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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술

부록

by FraisGout 2020. 6. 6.

   1. 술과 간장병

  우리나라 남성의 나이별 사망비율을 보면 40대가 가장 높다는 통계가
나온 바 있다. 그리고 이것의 원인이 대부분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원인들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나타나는 질병이 간장병이란 것은
이제 국민학생에게 조차도 상식이 되고 있다. 때문에 남성 사망 원인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간장병. 이 간장병은 어떤 병이며 어떻게 예방할 수가
있을까.
  우선 간장병 환자의 대부분이 술을 마시며 그것도 과음을 하고 있음을
보면 술이 간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잘 마시면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대개 병의 원인이 되고 있는 술. 그러면 이 술을
어떻게 마셔야 할까?

    2. 술을 잘 마시는 법

  1) 자기의 주량에 맞게 적당히 마신다.
  사람마다 체질이 모두 다른 것처럼 주량도 틀리다. 많이 잘 마시는 것이
자랑이 아니며 잘못 마신다고 창피할 일도 아니다. 못마시는 사람에게
강제로 먹이는 일이 많이 있는데 이는 병을 만들어 주는 일이나 다름없다.
각자 자신의 몸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한계를 정하여 잘 마시도록 한다.
  2) 안주를 제대로 챙겨 먹는다.
  흔히 안주도 없이 독한 술을 마구 병째 마시는 사람이 있다. 이는
간장병으로 가는 지름길이나 다름없다. 고단백,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안주를 고루 섭취하여 술로 인한 독을 중화시켜야 한다.
  3) 빈 속에 마시는 것을 삼간다.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나면 술맛이 나지 않는다며 빈 속에만 마시는
일이 있다. 이렇게 하면 식욕을 잃고 식사의 균형이 깨져 결국은 인체의
영양상태가 균형을 잃고 만다. 술을 마시더라도 음식과 함께 또는 음식을
먼저 막고 난 뒤에 마시도록 한다.
  4) 술을 마신 뒤에는 충분히 쉰다.
  우리 몸의 기관들은 적당한 활동과 동시에 휴식을 요한다. 간장은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해독시키며 불필요한 물질들을 배설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양을 또 쉬임없이 정화시켜야 한다면 고장이 날
것은 뻔한 이치이다.
  정상인이라도 자만하여 매일같이 마실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4일을
마시면 3일은 쉬어야 한다. 간이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5) 술마시는 자세를 교정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음식을 급히 먹는 습관이 있다. 마찬가지로 술도
급히 많이 먹기 일쑤이다. 급히 먹으면 체하는 것은 술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1차, 2차, 3차다 해서 폭주를 하며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같이 마시는
것 등은 더더욱 나쁜 습관이다. 절제와 자제란 영원한 미덕이다.
  6) 항상 자기 몸의 상태를 체크한다.
  몸이 나른하다거나 구역질이 나고 밥맛이 떨어지는 등 이상 증세가 오면
이미 간이 나빠졌다는 신호이다. 이런 신호가 오기 전에 항시 몸의 상태를
점검하여 무리한 술좌석은 피하는게 좋다. 유달리 신경을 많이 써서
스트레스가 쌓였거나 피곤함을 심하게 느낄 때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7) 평소에 균형있는 식사를 통해 영양공급을 적절히 해준다.
  고단백, 고열량을 취하라는 뜻이 아니라 골고루 적당히 먹되 과식이나
편식을 금하고 균형있게 영양을 공급하여 신체내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주어 항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여기에 적당한 운동을 더하면
더없이 훌륭한 조미료가 됨은 말할 것도 없다.

