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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대화의 기술

by FraisGout 2020. 7. 14.

1

대화의 기초 이론

 

 

1. 대화의 시대

 

 

대화란 무엇인가

 

우리는 대화를 나누면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리 변화되어 가는

사회를 살아가더라도 시대화 생활이 어떠한 과정을 겪으면서 변천되어 가도 사회

공동체의 속성을 떠날 수는 없는 일이다.

대화란 누구든지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얻는 인간의 본질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와 같이 누구나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안이한 사고 방식으로

말미암아 대화의 진정한 의미를 밝혀, 더 나은 대화의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자세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현대는 대화의 시대이다.

오늘날 우리들 사이에 쓰이는 대화가 진정한 대화로써 얼마만큼 대화다운

대화로 접근되어지고 있는지 따져 보자.

대화는 우리에게 아주 가깝게 접근되어 있어 친근한 것 같다. 하지만 실상 그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바람직한 대화의 효과는 기대할 수도 없다. 또한 점차

대화 불통의 기분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며 인간에게는 대화가 중요한 수단인

것이다.

톨스토이는 '사람들에게 말이 적으면 적을수록 기쁨은 더 많아진다'는 말을

남겼으며, 동양의 명언에도 '세 치의 혀가 다섯 자의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말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잠깐 생각해 보자.

톨스토이의 말과 동양의 명언은 서로 상이한 내용의 말 같지만 말의 어려움과

대화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사전에서 대화란 도대체 무엇인지 찾아보자.

'마주앉아 이야기하는 것, 회화, 대담'

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좀 더 자세한 사전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해석해 주고

있다.

'직접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것, 또 그 말. 회화와 똑같은 의미로 쓰여지거나,

회화 가운데 다소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경우를 말하는 등 그 의미는 일정하지

않으나 보통은 특정한 개인과 다른 특정한 개인이 1 1의 형태로 상대하여

서로 듣고 서로 말하는 경우'

따라서 대화는 한사람 한사람이 상대하여 행하여지는 말이다. 또한 이야기하는

쪽이 듣는 편도 되고 듣는 쪽이 이야기하는 편도 되는 것이다. 이것은 대화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이다.

 

 

대화는 왜 중요한가

 

"사람이 살지 않는 외딴섬에 어머니와 아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희망도

좌표도 없었다. 말을 상실한 10여년의 세월은 끝내 아들이 어머니를 범하는

동물적인 인간으로 만들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정신분석 학자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말한 '대화론'의 한

토막이다. 오늘날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기의 사상과 감정을 주고

받는 이 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어른과 아이의 대화, 남자와 여자의 대화, 젊은이와 늙은이의 대화, 국민과

정치인의 대화 등 실로 대화야말로 시대와 역사의 호흡 속에 내일을 창조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인 것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대화가 원활한

민족은 번영되지 않은 적이 없었고, 대화를 원활하게 소통시킬 줄 알았던 국가는

부강하였으며 희망과 용기를 잃은 적이 없었음을 우리의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대화란 고통의 마찰을 완화시켜 주는 윤활유요, 희망의 등불을 갖게 하는

고함이며 '가나안'을 향한 신앙의 설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대를 '대화의 시대', '협상의 시대'라고도 한다.

또한 우리의 일상생활을 돌아보면 하루의 대부분을 대화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가족끼리, 친구와, 직장에서, 또는 음식점에서, 쇼핑할 때 등 실로 우리

생활에 대화가 없다면 올바른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가 없다. 또한 대화를

상실한 인간사회의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싸움과 폭력, 비정의 연속일

뿐이다. 이러한 현상을 강원용 목사는 그의 저서 '5분간의 사색'에서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사람이 사람으로 되는 길은 대화를 통하지 않고서는 생각해 볼 수 없다.

인간의 근본 형식은 공동 인간성이기 때문에 인간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대화를 상실하는 때 인간은 비인간화 되어 버린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화의 상실에 있다. 시장에 가 보면 큰 목소리로 말다툼을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그들은 각각 자기가 옳다는 주장만은 내세울 뿐 상대방의

이야기는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들을 줄 모르고 말할 줄만 아는 것이 곧

싸움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되며 이런 싸움은 결국 욕설과 폭력으로 번져 가기

마련이다. 이것이 대화를 상실한 인간사회의 모습이다"

이렇듯 대화는 인간학적으로 그리고 교육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대화의 습득은 단순한 의사 표현이나 의사 전달의 수단만을 얻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사람됨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대화가 빈약한지, 풍부한지, 애매한지, 분명한지, 혼돈 상태에 있는지,

정리되어 있는지에 따라서 그 사람의 사람됨도 역시 빈약하던가, 풍부하던가,

애매하던가, 혼돈 상태에 있던가, 잘 정리되어 있다고 하겠다. 즉 인간이 그의

내부 세계를 그의 대화를 통해서 표현한다는 점에 대화의 중요성이 있다.

 

 

스피치의 종류

 

스피치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a.혼자만의 스피치, b.상호간의 스피치, c.일방적인 스피치, d.집단 속에서의

스피치 등 네 가지로 나눈다.

 

-- 혼자만의 스피치

혼자만의 스피치는 말하는 이도 자기며, 듣는 이도 자기 자신인 경우를

말한다. 독화라든가 독백이라고도 불리워진다. 자기 혼자만의 이야기는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를 거는 것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성립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상한 자극을 받아서 한 때 흥분했을 경우에 외치는 말이다.

정신병 환자나 정신박약 증세가 심한 사람들은 '자기만의 이야기'에 빠져 버리는

수가 많다.

'혼자만의 스피치'가 의미 있게 쓰이는 것은 언어 교육에 있어서의

지도법이라든가 또는 연극의 이른바 모노르그의 경우이다. 언어 교육에서는

말 짓기의 한 가지 형태로서 자기의 경험이나 자기의 감상을 표현하려 할 때

쓰여진다. 연극의 모노로그는 주인공의 기분이나 사상의 표현 방법으로, 또는

연극의 설명으로 쓰여진다.

