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19세기 초에 처음 제작되어 19세기 중엽부터 중요한 교통 수단의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한편으로는 세계적인 스포츠·레저의 한 부분을 차지해 왔다. 오늘날 자전거를
이용한 관광 여행은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에서 많이 애호되고 있으며
개발 도상국에서는 교통 수단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사람 힘에 의해 움직이는 최초의
이륜차는 19세기 초엽 프랑스와 스코틀랜드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작동 원리 면에서 현
대의 자전거와 같은 편리한 자전거를 최초로 만든 사람은 프랑스 사람 P. 미쇼와 그의 아
들이다. 1861년 미쇼 부자가 만든 자전거는 나무와 쇠로 된 뼈대 구조로 인해 '털털'거리
며 달렸고 그 때문에 '털털이 자전거'라는 조롱 섞인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대체로 큰 인
기를 끌었다. 그 해에 그들은 자전거를 단 2대 밖에 만들지 못했으나, 사람들의 폭발적 성
원에 힘입어 대량 생산 시설을 마련하였고 1865년에는 연간 400대를 제작하였다. 그럼에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자 많은 모방품이 출현했으며 자전거는 유럽인들의 특
별한 취미용품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자전거가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이유는 스피드
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으며, 자신의 다리 힘으로 빨리 달린다는 성취감 또
한 숨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전거를 탄 사람은 평균 시속 17∼18km, 즉 보행자보다 네
배나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자전거는 말을 소유하지 못한 중하류층
사람들에게 대리 만족감을 주었으므로 너도나도 자전거를 소유하려 애썼던 것이다. 이러한
선풍적 인기에 힘입어 1868년 5월 31일 최초의 공식적인 자전거 경주가 프랑스 생 클루 공
원에서 열려 영국인 J. 무어가 우승했고, 이듬해 11월에는 최초의 도로 경주가 파리에서 열
렸다. 1870년에는 런던에서 '피크윅 바이시클 클럽' 이라는 자전거 관광 여행 클럽이 세계
최초로 조직되어 정기적으로 자전거 여행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1900년경에는 영국
과 프랑스에 각각 5백만 대, 독일에 4백만 대, 이탈리아에 2백만 대의 자전거가 보급되었
다.
19세기 말엽에는 많은 포스터가 제작되어 소비자들의 자전거 구매 의욕을 북돋웠으며, 이
때 자전거를 타고 있는 모델은 남자가 아닌 여자인 경우가 많았다. 자전거 포스터는 특히
프랑스에서 많이 제작되었다. 이것은 여성의 자유로운 사회 활동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데, 실제로 자전거 열기는 여성 복식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즉 현대적인 남
자 바지는 19세기에 들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19세기 말에는 여자들도 자전거를 타거나
그 외의 다른 운동을 즐기기 위해 갈라진 스커트와 무릎 밑에서 여미는 헐렁한 반바지인 '
니커보커'를 입기 시작했던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구한말 서양 선교사들에 의해 자전거
가 처음 소개되어 매우 신기한 구경거리로 여겨졌다. 고종의 외교 참모로 활약했던 H.N. 알
렌은 그때의 풍경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 군중들은 항상
그 모습을 즐겨 보곤 했다. 나는 그들의 요청에 못 이겨 같은 길을 여러 번 자전거로 오고
가고 하며 떠들썩한 그들을 만족시켜야 했다. 이렇게 하여 나는 근처 사람들로부터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사실 그 곳에서 나는 그들이 나를 나리라고 부르며 인사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나리는 연장자나 관리에게 쓰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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