    3. 간장병의 종류와 증상

  우선 간장에 생긴 병은 어느 것이나 쉽게 치료가 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급성 간염같은 간단해 보이는 질병도 치료가 상당히 까다로우며 일단
치료가 되었더라도 재발하기 쉬운 취약점이 있다.
  간장병에는 급성간염과 만성간염, 간경화, 간암 등이 있다. 간염은
처음에 주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병하여 원인에 따라 B형, 비 A형, 비
B형, C형 등 여러 가지로 분류된다.
  이 중 만성 활동성 간염은 간경화로까지 발전할 우려가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때문에 아주 미약한 간염증세일지라도 초기에 잡지 않으면 매우
손대기 어려운 상태로까지 번지게 된다.
  모든 간장병의 초기 증상으로는 먼저 식욕이 없고 소화가 잘 안되며
헛배가 부른다. 또 오른쪽 갈비 부분(간이 있는 부위)이 뻐근함을 느끼며
온 몸이 나른하고 쉽게 피곤을 느낀다. 이것이 심해지면 지속적인 피로감과
함께 구역질, 복부팽만감이 느껴지며 술에 약해지고 소변 색깔이 진해진다.
  이것이 발달하여 간경화가 되면 목, 어깨, 앞가슴 등의 혈관이 확장되어
거미줄 모양으로 드러나 보이게 된다. 또한 체모가 빠지고 남자의 경우
유방이 커지며 여자는 월경이 없어지거나 갑자기 젖이 나오는 일도 있다.
여기에 황달이나 복수증 등이 동반되면 증세는 매우 심한 상태이다.
  간암은 약화된 간에 암세포가 번식하혀 건강한 간세포를 죽여 나가는
것이다. 여기까지 오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길이 되고 만다.  이런 상태에
이르기 전에 미리미리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 가보지 않더라도 자기 혼자 몸의 상태를 체크해 볼 수 있는
자가진단의 제증상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중 반 이상이 해당되면 간장에
적신호이니 당장 진찰을 받도록 한다.

  1) 거의 매일 술을 마시다시피 하며 가끔 과음하기도 한다.
  2) 쉽게 피로하며 피로감이 오래 간다.
  3) 술을 마실 때 안주를 잘 먹지 않는다.
  4) 갑자기 구역질이 난다.
  5) 최근에 와서 식욕이 없고 소화가 안된다.
  6) 갑자기 기름진 음식이 싫어진다.
  7) 술맛이 없고 숙취가 오래 간다.
  8)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며 낮에는 나른함을 느낀다.
  9) 오줌색깔이 진해졌다.
  10) 피부색깔이 검어졌다.
  11) 손바닥 색깔이 붉어지며 가슴이나 목 등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
  12) 황달끼가 있다.
  13) 오른쪽 옆구리를 누르면 손자국이 남는다.
  14) 수혈을 받은 경험이 있다.

    4. 주독을 푸는 방법

  산미나리즙을 내어 마신다.
  왕머루포도 나무 뿌리를 달여 마신다. 줄기에서 물을 받아 마셔도
좋다. (물받는 법은 필자의 저서 [민의와 무의]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배즙에 꿀을 타서 마시면 풀린다.
  부추즙을 낸다.
  칡뿌리 갈근즙을 마신다.
  복통이 있을 때는 매실 삶은 물을 마시면 즉효한다.
  오이즙이나 생오이를 날로 씹어 먹는다.
  여러 가지 채소나 과일의 생즙을 내어 꿀을 타서 마신다.
  오래된 진피를 달여 마신다.
  명태(동해산) 3마리를 물 5사발에 넣고 푹 고아 2사발이 되면 한 번에
마신다.
  명채 고은 물에 콩나물을 넣어 달여 먹는다.
  손발이 떨리고 기운이 없을 때는 배를 채로 썰어 쇠고기와 같은 양
넣고 육회를 해 먹으면 즉시 풀린다.
  과음으로 인사불성이 된 데는 온 몸에 생두부를 붙여 두었다 몇 번
갈아 붙이면 소생한다.
  감나무잎을 달여 마시면 풀린다.
  생변두나 볶은 변두가루를 한 번에 4g 정도씩 물에다 먹는다. 1일 3회.
  무우즙이나 무우국을 마신다.
  연잎을 달여 마시거나 연뿌리나 잎으로 즙을 만들어 꿀을 타서
마신다.
  칡꽃을 따다가 달여 마신다. (미리 준비하여 건조시켜 보관해두면
가정 상비약으로 좋다)
  팥을 삶아서 아무 것도 넣지 말고 먹는다.
  무화과를 삶아 먹게 되면 풀린다.
  결명자를 진하게 달여 마신다.
  탁주를 먹은 숙취에 검은콩 1통에 물 3홉을 붓고 1홉 되게 달여 3--4회
정도 나누어 마시면 즉효한다.
  청주숙취에는 무우즙이 최고다. 한 사발 정도 마신다.
  맥주숙취에 대나무잎 약 20매 정도를 달여 마신다.
  알로에즙이 즉효하다. 솔잎즙도 즉효하다.
  수삼을 달여 마시거나 즙을 만들어 마신다.
  술에 취해 깨지 못할 때는 배추씨 찧은 가루를 한 숟가락 먹으면
즉효한다.
  시금치즙을 먹이거나 삶아 먹어도 좋다.
  주독으로 오장육부가 상했을 때는 날띠뿌리(백모근)를 짓찧어 그 즙을
한 컵 마신다.