 

-- 상호간의 스피치

상호간의 스피치라는 것은 개인과 서로 이야기하거나 듣거나 하는 것이

특색이다. 대화는 대부분 목적이 있기 때문에 행하여지는데 여기에는 일상적인

인사, 소개, 응대, 상담, 요담, 면접, 면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회화라든가 좌담이라고 부르는 말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 그 자체에 사교적인

의미가 있고, 이야기를 듣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따라서 상호간의 스피치의

경우라면 상호성이 가장 강하게 느껴져야 한다. 그러므로 하나의 이야기는

반응을 일으키고, 그 반응은 또 다른 이야기를 불러낸다는 식의 진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상호간의 스피치가 잘 진행되는지 아닌지는 그 이야기를 하고 듣는 당사자

양쪽에게 모두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이야기를 잘 하는 것만이 아니라 듣는

데도 익숙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때에 따라서는 화제를 적절하게 이끌어 내야

하며, 유머를 적당하게 삽입하여 전체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 나라 사람은 회화나 좌담에 서툴다. 그것은 상호간에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나가려는 노력이 결여되어 있고, 또한 평소에 화제를

풍부하게 해 두는 준비성이 없고,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화제를 바꾸어 나가는데

둔감하며, 상대방의 입장이나 기분을 살펴 이야기의 상태를 바꾸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호의 이야기가 익숙하게 되기 위해서는 이렇듯 회화의 기법이 익숙해져야

한다. 잠시 대화의 기법을 요약해 보자.

a. 설명하는 기법: 상대방이 잘 모르는 일이라든가, 알고 있어도

일부분밖에 알고 있지 않은 사항을 상대방에게 잘 알려주는 기법을 말한다.

b. 설득하는 기법: 자기의 생각에 상대방을 찬성시킨다거나, 자기의

생각대로 행동시킨다는 기법을 말한다.

c. 감명을 주는 기법: 상대방을 기쁘게 해준다거나 슬프게 해주어 깊이

감동하도록 만드는 기법을 말한다.

상호간의 스피치는 당사자가 각각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되어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이 특색이지만, 주고 받는 이야기의 내용이 협조적인 경우와 대립적인

경우가 있다.

대립적인 경우는 서로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한다. 이때는 사고방식이나 입장,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어서 서로 상대방을 자기의 의견에 승복하도록 만든다.

이 경우에는 의논이라든가 논쟁이라는 대화의 기법이 몸에 베어 있지 않으면

자기의 의견이 올바르고 상대방의 의견은 틀리다는 식의 이야기로 되어 버려

대화의 진행이 어려워질 것이다. 이러한 대립적인 이야기에서는 상대방을

신복시키는 일보다도 상대방이 자기의 의견에 반대하지 못하도록 하고, 상대방이

자기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근거를 잃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므로

토론에 이기더라도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에 찬성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한 것이다.

 

-- 일방적인 스피치

일방적인 스피치는 개인이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하여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 것이다. 이 대화 방식을 독화라고 부르는 학자도 있다. 대부분

청중을 상대로 하는 강연, 연설, 강의, 설교, 보고, 발표, 공적인 인사, 테이블

스피치 등을 말한다.

상호간의 스피치에서 그때그때 상대방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이해를 하나하나 확인해 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스피치는 상대방에 대해서 말하는 이가 일방적으로 생각하고

상대방이 이해할 것이라고 짐작하며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대다수의 듣는 이들의 얼굴 표정이나 분위기에 따라 상대방의 이해를

살피고 이야기의 상황을 바꾸어야 할 필요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말하는

말하는 사람만의 판단으로 행하여지는 것이지, 상호간의 스피치와 같이 상대방이

한사람 한사람 '그것은 무슨 의미입니까?'라고 물어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일방적인 스피치에서 그 이야기의 표현법이 익숙한가 서툰가는 주로 말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듣는 사람은 듣는 사람으로서의 청취법을 지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방적인 스피치에서는 화제나 주제의 선택 방법, 이야기를

꺼내는 방법이나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방법,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법과 계획이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면 일방적인 스피치는 준비된 스피치라고 할 수

있으며 계획된 스피치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듣는 사람, 즉 청중은 말하는 이의 이야기를 모두다 적극적으로 듣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야기를 시작할 때는 들어보려는 마음으로

모였지만, 이야기의 내용이 시원치 않거나 이야기하는 방법이 서툴면 이야기를

듣지 않고 엉뚱한 것을 생각한다거나 꾸벅꾸벅 졸거나 신문, 잡지를 읽기도

한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그 장소를 떠나 버리는 사람도 생기게 된다.

이러한 일방적인 스피치는 옛부터 '웅변 또는 연설'로써 알려져 왔으며

외국에서도 대중 연설이라 하여 민주 사회의 중요한 전달 방법의 하나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웅변조라는 특별한 화법이 행하여 지고 있고, 오늘날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화에서도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상대방의 이해와 납득을 하나하나 얻도록 이야기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정되어 있다.

 

-- 집단 속에서의 스피치

집단 속에서의 스피치라는 것은 집단 혹은 그룹이 단위가 되어 행하여지는

스피치를 말한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집단으로 의견을 나누면서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토의, 회의, 협의 등으로 불리워지기도 한다. 집단 속에서의

스피치는 집단의 성질이나 그 집단에서 주고 받는 문제의 취급 방법에 따라서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토의로 대표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형식적인 회의로 대표되는 것이다.

토의는 그룹 디스커션(group discussion)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룹의 멤버가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 그 본질을 밝히고 여러 가지 지식이나 정보,

사실이나 의견을 알려 주어 전원이 협력하여 공정한 해결 방안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따라서 토의는 공동사고하든가 협력사고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해결 방안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인간적 협력에 더 큰

가치가 있는 것이다.

토의도 세분화하면 자유 토의라고도 부른다. 여기에는 전원이 형식에 매이지

않고 가볍게 의논하는 원탁식 토의, 전문 사항에 대한 문제 해결이기 때문에 그

문제의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하여 강사를 중심으로 토의를 진행하는 강의식

토의,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한 연구자나 경험자를 4~5명 선택하여 이 선택된

사람들 즉 패널에 의해서 토의를 진행하고 뒤에는 참석자들에게도 발언하도록

하는 패널식 토의 등이 있다. 토의에 참석하는 사람 수나 토의의 목적에 따라서

토의의 형식이 달라져야 한다.@ff

2. 대화의 요령

 

 

화제와 화재

 

-- 대화에는 반드시 용건이 있다

대화에 특별한 용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만났으니 차라도

마시면서 이야기합시다'라는 경우처럼 잡담이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고

받는 대화에도 용건은 반드시 있다.

이 말에 반문하는 사람도 없진 않겠지만 특별한 용건이 없다고 아무 볼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근황을 말한다든지, 여러 가지 잡다한 연락을 하거나 하는

식의 용건이 있을 수 있다. 잡담에는 이야기가 시작될 때까지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마음속에서 미리 준비되지 않았어도 말하는 과정에서 이야깃거리가 차츰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이다.

, 한 번의 대화에서 그것을 통일시키고 간추릴 수 있는 용건이 아니라면 그

대화는 특별한 용건이 없는 대화이다.

비지니스에서도 이렇게 잡담을 하는 경우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뚜렷한 용건이 있어서 대화를 한다.

용건을 대하에 있어서 전달되는 일들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용건에서 화제와

화재를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화재, 즉 대화의 재료는 극히 풍부하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해 두어서는 정리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것들을 어떤 방법으로든지 정리해 두는 것이 편리하다.

정리 방법으로 화제라는 것이 설정될 수 있겠다.

