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 과정에 체육이 채택된 것은 영국인 특유의 보수적 정서 때문이었다. 산업 혁명과 광대한
식민지 경영에 의해서 강대국이 된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영국 사회에는 사치와 향락 풍조가 만
연하였다. 이런 환경은 특히 청소년의 성적 조숙을 유발했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스포츠 진흥이다. 중
학생 기숙사에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취침 전에 반드시 500미터 트랙을 두세 차례 달리게 한 후 더운 목
욕탕에 들여 보내 심신을 녹초로 만든 다음 취침시켰다. 또한 자위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두손을 반드
시 이불 위에 내놓고 자도록 했다. 요컨대 철저하게 육체를 피로케 함으로써 성적 욕망을 감퇴시키려
했던 것이다. 도구나 당시 교육 풍토는 강건한 신체를 중요시했던 스파르타식 교육이 높이 찬양되었던
시기라 이러한 '녹초 체육'은 더욱 적극적으로 시행되었다.
영국에서 럭비와 축구가 번성한 것도 19세기 교육자들의 교육 개혁에 의해서였다. 많은 사람들이 참
여할 수 있는 축구는 학생들을 통제하기에 더없이 적당한 운동인데다, 상당한 체력을 요하는 운동이니
만큼 그 피로도에 의해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격렬한 럭비가 영국의 학교에서 널리 유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이리하여 19세기부터 시작된 청소년에 대한 성적 조숙의 방지책은 오늘날의 영국에서도
준엄하게 실시되고 있으며, 이후 성적 욕망 감퇴의 묘안으로 세계 각국의 학교 교육에 수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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