    5. 술을 끊는 방법

  생약 창이자를 까맣게 태워 가루를 만들어 술에 타서 계속
마시면 머지않아 술을 끊게 된다.
  한 방법은 흰개 젖과 흰돼지 젖을 약 3일 정도 마시면 된다. 아침,
점심, 저녁, 식간에 마시는데 한 번에 1컵씩 먹되 먹는 사람은 몰라야
된다.

    6. 전래되는 토속주 몇 가지

  우리나라에는 지방마다 전래되어 오는 특색있는 토속주가 많이 있다.
조상들의 슬기와 정성이 담겨 있는 이러한 민속주들이 일제에 의해
밀주라는 오명으로 제조금지를 당하고 1962년에는 양곡관리법에 의해
완전히 숨통이 끊겨 버리고 말았다. 1990년에 다시 제조허가가 나옴으로
해서 빛을 보게 되었지만 그간의 단절로 인해 완전한 복원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지금까지 발굴된 토속주는 거의 100여 가지에 이르지만 그중 아주
이름난 술만 몇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1) 안동소주
  경북 안동에서 전해지는 술로 탁주를 빚어 발효시킨 후에 다시 증류시킨
소주다. 이 술은 알콜도수가 45도나 된다. 소주 한 말 정도 내리는데 백미
2말, 누룩 2말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 술은 밑술과 덧술이 필요없이 단 한
번에 빚어 발효시켜 소주를 내린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 백미 3.4kg, 누룩 1.9kg, 물 8l를 고루 섞어 빚어넣은 후
약 13일간 보존하면 숙성된다.
  백미를 하루밤 물에 담갔다 시루에 넣어 찐 다음 완전히 식힌다. 여기에
누룩가루를 넣고 고루 섞어 물과 혼합하여 단지나 독에 빚어 넣는데 누룩과
술밥의 비율은 1:3이다. 이렇게 빚어 발효시켜 숙성된 술을 소주를 내리면
된다.
  안동소주에다 각종 약재를 가미하여 약술을 만들면 약성분이 침출이 잘
된다고 한다.

  2) 함양국화주
  경남 함양 지방에 전해지는 토속주다.
  국화주를 마시면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으며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즐겨 마셨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 먼저 밑술을 담는다. 찹쌀 2되를 백설기떡으로 찐 다음
식혀 딱딱하게 굳으면 잘게 부숴 누룩가루 1되를 넣고 잘 섞은 뒤 물 3되를
붓고 버무려 20--30도에서 4--5일간 두면 밑술이 된다.
  여기에 덧술을 첨가하는데 찹쌀 8되를 물에 담가 불렸다 시루에 찐 후,
더운 기운이 없도록 완전히 식힌다. 여기에 누룩가루 4되를 넣어서 고루
섞이도록 혼합한다. 국화, 생지황, 구기자뿌리 껍질 등을 각각 1되씩 하여
물 2말에 달인다. 달인 물이 1말이 될 때까지 달여서 완전히 식힌 다음
앞에 준비해놓은 재료와 섞어서 먼저 담가놓은 밑술독에 붓는다. 22
전후에서 5--6일 정도 보존시키면 술이 완숙된다. 술의 도수는 약 15--6도
정도 된다고 하며 향기와 맛이 좋고 두통이 없으며 뒷끝이 깨끗하여
명약주로 부족함이 없다.

