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지면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는 것이 청량 음료다. 우리 나라의 청량 음료 판매 회사들은
7, 8월 두 달 동안 1년 매출액의 절반을 올린다고 한다. 시원한 청량 음료는 마시면 가슴 속까지 시원함
을 느끼게 되는데, 그 묘미는 바로 톡 쏘는 맛에 있다. 이를 처음으로 개발한 사람은 영국인 목사이자
화학자인 조지프 프리스틀리였다. 1733년 의상 장식가의 아들로 태어난 프리스틀리는 23세에 목사가 됐
지만, 1765년 벤저민 프랭클린을 만나면서 과학에 흥미를 갖게 됐다. 프랭클린의 영향으로 작은 사물일
지라도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살펴보곤 했던 그는 1767년 요크셔 리즈에 있는 밀힐 교회 목사로 임
명되었을 때 자신의 '사소한' 호기심을 '소다수' 발명으로 연결시켰다. 어느날, 프리스틀리가 목회 활동을
벌리고 있던 리즈 마을의 커다란 맥주 공장 앞을 지날 때였다. 맥주 발효되는 냄새가 길손을 유혹하는
그 곳은 언제나 그의 관심 대상이었다. 어떻게 맥주가 만들어지는지 한 번 공장 안으로 들어가 구경하
고 싶었지만 목사 신분으론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오늘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거라고 마음
을 굳히고 용기를 냈다.
공장문을 열었다. 순간 커다란 공장 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나무통들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뚜껑을
열어 보니 거품이 통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효모가 액을 발효시키면서 일으키는 거품 같은데, 이 거
품의 성분이 무엇인지 몹시도 궁금했다. 그런데 그때 인기척 소리에 놀란 그는 재빨리 공장을 빠져 나
와야만 했다. 프리스틀리는 다음날부터 맥주 공장 앞을 서성거렸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기회만 나면
안으로 들어가 그 거품을 모아 왔다. 이 거품은 물보다 가볍고 공기보다 무거워 나무통 속의 액체 위에
그대로 고여 있었으며, 거품의 두께가 20cm를 넘을 정도여서 모으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는 거품에
서 기체가 나온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다. 하지만 알아 낸 것이라곤 이 기체에 불
을 가까이 대면 불이 사그라진다는 것뿐이었다. 그러던 1772년 여름, 그는 더위에 지쳐 물을 들이키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톡 쏘는 맥주 맛의 비밀은 거품이 아니라 기체에 있는지도 몰라. 물에다 이것
을 녹이면 맹물보다 훨씬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는 곧 두 개의 물컵을 준비했다. 한쪽에
는 물을 가득 채웠고, 다른 컵엔 발효 중인 액체 위에서 모은 기체를 담아 두었다. 그리고 물컵을 기울
여 서서히 기체가 있는 컵에 부었다. 이 실험을 반복한 결과 그는 어렵지 않게 거품이 풍부한 새로운
물을 얻게 됐다. 이 물의 맛이 너무나도 궁금해 단숨에 들이켰다. 그러자 톡 쏘는 맛이 입 안 가득 퍼졌
다. 이 새로운 물이 마을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옮겨지면서 인기를 얻게 되자 그는 상업적으로도 성
공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 그 는 곧 이 물을 '소다'라 이름 짓고 시판에 나서 크게 성공하였으며
세계적인 유행음료로 정착시켰다. 그 후 미국에서는 여러 가지 향료를 넣은 탄산수가 개발됐고 사이다,
코카콜라 등 청량 음료의 탄생을 가져오기에 이르렀다. 한편, 국내 청량 음료의 출현은 1905년께 일본인
들이 일제 '금강사이다'와 '미츠야사이다'를 궁중이나 일본인용으로 수입한 것이 그 시초였다. 당시 일본
은 1853년 페리 제독이 이끌던 영국 병사들로부터 탄산 음료 제조술을 습득, 발전시켜 상품화하는 단계
에 있었다. '사이다'라는 명칭은 원래 사과술을 일컫는 말인데, 한 일본인이 사과향을 섞은 '사이다'라는
명칭의 청량 음료를 상품으로 내놓았다가 이후 그 이름이 무색 탄산 음료의 대명사로 굳어진 것이다.
우리 식의 사이다를 나타내는 영어 단어는 탄산수라는 뜻의 '소다 팝' 정도를 들 수 있다. '칠성사이다'는
사이다 공장에서 일했던 기술자, 지주 등 7명이 함께 자본을 투자하여 1950년 5월 갈월동에 동방청량음
료합명회사를 세우면서 생산을 시작하게 됐는데, 7명이 모였다는 의미로 제품명을 칠성으로 했다 한다.
'근, 현대 비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기구와 비행선 (0) | 2020.08.25 |
---|---|
나폴레옹이 일곱 번 읽은 소설 (0) | 2020.08.25 |
커피와 카페 (0) | 2020.08.25 |
발렌타인 데이에 관한 전설 (0) | 2020.08.25 |
패션 발전소, 퐁파두르 (0) | 2020.08.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