대화를 하게 되면 우선 어떤 이야기의 제목이 설정되고 그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그 경우에 이야기되는 하나 하나가 대화의 재료인

것이다. 화제에는 각양각색의 크고 작은 것들이 있으며 화재도 다양하다. 그래서

하나의 대화에서 화제가 하나일 때도 있고 숱하게 많은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이야기를 꺼낸다

 

-- 첫 말은 형편에 따라

회의를 하는 경우에는 보통 의제가 미리 정해져 있으며, 상담을 하는 경우에도

무엇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것인가가 대강 정해져 있다. 대화를 할 때도 미리

화제가 주어져 있다면 그 선택이나 결정에 대해서 이것저것 망설일 필요가

없겠지만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 대하자마자 곧 바로 그 화제로 들어간다고는

말할 수가 없다. 대화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인사말 따위를

생략할 수도 있겠으나 이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하며 상대방과의 관계에

따라 바꿀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예정된 화제로 들어가기 전에 대화를 끌어 낸 쪽에서 먼저 말을

준비해야 한다. 보통은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하고 그 밖에 다음과 간은 짤막한

인사말을 하는 것이 좋다.

"바쁘실 텐데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지난번에 부탁드렸습니다만, 조금 폐를 끼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인사말이 곧 용건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이것은

상대방과의 원활한 대화를 진행시키기 위해서 우선 서로가 말 장단을 맞추는

일이라고 하게다. 더구나 대화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나서 준비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조금이라도 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일은

당연하겠지만, 대화를 시작할 때까지 충분한 정보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초면의 상대방이나 잘 모르는 상대방과의 대화에서는 어떤

화제로 찾을 것인지는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날씨에 관한 화제를 곧잘 들추곤 한다.

"대단히 춥습니다"

"오늘은 다소 추위가 풀린 것 같습니다"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아이구, 이렇게 더워서는 못살겠어요"

"한 줄기 쏟아졌으면 좋겠는데요"

이런 식의 허두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어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날씨 타령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알맞는

화제를 끌어내는데 별로 어려울 것이 없겠지만, 그런 사람이라도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념해 두면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즉 사람들은 흔히들 '이야깃거리가 없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너무나 안이하고

노력하지 않는 태도이다. 이야기의 재료를 찾아볼 생각만 있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거리를 걷고 있을 때 온갖 간판이랑 광고물을 무심코

보아 넘기는 경우가 많다. 만약 구두를 사려고 할 경우라면 구두가게의 간판이

대뜸 눈에 띨 것이다. 그냥 멍청하게 보고 있으면 그뿐이지만, 문제의식이

개입되면 이제까지 보이지 않던 것도 갑자기 클로즈업되어 보여지는 법이다.

그러나 초면인 사람이나 잘 모르는 사람의 대화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이제부터 망설이지 말고 이런 경우에는 다음 10항을 실제의 대화에 응용해 보자.

a. 기후, 자연현상

b. 취미, 기호, 도락

c. 뉴스(방송, 신문, 잡지에서의 화제)

d. 여행, 명소, 명물, 풍속, 습관

e. 친구, 지인, 친척, 유명인의 일들

f. 가족의 일

g. 건강, , , 치료법

h. 섹스

i. , 직업에 관한 이야기

j. , , 주에 관한 이야기

 

 

화제의 선택

 

-- 화제 선택시 꼭 필요한 10가지 요령

a. 목적에 맞는 화제

화제의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에 맞는 화제를 선택하는 일이다.

목적에 맞지 않는 화제를 선택한다는 것은 아무리 좋은 내용의 것이라도 먹을

것을 요구하는 사람에게 고상한 그림을 갖다 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대화를 하게 된 동기, 대화의 목적에 알맞는 내용의 화제를 선택하기에 힘써야

한다.

b. 구체적인 화제

추상적인 이론이나 애매 모호한 화제는 듣는 이의 이해를 둔화시킬 뿐 아니라

흥미를 끌지 못한다.

전화를 걸 때 첫마디가 '나야'라고 하는 사람을 곧잘 본다. 그것도 자기 집이

아닌 사무실에서, 이때 상대방은 '나라니요?'라고 반문한다. 이것은 당연한

반문이다. '나야'가 아닌 '김 아무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화제의 선택이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c. 일상 생활에 익숙한 화제

일상 생활에서 항상 보고 듣는 이야기가 나오면 사람들은 친숙감을 느낀다.

더구나 듣는 사람 자신과 관계되는 이야기일 때는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일상 생활의 이야기가 아니고 새로운 사실이라는 점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흥미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암닭이 울면

재수가 있다'라고 한다면 새로운 표현에 흥미를 느낄 것이다.

d. 시사성 있는 화제

신문이나 잡지는 새로운 뉴스, 시사성 있는 내용이 생명이라고 한다.

이 말은,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사건, 새로운 변화에 관심이 높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말하는 이는 진부하거나 구태의연한 이야기보다 새로운 현재 문제가

되어 있는 화제를 선택하여야 한다.

일상 회화에서는 생각하고 있던 화제에서 점점 다른 화제로 옮겨가는 것이

보통이다. 하나의 화제에 구애되어 케케묵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대화는

어쩐지 지리해진다. 새로운 화제, 진기한 화제가 차례차례 튀어나오면 그 대화는

재미가 있게 마련이다.

e. 유머러스(humorous)한 화제

유머는 사람의 감정을 부드럽게 해주고 특히 긴장과 경계심을 완화시켜 새로운

주의력을 이끌어 준다.

따라서 적절하고 알맞은 유머 사용은 대화를 한층 돋보이게 할 것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유머는 말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

또 시기에 맞고 누가 들어도 불쾌감을 주지 않는 것이라야 한다. 유머는 한번

크게 웃기고 오랫동안 침묵인 것보다는 고상한 미소가 끊임없이 떠오르는 것이

좋다.

f. 욕망에 호소하는 화제

인간 행동의 원동력은 욕망이다. 인간은 욕망의 만족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을 정도이다. 따라서 말하는 이는 듣는 이의 욕망이 무엇인가를 잘

분석하여 그것에 최대한 초점을 맞춘다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화의 목적이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인간 행동의 원동력인 욕망에

호소하는 화제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다만 욕망에 호소하는 말을

노골적으로 하지 말고 고상한 명분을 내세워 은연중에 본래의 목적을 이루도록

할 것이다.

g. 스릴(thrill)있는 화제

사람은 평범하고 안전한 것에는 별로 주의와 흥미가 가지 않는 법이다.

무엇인가 아슬아슬한 변화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것이다. 탐정소설이나

첩보 영화 따위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쏠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평범하고 일반적인 화제보다는 스릴(thrill)이 있는 화제를 선택하는 것이 듣는

이의 주의와 흥미를 돋구어 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h. 경험적인 화제

경험적인 화제는 말하는 이를 자신 있게 할뿐만 아니라 듣는 이에게는 실감과

신뢰를 준다.