  3) 복분자술
  전북 정읍의 토속주인 이 술은 내장산에서 나는 검은색이 감도는
복분자(산딸기)를 가지고 술을 담근다. 강장의 효과가 크고 오래 먹게 되면
불로장수한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 배갈이나 45도 이상 되는 소주에 담는데 술의 양은 복분자
재료의 3배를 붓는다. 이때 오미자와 생지황이나 숫지황을 복분자의
  정도씩 넣으면 더 좋다. 밀봉하여 3개월 후에 마시는데 먹을 때는
건더기는 건져버리고 술만 따로 담아 놓고 조금씩 마신다. 술을 빨리
먹으려면 설탕을 조금 넣으면 된다고 한다. 복분자의 유효성분은 구연산,
인과산, 포도당, 휘발성 정유, 비타민C 등이다.
  본초학에 나오는 복분자의 약효능은 강장성이요 발기불능, 조루 등에
효과가 있고 뜻을 이루기 전에 눈으로 보기만 해도 정액이 흘러버리는
유정을 다스린다. 또 여인이 먹게 되면 신경쇠약, 시력감퇴와 이명에
좋으며 불임을 치료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데 효력이 있다고 한다. 남녀
오래 먹게 되면 반드시 효력을 본다고 한다.

  4) 강하주
  전남 영광의 토속주로서 지금껏 전해지고 있다. 이 술도 생약을 가미해서
담는데 주약은 광활이다. 일명 신청주라고도 한다. 필자의 성인체육관에서
운영을 맡아 하던 김사범의 부친께 제공받았는데 제조방법은 이렇다.

  만드는 방법: 찹쌀 1말을 하루밤 물에 담갔다 고두밥을 해서 식혀
놓는다. 누룩가루 2되에 물을 약간 넣고 잘 섞은 다음 독이나 항아리에
담아 놓고 그 위에다 생약재료를 넣는데 약재는 광활, 용안육, 계피,
구기자, 대추, 생강을 각각 3근씩 넣는다.
  생강은 짓찧어 베주머니에 넣어 담고 구기자는 불에 살짝 볶아서
베자루에 담는다. 대추는 시루나 찜통에 푹 쪄서 식힌 후에 쓴다. 광활과
용안육은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가 제거되면 사용한다. 이렇게 준비된
생약재를 술독에 넣은 다음 물을 살짝 뿌려 다독거려 손질한 뒤 2주일쯤 방
아랫목에 담요를 덮어 보존하다. 2주일이 지나면 뚜껑을 열고
독한술(배갈이나 소주)을 붓는데 독에 든 내용물(재료)이 넉넉히 잠기도록
붓는다. 이렇게 하여 2--3일 두었다 걸러 내면 된다.
  이 술은 강장과 보양에 좋은 술이라 한다. 광활은 미나리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인 강호리 뿌리를 말한다. 전국 어디서나 산야에서 볼 수 있다.
  유효성분은 휘발성 정유를 함유하고 있으며 효능은 혈액 순환, 관절염,
중풍, 발한, 감기, 전신 지절통 등에 효과가 좋으며 하지 신경통, 다리가
땡기는 증세에도 좋다.

  5) 대추술
  충북 청주의 대추술은 대추와 인삼을 주 재료로 하는 이 지방의 토속
향토주이다.

