 처음 만들어
졌다. 만들어 놓고 보니 모양이 독일의 사냥개 닥스훈트(dachshund)와 닮아서 '독'(dog)이
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독일인들은 큰 소시지를 그대로 접시 위에 올려놓고 썰어 먹었으며
사워크라우트라는 시큼한 맛의 절인 배추를 곁들였다. 19세기 말엽 미국으로 이민온 독일
인들도 같은 방식으로 먹었는데, 어떤 파티장에서 프랑크의 기름이 자꾸 손에 묻어 귀찮자
빵 위에 얹어서 먹은 것이 변형되어 오늘의 '핫도그'가 됐다고 한다. 이후 이 간식은 프로
야구 경기로 인해 길에서도 먹을 수 있는 간편한 패스트푸드로 자리잡게 되었다. 1900년
뉴욕 야구 경기장에서 한 장사꾼이 '새로 나온 핫(hot), 핫(hot)'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
고 따끈한 '독' 소시지를 팔았는데, 이것이 의외로 히트한 것이다. 핫도그는 그 자리에서
먹거나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는 편의성이 돋보였기에 곧 운동장의 별식이 되었다. 그러
자 다른 상인들도 핫도그를 팔았고, 출출한 배를 간단히 채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커피와 함
께 짝으로 사 먹는 유행이 시작되었다. '핫도그'라는 이름은 이처럼 소시지를 따끈한 상태
에서 먹는 데서 연유한 것이다.
햄버거도 독일 음식 문화의 소산이다. 15세기경 함부르크 사람들은 잘게 저민 질 나쁜 쇠
고기에 양념을 넣어 맛을 낸 '함부르크 스테이크'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가난한 계층의 기
본 식사였다. 1888년 영국에서는 류머티스나 관절염에 함부르크 스테이크가 좋다 하여 인
기 있는 요리로 유행하기도 했으며, 이것이 19세기 말 독일 이민의 물결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서 '햄버거'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 박람회에서 처음으로 햄버거
가 등장하였다. 이때 '햄버거 스테이크'로 그 이름이 바뀌었고, 먹는 양식도 변형되었다.
상인들은 핫도그처럼 간단하게 먹을 수 있도록 빵 사이에 저민 고기를 넣어 샌드위치처럼
팔았고, 마음 바쁜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서서 먹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햄버거
스테이크'는 '햄버거'로 불리어지게 되었다. 다시 말해 햄버거는 함부르크 스테이크가 미국
화된 요리로, 접시 위에 올려놓고 칼로 썰어 먹는 양식이 격식 없이 그냥 먹는 간편 식품
으로 변모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형태의 대대적인 유행은 20세기 중엽에 이르러 나
타났다. 1948년 영화 배우가 되는데 실패한 모리스와 리처드 맥도널드라는 형제가 햄버거
가게를 차렸다. 당시 햄버거 가게는 손님들이 주문을 해 오면 음식을 만들어 파는 형식이
었으나, 맥도널드 형제가 운영하는 햄버거 가게는 미리 만들어 놓은 햄버거를 손님들이 주
문하면 즉석에서 내놓는 새로운 판매 전략을 취했다. 이른바 '퀵 서비스' 개념을 도입한
판매 방식이었다. 이 같은 방식은 큰 인기를 끌어 사업이 번창하게 되었다. 이때 밀크 쉐이
크 회사 대리점을 하고 있던 크록이라는 사람이 맥도널드 형제에게 상표와 제조 기술 등을
팔 것을 요청하였고, 1961년 맥도널드 햄버거의 사업권을 270만 달러에 사들였다. 그 후 맥
도널드 형제는 사업에서 은퇴했으나 맥도널드라는 햄버거 브랜드는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
고 있다. 즉석 식품 업체인 미국의 맥도널드사는 햄버거를 판매하여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
하였는데, 맥도널드의 세계적인 유행에는 치밀한 음식 문화 분석이 뒷받침되어 있다. 즉,
햄버거의 주 원료는 쇠고기이지만 나라에 따라 재료에 변화를 주고 있다. 전 인구의 83%
가 힌두교도인 까닭에 소를 성스럽게 여기고 있는 인도에서는 쇠고기 대신 닭고기나 양고기
를 쓰고 있으며, 우리 나라에서는 불고기를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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