특히 자신만이 경험한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는 생생한 교훈이 되기 때문에

흥미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i. 숫자나 통계를 제시하는 화제

듣는 사람에게 숫자나 통계로 어떤 일을 설명한다면 그 사람에게 확신을 주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강한 인상과 확신성을 주기 위해서는 숫자와 통계를 제시하는 화제를

선택하라. 그러나 너무 많이 숫자나 통계를 쓰게 되면 오히려 듣는 사람에게

부담감을 주게 되므로 알맞게 사용해야 한다. 또한 숫자 그 자체가 추상적이므로

현실 생활과 비교하여 사용해야 생생한 감명을 줄 수 있다.

j. 실현성 있는 화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그것이 실현성이 없다면 쓸데없는 공상에 불과하다.

화제의 선택에 있어서도 이 실현성이 대단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지금의

대화가 특히 비평만이 아닌 대안의 제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훌륭한 사람', '존경받는 사란', '돈 많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부자가 되면 좋다는 것도 알고, 성공하는 방법도

생각해 본다. 그러나 그 방법의 대부분은 실현성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대화를 성공시키려면 비록 쉽지는 않더라도 노력만 하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는 화제를 선택해야 한다.

 

-- 화제 선택시 10가지 금지 사항

한편 일상 생활에서 쓰이고 있는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화제 선택시 꼭

생각해야 할 일반적인 금지 사항도 있다.

10가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소개한다.

a. 식탁에서 불쾌감을 주는 화제

식탁에서는 불쾌감을 주거나 불결한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식사 도중에 죽은 사람의 이야기를 한다거나 지저분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간혹 그러한 화제를 꺼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심술꾸러기도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b. 공석에서의 사담

공적인 모임이나 격식을 차려야 할 회합에서는 개인적인 화제나 가정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출판기념회에서 거의 친하지도 않은 옆자리의 사람에게 자기 집의 증축에 관한

일을 꺼리낌 없이 신이 나서 이야기한다고 해 보자. 또 학교 육성회의 모임에서

'유치원에 다니는 우리 딸은 발레 솜씨가 뛰어나다'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듣는

사람은 괴로워질 것이다.

c. 음식에 대한 불평

차려 놓은 음식 앞에서 '이것은 맛이 있다', '이것은 맛이 없다'라는 식으로

불평하는 사람을 종종 보았다. 또한 '나는 음식 잘하는 곳이라면 모두 찾아

다녔기 때문에 맛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듣는 사람으로서는 맛있는 음식도 어쩐지 맛이 없는 것 같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불쾌하게 느껴질 것이다.

d. 가십(gossip)의 이야기

자기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남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곧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소문 때문에 커다란 오해나 심한 비극, 심각할 경우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남의 비평, 동료의 흉, 아는 사람의 스캔들을 화제로

삼는 것은 가장 위험한 것이다.

e. 자기의 이야기만 하는 멍청이

'내가...', '제가...'라며 자기의 이야기를 신나게 지껄여 대는 사람이

있다. 이런 이야기는 듣는 사람을 지루하게 만들고, 말하는 사람으로도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되풀이 하며 지껄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것이다.

f. 설교나 교훈식의 이야기

나이가 많은 분이나 지위가 높은 분은 대화를 할 때에도 자칫 젊은 사람에게

설교나 교훈을 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의 젊은이들은...'이라든가, '내가 젊었을 때는...'이라는 식으로

말해서는 듣는 이가 기분이 좋을 리가 없을 것이다.

g. 다른 사람 앞에서의 꾸짖음

상대방의 실수나 부주의를 화제로 하는 것은 절대로 좋지 않다. 손님 앞에서

자기의 아내를 꾸짖는 남편이 간혹 있는데 이런 남편이 간혹 있는데 이런 남편은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모두 낙제이다.

h. 모임의 자리에서 흥미를 주지 못하는 화제

모임에 참석한 모두에게 공통된 흥미를 줄 만한 화제를 선택해야 한다.

몇 사람만 흥미를 느끼고 몇 사람은 전연 흥미를 느낄 수 없다면 그

모임에서의 대화는 환영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i. 파티에서 신체에 대한 화제

신체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될 경우에는 말을 돌려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이런 이야기는 좋은 화제가 될 수 없다.

j. 때와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화제

쉴 틈 없이 시시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축하의 모임에서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혹은 초상집에 가서 크리스마스 파티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얼간이도 있다. 화제는 그때 그때의 분위기나 장소에 맞추어

선택해야 한다.

 

 

화제를 바꾼다

 

저 사람의 이야기는 천하일품이다라는 평을 듣는 사람이 있다. 대화에 익숙한

사람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으면 이야기의 내용이나 화법만이 익숙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적당한 곳에서 화제가 차례차례 바뀌어 멋있는 파노라마를 보는 것처럼

이야기에 끌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것이다. 대화의 명수는 화제를 적절하게

바꾸어 나갈 줄 아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말하는 사람만이 화제를 적절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참가자도 화제를 바꾸어 나가는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는 참가자 전원이 각자 마음의 창문을 열고 함께 이야기함으로써 기쁨이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 화제를 바꿀 필요가 있을 경우

대화를 할 때 화제를 바꿀 필요가 있을 때는 여러 경우가 있다. 그 주된

경우를 소개하면

a. 하나의 화제가 오래 계속되어 참가자 가운데 싫증을 내는 사람이 생길 때는

화제를 바꾸도록 한다.

참가자 가운데 몇 사람만이 열중하고 몇 사람은 대화에서 빠져나갈 경우가

있다. 그 화제에 열중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관심을 갖도록 그

대화에 끌어들이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b. 비슷한 이야기로 화제가 연결되어 그 장소의 분위기가 술렁댈 때에는 화제를

바꾸도록 한다.

어쩔 수 없이 모인 사람들의 대화라면 이야기의 진행이 극히 형식적이 되며,

흔히 대화를 주고 받게 된다. 이런 때에는 전원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화제로 옮길 필요가 있다.

c.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의논이나 감정적인 발언을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되면

화제를 바꾸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예로 정치, 사회문제, 인생관, 신앙 문제에 관계되는 화제라면

참가자의 사상이나 입장이 노출될 때가 많아 대화가 험악해지며 감정적인 발언이

되는 위험성이 있다. 이러한 때에는 참가자들이 의식적으로 화제를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d.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누군가에게 기분을 상하게 한 것 같으면 화제를

바꾸도록 한다.

어떠한 화제가 생각지도 않은 사람에게 뜻밖에도 불쾌한 기분은 일으킨다거나,

대화시에 '이 이야기는 저 사람에게는 좋게 들리지 않았을 거야'라는 기분이 들

때가 있었을 것이다. 이런 때에는 얼른 다른 쪽으로 옮겨야 한다.

e. 어떤 화제가 나왔는데 참가자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거나 흥미를 느끼지

않는 것 같을 화제를 바꾸도록 한다.

그런 분위기가 전혀 아닌 곳에서 정치나 외교에 관한 것을 화제로 한다면 그

사람은 대화에 참가할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런 때에는 얼른

화제를 바꿀 필요가 있다.

f. 이야기가 도중에 탈선 중단되었을 때는 앞의 화제로 되돌아가도록 한다.