  만드는 방법: 일반 탁주를 빚는 방법과 유사한데 옛날에는 누룩을
빻아서 청주를 섞어 담았다고 한다. 백미로 고두밥을 지어 누룩을 혼합한
뒤 담글 때 대추와 인삼을 넣어서 차곡차곡 담는다. 이때 간간히 물을
적당하게 뿌려준다. 방 아랫목에 보자기나 이불을 씌워 약 7일 정도 두면
술이 익는다.

  6) 연엽주
  충남 아산의 토속주로 연근과 솔잎이 주재료이다. 연엽주는 서리가
내리기 직전에 담그면 오래 동안 보존할 수 있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 찹쌀 1말을 물에 하루밤 담갔다 시루에 푹 쪄서 고두밥을
만들어 식혀 놓는다. 누룩가루 7홉을 섞고 끓여서 식혀 놓은 물 2되를 부어
잘 혼합하여 독에 담는다. 연잎과 솔잎을 그 위에 적당히 얹어 발효시킨다.
  위장을 보호하며 불로장수하는 약술이 된다고 한다.연엽주는 아무리
취하게 마셔도 두통이 없고 배탈이 없으며 뒤가 깨끗하다고 한다.

  7) 동동주
  경기도의 특산주인 동동주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술로서 지방마다
조금씩 제조방법이 다르다. 일명 부의주라고도 하는데 이는 술 위에 밥알이
떠다니는 것을 비유해서 생긴 말이다.

  만드는 방법: 우선 누룩을 만들어야 하는데 호밀을 물에 깨끗이 씻은 후
말려서 빻아 체로 쳐서 밀가루를 조금 제거하고 물에 반죽하여 누룩을
만든다.
  창고나 헛간에 보존하는데 바닥에 짚을 깐 다음 그 위에 가마니를 펴고
또 그 위에 솔잎을 깔아 누룩 성형시킨 것을 얹어놓고 삼베로 덮어서
20--30일간 띄운다. 누룩을 만드는데 가장 알맞은 때는 6--7월경이다.
  찹쌀 5되를 물에 담가 하루밤 지낸 후 시루에 넣고 고두밥을 찐다.
깨끗한 항아리에 고두밥과 누룩 1되, 엿기름 2홉을 넣고 물 6되를 섞어
발효시킨다. 온도 20도 정도에서 2--3일간 이불을 감싸서 두었다가 단지
안의 온도가 30도 이상 되면 이불을 제거한다. 이런 상태로 5일간 그대로
두면 술이 익기 시작하여 15일 후에는 덧술이 끓지 않고 잠잠해지며 쌀알이
동동 뜨며 밑에 술이 맑게 고여 있다. 이 술은 단맛이 나며 도수도 높아
좋다. 1년 내내 만들어 먹을 수 있다.

  8) 감자술
  감자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작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이나
부식으로 널리 쓰이는 이 감자는 영양가도 많아 이것을 이용한 음식이
여러가지로 개발되어 왔으며 감자술도 강원도 특유의 맛을 내는 아주
훌륭한 토속주이다.

  만드는 방법: 감자를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후 큰 가마솥에 대나무나
나무로 만든 상서리를 걸쳐 놓고 그 위에 베보자기를 깐 다음 감자를 얹어
물기 없이 쪄낸다. 감자가 완전히 쪄졌으면 꺼내어 주걱으로 으깬 뒤
완전히 식혀 쌀이나, 싸래기, 또는 옥수수 찐 것과 혼합한다. 여기에
호밀로 만든 누룩을 가루로 내어 적당량 넣고 물과 섞은 다음 독이나
단지에 담아 따뜻한 방 아랫목에 4--5일간 둔다. 술이 완전히 익으면 물을
적당히 타서 가는 체로 걸러서 마시면 된다.

  이 술은 어혈, 타박상 등에도 좋으며 혈액순환도 잘되고 식사대용이
되기도 한다.

