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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현대 비밀

일본 미인화

by Frais 2020. 8. 25.

  에도 시대(1603∼1867)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운 막부 체제 아래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성장을 이
룩한 일본 봉건기의 마지막 시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시기 일본에선 사회  안정을 바탕으로 에도, 오
사카, 교토 같은 대도시 발전이  촉진되었으며, 강력한 자본가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들 부유한 상인 
계층의 등장으로 역동적인 도시 문화가 형성되어 문학 예술이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여기서 주목할 것
은 미인화의 유행이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 사람들은 쾌락과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마련이고 그런 탓
에 자연 에도 시대에 미인화가 유행하게 된 것이다.  미인화는 에도 시대 중·후기에 크게 성행한 우키
요에(일본의 풍속화)의 한 장르로 그려졌는데, 많은 화가들이  저마다 '일본풍'인을 강조하면서 활동하였
다. 스즈키 하루노부(1725∼1770), 가이게수도  안도, 기타가와 우타마로(1753∼1806) 등이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타가와 우타마로는  미인화의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775년 무렵부터 소설집에 
풍속 삽화를 그렸으며, 1781년 출판업자인 스타야 주자부로와 알게 되어 풍자와 익살을 주로 하는 교카 
그림책을 출판했다. 이어 그는 수백 편의 채색  목판화를 출판하여 미인화가로서 우키요에 분야에서 독
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우타마로의 미인화는 그 구도가 깨질 듯 아슬아슬한 균형에 의해 유지되고 색
채를 극도로 절약, 오히려 입술이나 속옷의 색깔이  강렬하게 돌출해 여성의 육감적이고 싱싱한 아름다
움이 짙게 배어 나온다는 데 특징이 있다. 그의  그림은 외모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내면 심리까지 예리
하게 표현해 내고 있으며 오쿠비에를 주로 그려  여성미의 극치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오쿠비에란 미인
이나 배우의 상반신 또는 얼굴을  크게 묘사한 그림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미인화는 대중의 인기를 
폭넓게 얻었으며 그의 작품을 모방하는 우키요에 화가가 속출했다. 그가  남긴 작품으로는 '여자 품행의 
10가지 종류', '사랑에 빠진 여인' 등의 판화들이 있다. 그는 궁중이나 요시와라 지역 찻집에서 소문난 미
인들을 주로 그렸는데, 그림의 대상들을 이상적인 모습으로 잘 표현하였으며, 특히 나약하면서도 우쭐거
리는 여인의 특징을 잘 포착해 나타낸 것으로  유명하다. 1804년에 우타마로는 무례하게 토요토미 히데
요시 장군의 부인과 정부들의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바쿠후 당국의 검열에 걸려 투옥되었다. 50일 동
안 수갑을 차고 감옥에 갇혀 있었던 그는 그 후로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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