어느 화제가 아직 끝을 맺지 않았는데 어떤 계기에 의해서 다른 화제로

옮겨 버리는 예가 있다. 그때에는 적당한 찬스를 보아 앞의 화제로 돌아가자는

발언을 한다. 이것은 그 화제를 꺼낸 사람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며, 그 사람에게

강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도 되는 것이다.

 

-- 화제를 바꾸는 방법

화제를 바꿀 필요가 있는 경우도 이렇게 많지만 화제를 바꾸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화제를 바꾸는 방법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a. 어떤 화제를 도입했을 때에 사용한 말투를 다시 한번 사용한다.

예를 들면 복장과 연령의 관계라는 도입적인 말투로 시작된 화제가 어느 정도

계속되었을 때,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여 화제를 바꾸어 나가도록 한다.

"지금의 이야기는 복장과 연령의 관계에 대한 것으로서, 이제까지 여러분께서

말씀하신 것과는 전연 다른 각도의 것인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습니다..."

b. 필요 이상의 의논을 하려는 사람의 발언은 중지시켜라.

상대방이 감정적인 발언으로 나온다거나, 의논을 하자는 식으로 나왔을 때에는

그 이야기를 중단시킬 필요가 있다. 대화를 할 때에는 의논에 이기든 지든 별로

기분이 개운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깨끗하게 상대방의 의견이

옳다는 식으로 말하며 그 화제를 중단시키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 이런 식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중단시키는 방법도 있다.

"생각에 따라서는 반대 의견도 나오겠습니다만, 부인도 동석한 자리에서

말싸움을 한다는 것은 예의에 벗어나는 일이니 이 문제는 이 정도에서 끝내도록

하지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감정적인 기분이 고조되어 좌석의 분위기가 험악해 질 때도 있다. 그러한

때에는 레코드 음악을 들려준다거나 차를 내놓으면서 그 화제와는 아주 다른

곳으로 방향을 돌려 그 화제를 중단시키는 것도 좋다.

c. 그 화제와 관계가 있는 어느 실제의 예를 들어 그 화제를 바꾸어 나간다.

이때의 이야기는 그 화제와 관계는 있지만 다른 화제로 발전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만한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예비군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스라엘의

예비군에 관한 이야기로 진전되었다고 하자. 여기서 이스라엘 예비군을 계기로

다음과 같은 화제로 방향을 전환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이스라엘의 예비군이 강력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만, 그 이스라엘과 아랍

제국의 싸움은 요즘 어떻게 되었지요?"

d. 회의에 참석한 전원이 공통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사항은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는 바뀝니다만, 마나슬루 등반으로 한국의 등산도 세계 수준에

달했군요. 김정섭 선생, 그 때의 장비도 국산품이 많았다지요? 그 장비에

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e. 교묘한 말씨로 그 화제를 중단시킨다.

", 선생님께서는 지금 X X X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와는 좀 다른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 이러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시는

것이 있으면 한 말씀 해주시지요. 궁금하군요"

교묘한 위트로 이야기를 딴 데로 돌릴 수 있다면 그는 대화의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ff

3. 화재의 효용

 

 

화재를 메모한다

 

대화에 있어서의 재료는 평소부터 꾸준히 모아 둘 필요가 있다. 필요로 하는

화제의 재료가 한 권의 책 속에 모두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이곳 저곳에 깔려

있기 때문에 편의상 목차나 색인이라도 메모해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책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얻어지는 가지가지 재료들도 그때그때 메모해서

정리해 두면 수시로 필요에 따라 찾아 볼 수 있어 편리하다.

 

-- 노트와 카드를 이용하라

대화의 재료를 문서화하는데는 노트 이용법과 카드 이용법으로 나눌 수 있다.

, 다른 말로 바꾸어 표현하자면 상거래에서 볼 수 있는 장부 방식과 전표

방식에 해당되는 것이다. 즉 노트는 상거래의 장부요, 카드는 전표와 같다는

논리이다.

노트의 장점은 기재의 누락만 없다면 그 한 권으로도 충분한 재료가 될 수

있으며 분실이나 산만해질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재 사항 중에서 몇

개의 부분을 빼내어 집계를 한다던가 순서를 변경할 경우에 불편하다는 점이

노트 이용법의 단점이다.

그리고 카드 이용법은 하나하나 떨어져 있는 카드를 여러 개로 모아야 비로소

재료로써 가치가 있는 것인데 묶여져 있지 않기 때문에 분실과 산만해질 우려가

있다. 그러나 기재 사항 중에서 필요한 부분만 빼내어 집계를 낸다든지 순서를

바꿀 경우에 편리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이 두 가지 방법을 병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요즘은 컴퓨터나 복사기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일반화되기 곤란한

것들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필요로 하는 대화의 재료를 손쉽게 모아 들여야

한다. 따라서 개인의 취향이나 성격, 혹은 주위의 사정에 따라 방법이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에 노트와 카드 중 어느 방법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기록된 재료의 선택이나 배열을 바꿀 필요가 생길 때를 착안한다면

카드 이용법이 노트 이용법보다 편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노트나 카드도 어떤 종류를 선택할 것인가를 살펴보자. 종이의 모양,

크기, 지질, 값 등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은 기재 내용, 기재 장소, 기재 상태,

이용 횟수에 따라서 달라진다. 재료 모으기가 소규모일 때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규모가 커지면 되는대로 아무 종이에나 기록해 두어서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기록의 정리, 보관, 이용에 능률의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트로 하건 카드로 하건 양식을 일정하게 만드는 것이 여러 가지로 편리하며,

긴 안목으로 볼 때 지속성도 크다.

그러나 카드와 노트를 이용할 때에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카드는 성격상으로 보아 '1항목에 한 장씩'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긴 문장을 기록할 때에는 몇 장을 사용해도 상관이 없겠지만, 내용이

짧다 하여 한 장에 두 항목 이상을 기록한다는 것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카드의 장점을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카드는 한 쪽 면만 사용하도록 한다.

그러나 노트는 그런 걱정은 할 필요는 없지만 각 항목의 소재를 나타내는

목차라든가 색인 따위를 붙여 둘 필요는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힘들여 모아

둔 재료를 이용할 때 찾느라고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그리고 기록할 내용도 재료 수집의 목적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달라진다. 예를

들면 참고서에 서명만 적어 두면 되는 때도 있을 것이며, 필요한 명부나

주소록을 만들기만 해도 좋은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화의 재료를

수집하는 데는 보다 많은 것을 적어 두어야 하는 때가 많다. 가령 면접 때 들었던

이야기를 적어야 할 경우 그 이야기의 요점만을 필요로 할 때도 있을 것이고,

사람의 말씨 등을 남겨 두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문헌을 참고로 할 때에는 그 내용의 개요가 필요하다면 자신이 요약해서 적어

두겠지만, 표현 방법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될 때에는 충실하게 묘사해 두어야

한다.