  9) 옥수수술
  강원도를 대표하는 또하나의 작물인 옥수수는 맛도 좋지만 크기도 커서
모두가 즐겨 먹는 음식이다. 옥수수가 워낙 많이 재배되다 보니 술도
이것을 이용해 담가 먹었는데 맛은 별로 좋은 편이 못된다.

  만드는 방법: 옥수수가루 1말을 물 4말에 5일간 담가 두었다 엿기름 2되
정도를 넣고 약 2시간 끓인 후 불을 끄고 식히는데 끓인 재료가 약 30도
정도 되면 엿기름 2홉 정도를 다시 넣어서 완전히 식힌다. 이것을 다시
100도 이상 끓인 후 베자루에 담아 즙액을 짜내어 즙액이 15도 정도 될
때까지 식힌 후 독이나 항아리에 담는다. 여기에다 누룩 1되 정도를
삼베자루에 담아 넣고 보온을 하는데 담요나 이불 등으로 감싸 약 7일 정도
두면  술이 익는다. 이때 누룩담은 베자루를 꺼내고 술독을 밀봉하여
서늘한 곳에 두면 옥수수술이 된다.
  이 술은 신장에 좋다고 한다. 어떤 이는 이 술에 옥수수수염을 넣어서
2--3일간 두었다 마시면 신장 방광염에 좋은 술이 되며 특히 소변 불리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10) 한주
  제주도의 토속주인 한주는 소주로 내릴 수 있고 그냥 청주로 먹기도 하며
걸러서 탁주로 먹기도 한다.

  만드는 방법: 우선 누룩을 만들어야 한다. 밀이나 보리를 멧돌에 갈아
미지근한 물로 반죽한다. 보리가루 4되에 물 8홉 정도의 비율로 반죽하면
된다. 반죽한 것을 누룩틀에 넣어 단단히 다진다. 누룩틀이 없으면 보통
체바퀴에 삼베 보자기를 깔고 반죽한 누룩재료를 넣어 발로 밟아 다진다.
  이렇게 성형시킨 누룩을 창고에 보존하는데 바닥에 짚이나 헝겊을 깔고
올려 놓아야 하며 차곡차곡 한 켜마다 짚을 깐다. 누룩이 뜨기 시작하면
덮어둔 헝겊이나 짚을 걷어 내고 서서히 건조시킨다. 건조된 누룩을 다시
한데 모아 짚더미 속에 묻어 약 20일 정도 두면 거의 완성된다. 다시
햇빛에 어느 정도 말려서 망태기에 넣거나 짚으로 묶어 처마끝에 매달아
두고 술을 담글 때마다 적당량 꺼내 사용한다. 어떤 이는 멧돌에 대강
갈아서 항아리나 독에 담아 보관하기도 한다.
  누룩이 다 준비되었으면 메조쌀을 적당량 준비하여 물에 8시간 정도 담가
둔다. 건져서 멧돌에 갈아 시루에 담고 적당히 물을 뿌려가면서 푹 찐다.
다 쪄지면 큰 그릇에 퍼서 완전히 식힌 다음 덩어리가 지지않게 누룩가루와
물을 조금씩 뿌려가며 잘 섞어 술독에 담는다.
  재료가 3말이면 물 2말을 재료담은 위에다 붓고 뚜껑을 덮어 방안
아랫목이나 부엌같은 곳에 10여일 정도 두면 발효가 된다. 그때부터 먹기
시작하는데 술독 위에 고인 술을 청주로 마실 수 있고 술이 떨어지면 다시
누룩가루와 메조쌀 떡을 쪄서 반죽하여 먼저 술독에 담아 보충하면 다시
발효가 되어 술이 된다. 소주를 내릴 경우 청주를 뜨지 말고 그대로
내린다.
  술의 도수는 약 25도 정도 된다. 청주를 떠 마시고 남은 재료를 체로
받쳐 걸른 술을 탁배기 또는 모주라고도 한다.

