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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현대 비밀

미니스커트 신드롬

by FraisGout 2020. 8. 28.

  아주 짧은 치마인 '미니스커트'는 1960년대 초엽 프랑스 파리에서 디자이너  크레주에 의해 처음 선을 
보였으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상류층 귀부인들이 대부분이었던 크레주의 의상실 손님들에게 어
울리는 옷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니스커트가 패션 모드로  진출한 것은 1965년 영국인 디자이너 마리 
퀀트에 의해서였다. 퀀트의 고안품은 보다 경제적이었고, 또  보다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었다. 이 옷은 
젊은 영국 아가씨들 사이에서 서서히 유행되기 시작했고,  프랑스에서는 이 유행이 소도시의 젊은 여성
들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아가씨가 용기를  내어 댄스 파티에 입고 나가고,  마을길을 산보했을 때만 
해도 그것은 도발적이었다. 그러다가 젊은이들의 잡지에  소개되면서부터 상황은 급변하여 마침내 전세
계적인 유행이 되었다. 남성들의 반응은 겉으로 분개하는  한편으로 은근히 관심을 보이는 이중적인 것
이었다. 직장에서 남자들은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이  의상을 비난하면서도 은근히 각선미를 즐겼던 것
이다. 우리 나라에는 가수 윤복희 씨가 1960년대  말엽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처음으로 미니스커트를 선
보였고, 당시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얼마 전 윤복희 씨는 "좋아하는 남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미니스커
트를 입고 귀국하였다."고 회고한 바 있다. 미니스커트는 1970년대 초반까지 크게 유행하였으며, 젊은 여
성들은 미니스커트를 마치 유니폼처럼 입고 다녔다. 하지만 보수적인 우리 사회에서 미니스커트가 쉽게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1970년대 초반, 정부는 경찰을 동원하여 미니스커트의 길이를 자로 재 
단속하였다. 당시 무릎 위 20cm  이상이면 무조건 즉심에 넘겨졌다.  경찰의 단속이 심해질수록 젊은이 
특유의 반항 심리와 맞물려 미니스커트의 길이는 점점 더 짧아졌다.  '초미니'라는 말이 생겼고, 단속 경
찰과의 숨바꼭질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다리의 과다한 노출을 초래한  미니스커트는 긴 양말과 부츠를 
유행시키기도 하였다. 멋쟁이 여성이라면 부츠 없이는 시내에 나설 수  없을 정도였다. 또한 미니스커트
와 핫팬츠는 허벅지를 노출하였다는 점에서 엄청난 성적  충격을 주었으며, 한편으로 독특한 패션을 탄
생시켰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다리 중 허벅지 부위를 노출하면 두 다리가 만나는 곳에 관심이 집중되는 
까닭에 고도의 관능적 자극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때 다리의 아래쪽을 의도적으로  감추면, 오히려 이 신
호의 힘은 강화된다. 서양의 매춘부들은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너나없이 미니스커트에 롱부츠를 신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나라 여성은 '롱다리'가 아님에도 부츠를 신었다. 사실 부츠는 다리 짧은 우리 나라 
여성에 맞는 패션이  아니었지만, 균형을  위해서 부츠를 신었던  것이다. 팬티  스타킹의 일종인 '타이
츠'(tights)도 미니스커트 때문에 나타났다. 즉, 1960년대에 등장한 이래 미니스커트의 길이가  점점 짧아
짐에 따라 사람들의 눈길이 스타킹에 쏠리게 되자, 스타킹을 부끄럽게 여기는 여성들이 늘어 났다. 그래
서 스타킹에 팬티를 연결시킨 타이츠가 나오게 된  것이다. 타이츠는 스포츠 웨어로 판매되었다가 크게 
성공을 거두자, 그 후 모든 경쟁사들이 이 타이츠를 모방, 보급하여 결국  팬티 스타킹은 여성용 하의로 
자리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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