대화의 재료에 필요한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기록해 둘 사항이 어디에서

입수된 것인지도 중요하다. 면담했을 때 들어 둔 내용만으로 충분할 경우도

있겠으나 그 정보가 누구에게서 얻어진 것인가, 또 언제쯤 어디에서 들었던

것인가 등이 그 정보의 가치 판단에 극히 커다란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사항을 알고 있으면 그 내용의 신빙성이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누구에게 들은 이야기인지, 언제쯤의 이야기인지 그 출처가

확실하지 않는다면 신빙도의 면에서도 재료로써의 가치가 하락되고 상대방에

대한 설득력이 약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내용을 더 자세히 알아 보고

싶어도 누구에게 물어 봐야 좋을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서적을 참고로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책의 이름이나 저자 또는 재료로 뽑은

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페이지 번호 등을 기록해 두면 편리할 때가 많다.

그리고 노트나 카드 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 등의 기사나 사진 등을 오려 내어

스크랩해 둘 때에도 그것이 실렸던 신문이나 잡지의 이름과 발행 연월일, 페이지

번호 등을 기록해 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화재를 정리한다

 

대화의 재료를 유효하게 뽑아 쓰기 위해서는 재료의 정리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노력과 시간을 들여 마련한 재료가 필요할 때 이용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수집된 재료의 정리가 잘 되어 있으면 그만큼 이용도가 높아지므로

재료를 이곳 저곳에 산만하게 놓아 두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재료의 수집을

중도에 그치는 사람이 많은데 그것은 정이 방법이 나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 재료의 분류법

대화의 재료로 모아지는 것들을 정리해 보자. a.자기의 생각을 적어 둔 메모

b. 남의 이야기를 적어 둔 메모 c.서적에서 옮겨 적은 것 d.신문, 잡지의 스크랩

e. 팜플렛 또는 리플릿 f. 프린트 류 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e.

f.은 분류해 두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정리가 쉽다. 그러나 c.d.는 정리에

특히 곤란을 느끼는 것들이다.

그래서 재료의 분류에는 노트나 카드, 스크랩북, 화일 박스, 하도롱 봉투 등이

이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필요로 할 때 유용하게 찾아 쓰기 위해서

도서관 같은 곳에서 채택하고 있는 십진분류법 따위가 널리 이용되기도 한다.

또 똑같은 재료가 몇 가지 일에 쓰여질 것이라고 생각된다면 카피를 만들어

각각 해당되는 곳에 넣어 두면 편리하다.

이러한 여러 가지 분류 정리법은 그때 그때의 상황이나 개인의 여건 등에 따라

자기 나름대로 간단하고 편리한 방법을 연구 개발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실정에

따라 적절하게 정리법을 바꾸어 나갈 필요도 있다. 분류 항목별로 재료를 하도록

봉투에 넣어 그 봉투 거죽에 항목명을 배열해 놓는다거나 서적의 케이스 또는

와이셔츠 상자를 이용하는 지혜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화재를 선택한다

 

-- 필요한 것만 골라라

대화의 재료를 모을 때 그 대화에 관계되는 것은 되도록 많이 모으는 방법과

중요한 것만을 골라 가며 모으는 두 방법이 있다. 이것은 대화의 목적이나 성격에

따라서도 달라지며, 준비 기간이나 인원의 많고 적음에 따라서도 크게 차이가

난다.

화제나 목적이 설정되고 그 대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짐작이 가는

경우에는 필요한 재료만을 골라서 모을 수가 있다. 이렇게 필요한 재료만을

모으는 중에 생각지도 못했던 재료를 찾게 되는 수도 간혹 있다. 그럴 때

이야기의 진행이나 대화의 구성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

것이며, 재료를 모을 때에는 되도록 광범위하게 생각해 두는 편이 좋다.

 

-- 좋은 화재란 무엇인가?

대화의 재료가 좋다는 것은 적절한 재료라는 말과도 같다. 적절한 재료라고

하면 대화의 목적에 꼭 필요한 재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어야 하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관심을 끌어

이해하기 쉽도록 해야 하며, 서로가 어울릴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이것들 중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을 연구해 보기로 하자.

우선 첫째로 확실하게 신뢰할 수 있는 것이면 좋은 재료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부정확한 재료를 사용하면 판단에 착오를 일으키기 쉬워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이나 상대방의 이해를 위해서나 출처가 분명하고

의문이 없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하는 화재가 좋은 재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재료는 상대방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미리 상대방에

대해서 조사해 두어야만 할 것이다. 즉 상대방의 직업이나 취미, 가정 형편 등

신변에 가까운 것이면 좋다. 그리고 현실적이며 생생하게 움직이는 것으로써

상대방의 마음을 끌 수 있는 것이어야 좋은 재료로써의 생명이 있다.

셋째로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과 직접 관계가 있는 것이 좋은 재료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의 이해를 방해할 염려도 있으며 빗나간 이야기로 받아

들여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변화를 해 본다거나

상대방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리 이야기의 줄거리를 말해 줄 필요도 있다.

이러한 대화의 재료들은 a.구체적인 실예, b.귄위자의 증언, c.통계자료

등으로 뒷받침 해 줄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뢰감을 갖도록 추진시켜 주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진이나 도표나 모형 등의 참고물을 덧붙이는 방법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대화의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재의 선택 방법은 일반적으로 어른들과의 대화에서 적용되는

일반적인 일반적인 선택 기준이며, 어린이와의 대화에서는 그 기준을 약간 달리

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와의 대화 재료

 

어린이는 어린이의 감각, 다시 말해서 어린이들의 경험 범주 안에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다음은 몇 개의 항목으로 분류해서 그 구체적 기준을 삼아 본

것이다.

a. 음악적 운율이 내포된 것:어린이들은 음악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복잡한

음악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 리드미컬한 소재를 다룬 것이면 무난하다.

어린이들은 음율적인 표현에 의해서 자라 왔기 때문에 이것들을 대화의 재료로

하여 화제를 선택하면 좋을 것이다.

b. 회화적 인상을 주는 것:어린이들이 이야기에 흥미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림으로 뒷받침에 주면 커다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림이 준비되어 있지 않을 경우에는 추상적인 화재를 피하고 실제로 어린이들이

눈으로 보아 온 재료를 선택하면 어린이들은 그림을 보는 듯 스스로 인상을 깊게

지우게 된다.

c. 반복되는 것:어린이는 사건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것을 가장 기쁘게

생각한다. 어린이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두 세 번 반복해서 들려주면 반복되는

것에 흥미를 느끼며 그것을 잘 기억하게 된다.

d. 가공적인 요소를 내포한 것:어린이들은 공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른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상천외의 생각을 한다. 이렇듯

활발한 공상력에 호소하는 재료야말로 어린이들의 흥미를 끄는 화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도덕적인 합리성에 적합한 재료라면 더욱 효과적이지만

가공적인 불합리성이 있다고 해서 염려할 필요도 없다. 심신의 발달과 함께

그것은 자연히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에게 상상력을 풍부하게

키워 준다는 것은 위대한 발명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e. 재료가 단순한 것:어린이와의 대화에서 등장되는 재료는 되도록 단순한