  11) 밀주와 유자주
  경남 남해지방의 토속주로 남해는 필자의 고향이라 토속주를 몇 가지
알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만드는 방법: 샘물을 펄펄 끓여 식힌 것 1말에 누룩가루 약 5되를 넣어
하루밤 둔다. 멥쌀(찹쌀도 됨) 1말을 깨끗이 씻어 시루에 푹 찐 다음
완전히 식혀 여기에 누룩 담은 물을 섞어 독이나 항아리에 넣는다. 방
아랫목에 두고 이불이나 담요로 덮어 2--3일간 두면 술이 발효하여
완숙된다.
  이렇게 하여 급하게 마시기도 하지만 술밥 1말에 누룩가루 5되를 넣고
끓여 식힌 물을 1말 붓는데 이때 유자를 한 되 정도 썰어 독에다 같이 담고
독한 소주 1사발을 다시 부어 방 아랫목에 이불을 덮어 2--3일 정도 둔다.
이렇게 해서 발효가 되면 이불을 걷고 다시 3--4일 두어 술이 잠을 자면
먹을 수 있다.
  이 유자술은 기관지, 천식, 해소, 오래된 기침 등에 큰 효과가 있다.
  남해에서는 또 치자꽃이나 치자열매를 밀주에 담가 먹기도 한다. 술이
향기롭고 뒤끝이 깨끗하여 널리 보급되어 가정마다 담가 먹고 있다.
  또 한 가지로 속성탁주가 있다. 쌀 1말을 깨끗이 씻어 시루에 푹 쪄서
식힌다. 여기에 청주나 정종 1사발, 누룩가루 2되, 물 3사발을 고루고루
섞어 독에다 담아 방아랫목 따뜻한 곳에 이불을 덮어 두면 담근 지 약
30시간 정도면 술이 완전히 숙성된다.

  12) 수환동주: 흰머리가 다시 검어지고 젊어지는 술.
  상천 삼원춘이라고도 하는 이 술은 오랜 세월 민간에 전래되어 오던
술이다. 필자는 이 술을 만들어 보았는데 술맛이 기가막힐 정도로 좋았다.
오래 먹지 못해 약효능은 느끼지 못했지만 술을 먹고난 후 뒤가 깨끗하고
기분이 상쾌한 것이 약술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만드는 방법: 정월 초하루부터 열흘 사이에 녹두 1말을 멧돌에
갈아(대충 한두 번 돌리면 껍질이 까진다) 물에 하루 정도 담가 놓는다.
다음날 시루에 얹져 푹 찐 다음 절구에 넣고 찧는데 찹쌀 5되를 가루로
만들어서 이것을 여기에 골고루 뿌려 한데 섞이도록 찧는다. 누룩같이
만들어지면 창고나 곳간같은 곳의 바닥에 솔잎을 깔고 그 위에 얹는다.
일주일 후에 누룩을 뒤집어 놓는데 또 일주일이 지나면 창고문을 열고
솔잎을 걷어낸다. 또 일주일이 지난 후에는 누룩을 짚으로 싸매어 완전히
마를 때까지 매달아서 말린다.
  이렇게 해놓은 다음 초복 무렵이 되면 찹쌀 1말을 깨끗이 씻어
고두밥(지에밥)을 쪄낸 후 시루째 쳇다리(시루를 얹어 놓을 수 있는
받침대) 위에 놓고 냉수를 2말 정도 밥 위에 끼얹어 더운 기운이 없도록
저어가면서 식힌다. 술밥(고두밥)이 완전히 식었으면 녹두로 만들어 놓은
누룩을 가루로 만들어 2되쯤을 고두밥에 고루 섞어서 술을 빚는다. 일체의
다른 재료나 물을 섞지 않는다.
  잘 버무려 넣고 단단하게 밀봉한 뒤 냉암소에다 보존하는데 3주 정도면
술이 완숙된다. (보존하는 방법에 따라 또는 누룩을 많이 넣고 적게 넣는데
따라 술이 완숙되는 기간이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대개 3--4주 정도면
술이 완숙된다) 완숙된 술은 물을 타지 말고 전액을 그대로 걸러 먹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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