것이 좋다. 등장 인물이 많아도 좋지 않으며 사건이 복잡하게 얽혀 나가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것이 못된다. 중심적인 인물이 최후까지 일관하여 중심을

이뤄 나가야 하며, 또 등장 인물의 성격이 극히 단순해야 좋다. 그래야

어린이들에게 명확한 인상을 심어 줄 수가 있는 것이다.

f. 동물을 소재로 하는 것:어린이는 선천적으로 동물을 좋아한다. 특히 개나

토끼나 원숭이 등 일상 자주 볼 수 있는 동물에 대해서는 이상한 흥미를 갖고

있다. 흥미를 갖는다기보다는 친구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어린이들과의 대화에서는 동물을 소재로 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우며 효과적인

방법이다. 동물이라면 사자도, 코끼리도, 쥐도, 개미도, 새들도 모두 좋은

대화의 재료가 될 것이다.

g. 짧게 끝낼 수 있는 것:주의력이 없는 어린이를 상대로 하는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되도록 빨리 끝낼 수 있는 소재라야 한다는 것이다. ,

10분에서 15분 정도로 끝나는 이야기가 가장 좋다. 만약 여러 사지 사정으로

약간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해야 할 경우라면 두 가지 화재를 준비하여 앞의

이야기와 뒤의 이야기와의 사이에 약간의 휴식을 갖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상 일곱 가지 재료 선택의 기준은 어린이 특히 유년기 어린이들과의

대화에서 필요한 기준이기 때문에 소년기에 해당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적절하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소년기 어린이들과의 대화에서는 그들의 지능이

상당히 발달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화재의 선택도 달리 할

필요가 있다.

a. 앞뒤가 일관된 것:소년기에는 이야기의 부분 부분이 재미가 있고도 하나의

테마가 있어야 흥미를 갖게 된다. 중심 인물이 활약하는 사건의 종말이 명료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끝을 맺을 수 있는 재료를 요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건의 원인과 결과가 뚜렷한 것을 화재로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b. 사실에 가까운 것:소년기에는 상당히 합리적인 것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어서 터무니없는 거짓에는 배타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유년기에서 좋아하던

동물의 의인화 같은 것은 잘 받아 들여지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경멸하는

경향까지 있게 된다. 그래서 소년기에는 그들이 경험하는 현실 세계에서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어도 황당무계하게 꾸며 낸 것이라고 생각되는

화재로써는 그들에게 결코 만족스러운 대화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상당히

공상적인 재료라도 그것이 사실로써의 가능성이 있는 화재라면 소년기의

화재로써 부적당한 것만은 아니다.

c. 극적인 성질을 지닌 것:소년기의 어린이들은 감정에 약하기 때문에

사랑스러운 것, 용맹스러운 것, 강한 것, 정직한 것, 효성심이 있는 것,

충절심이 있는 것 등 이런 재료를 소재로 한다면 이런 인간의 행위에 대하여

존경과 동경을 하게 된다. 따라서 화재로는 영웅 호걸의 이야기와 같이 극적

장면이 있는 것을 필요 조건으로 한다. 이러한 재료는 그들의 인격 함양에도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다.

d.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것:소년기가 되면 주의력의 지속도 상당히 길어지기

때문에 재료의 길이도 상당한 양을 갖게 될 것이다. 짧은 재료를 가지고 오랜

시간 이야기하는데는 상당한 수완을 요하는 것이며, 또 긴 재료를 가지고 짧게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충분히 전달될 수 없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 시간이

30분 정도 걸리는 것이라야 적절하며, 길더라도 40분을 초과해서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만약 시간 형편상 1시간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 경우라면 일단 30

정도에서 끝맺고 다른 제목으로 바꾸어 이야기를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ff

2

상사와 대화시의 상식, 몰상식

 

 

1. 상사를 불쾌하게 만드는 말들

 

 

"아무거나 상관없습니다"는 금지해야 할 말이다

 

술자리를 초대받아 선배나 상사가

"무엇을 들겠나? 맥주, 아니면 위스키?"라고 물으면

"아무거나 좋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 말은 표현에 따라서는

오해를 낳는다.

'요즘 젊은이들은 함께 마시러 가자고 해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선입견이 선배나 상사의 머릿속에 있기 쉽다. 또한 부하 직원이나 후배가

퉁명스럽다거나 진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업무상의 대화인 경우에는

뜻밖의 오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김 대리는 대리점 주인들에게 신제품을 설명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과장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이번 설명회 때 개회 인사는 5분 정도가 좋을까, 아니면 10분 정도는 해야

될까?"

설명회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김 대리는 '스피치 시간은 과장

마음대로'라는 의미로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한 순간, 과장의 얼굴색이 바뀌었다.

"자네, 그 말투가 뭔가? 개회 인사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말인가?"

과장을 화나게 만든 원인은 김 대리의 설명 부족에 있었다.

원래 비지니스 현장에서의 대화라는 것은 어떠한 경우이건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상사와 부하라고 하는 직책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바쁠 때에는 더욱 그렇다. 대화에도 저절로 신경이 곤두선다. 그러므로 어느

때보다도 충분한 배려가 필요하게 된다.

아니다 다를까 이 과장은 내년도 계획 자료 작성에 쫓기고 있었다. 스피치

일까지 신경 쓰기 힘든 과장의 입장을 김 대리는 우선 이해했어야 했다.

경우에 김 대리는

"시간은 넉넉합니다. 5분으로 해야 할지, 10분으로 해야 할지는 과장님이

판단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 정도의 설명은 필요했던 것이다.

노여움을 띠고 있는 과장한테 김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실례했습니다. 과장님이라면 5분이든 10분이든 자유 자재라고

생각해서..."

 

 

"잘 모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은 주의해야 할 말이다

 

시스템과에 신임 과장이 들어왔다. 한편 그 과에 컴퓨터 업무에 정통한 베테랑

박 대리가 있었다.

신임 과장은 시스템과에 오기 전에 판촉 과장으로서 많은 실적을 쌓아 온

사람이었고, 밝은 성격으로 생각한 것은 서슴없이 말하는 타입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과장이 박 대리의 설명을 듣고 있다가 울화가 치밀었다.

박 대리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다가 이야기 첫머리에 '잘 모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런 말은 특히 기술자나 전문가들

가운데 무심코 입버릇처럼 내뱉는 사람이 흔히 있는데 이는 주의를 요하는

말이다. 상대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박 대리한테 나쁜 마음은 없었지만 신임 과장의 입장에서 보면 어쩐지

무시당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과장은 박 대리에게 말했다.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 모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들으니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네"

"아닙니다. 저는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고..."

때는 이미 늦었다. 박 대리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박 대리의 상사는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말해 주는 사람이어서

오히려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교활한 상사라면 그 자리에서 주의를 주지 않고

뒤에 가서 욕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렇습니까? 버릇이 되어서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입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이렇게 솔직하게 사과해 버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지적해 준 것에 감사한다는

표현을 하기 바란다. 그렇게 하면

"전부터 자네의 말투 가운데 뭔가 걸리는 것이 있었는데, 이제 이해가

되는군"

이라며 과장도 그 동안 기분 나빴던 것을 풀어 버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입버릇은 좀처럼 고치기 힘든 것이다. 박 대리는 생각 끝에 나중에 그

표현을 이렇게 바꾸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부정 표현에서 긍정 표현으로 바꾼 셈인데 이렇게 하면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라는 표현은 말대답이 된다

 

꼼꼼하고 잔소리가 심한 상사가 있다. 한번만 말해도 될 것을 두세 번

집요하게 반복해서 말한다. 그러면 부하는 그 말에 아주 질려 버려서 적당히 좀

해 두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윤 대리는 입사 8년째로 과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그 윤 대리한테도 귀찮게

잔소리를 해대는 상사가 있었다. 어쩌다 출근 시간에 맞추어 아슬아슬하게

회사에 나오면 긴 설명이 시작된다.

"나이가 제일 많은 당신이 이래서 되겠어? 한두 번 정도야 어쩌랴 싶겠지만

나중에는 습관적으로 늦게 되버리는 거야. 항상 조심해야지"

깜빡해서 보고서 작성이 늦어지면 마찬가지로 일장 연설이다.

"그렇게 하면 곤란해. 이런 일에는 전부 보고서가 첨부되어야 한다는 거 몰라?

보고가 끝나지 않은 것은 곧 일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의미이지. 베테랑이

보고를 잊고 있어서야 되겠어? 계속 이러며 곤란해"

이럴 때 바로 튀어 나올 수 있는 말이

"그런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그 다음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 말은

"그렇지 않으니까 하는 소리지"

라는 말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상사로부터 주의를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되어

있어야 할 일이 되어 있지 않으니까 주의를 받는 곳이고 이에 대해서 '알고

있다'라는 말로 반응하면 고분고분하지 않다거나, 성질이 돌발적이다 라는

소리를 듣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물론 그런 말을 들을 각오가 되어

있어서 하는 말이라면 별개의 문제이겠지만 일시적인 감정으로 한 말이라면 나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말해 버린 이상 어쩔 수 없으므로 나중에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

자리에서는

"죄송합니다"

정도로 해 두고, 점심 시간이나 저녁을 틈타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

'안다'라고 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것 이외에 경험으로 알고 있는

것도 포함되는 것임을 잊지 마라.

한마디 밀이 몇 개의 의미를 갖는 것을 '의미의 다양성'이라 하는데 그 때문에

오해가 생기기 쉽다는 것도 명심해 두기 바란다.

 

 

조심성 없게 "늦으셨군요"를 쓰고 있지는 않은가

 

영업 사원인 최 대리는 중심적인 방문 계획을 세워 연일 오후 6, 7시까지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A사로부터 거액이 걸린 계약을 따낼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서 상사인 과장이 직접 찾아가 후원을 부탁해 주었으면 하던 참이었다.

최 대리는 과장의 스케줄을 확인하기 위해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과장은

본사에 가고 없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온다고 하기에 오후 4시에 한번 더

전화를 했지만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최 대리로서는 오늘 안에 A사와의 약속을

해 두고 싶었다.

그래서 최 대리는 오후 5시에 한 번 더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과장이 전화를

받자마자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최 대리의 첫마디는 '늦으셨네요'였다.

그 말에는 '두 번이나 전화를 했었다'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이미 과장은

최 대리로부터의 연락 메모를 보고 있었다. 분명히 화풀이이다.

"별 소리를 다 듣겠군. 늦거나 말거나 자네가 무슨 상관인가?"

분하다는 듯한 말투가 수화기에서 울려 나온다.

이런 경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즉시 사과해 버리는 것이 해결책일까?

일반적으로 윗사람은 자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남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에는 특히 그렇다.

과장은 본사 회의에서 무참하게 깨지고 창백한 얼굴로 회사로 돌아와 자리에

앉는 순간, 걸려 온 것이 최 대리로부터의 전화였다.

지금 입씨름을 하면 곤란한 사람은 최 대리 쪽이다. 공중 전화였던 것도

다행이었다. 머리를 굴린 최 대리는

"뭐라구요? 죄송합니다. 잘 안 들리는데 다시 걸겠습니다"

라고 들리지 않는 척했다. 물론 최 대리는 다시 전화를 걸어 과장님께서 몸소

나서 주시기를 정중하게 부탁드렸다.

 

 

"안 된다면 할 수 없습니다만"은 최악의 말이다

 

윤씨는 입사 3년째. 적극적인 태도의 소유자로 선배나 계장은 그런 윤씨를

믿음직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젊으니 만큼 시행 착오도 있을 수 있지"

계장은 자주 그렇게 말하며 윤씨를 부추겼다. 그러나 과장은 연배자이기도

하고, 또한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로 윤씨가 하는 일에 대해서 브레이크를 거는

일이 많았다. 윤씨도 그런 과장이 못마땅해서 선배나 계장을 대할 때와는 다른

태도로 과장과 대면 하였다.

어느 날, "프레젠테에션(광고주에게 제시하는 광고 대리점의 계획서. 기획서)

강좌"라고 하는 부서에 사외 세미나 안내서가 배부되었다. 윤씨는 안내서를 읽어

보고 이 세미나에는 꼭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틀 동안,

참가비는 80만원이었다. 유급 휴가를 얻고, 비용을 자기가 부담하는 것은 좀

무리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과장의 결재가 있으면 회사로부터 파견되는 형식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안 된다고 해도 이야기나 해 보자'

그렇게 생각한 윤씨는 과장에게 내용을 한차례 설명한 후에,

"회사 파견 형식으로 보내 주실 수 없겠습니까?"

하고 제안하였다.

과장은 윤씨를 힐끗 쳐다보더니, 무거운 침묵을 지키는 것이었다. 윤씨는

그러한 침묵이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참을 수 없어서 윤씨는 이렇게 말했다.

"안 된다면 하는 수 없지만요"

과장은 팔짱을 낀 채로 대꾸했다.

"아직 안 된다고는 하지 않았네"

"그럼 보내 주시겠습니까?"

"성급하게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거지. 그런데 자네의 말투가 귀에

거슬리는군. 말하는 법을 초보 단계부터 다시 공부해야겠어"

이처럼 과장이 심술궂게 구는 이유는 '안 된다면 하는 수 없지만요'라고 한

한마디 때문이었다.

윤씨가 의도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 말에는 '어차피 안 되겠지요?'라는

뉘앙스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과장한테 말해도 무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과장 쪽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처음부터 말하지 말지'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결론을 빨리 내려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설득에는 끈기가

필요하다.

조급한 성격의 사람은 특히 이 말을 입에 담기 쉬우니 주의하기 바란다.

만일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게 됐다면 사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런 때에는

"말씀하신 대로 입니다. 죄송합니다. 화술을 배우는 의미에서 앞으로 제가

잘못 말하면 지적해 주십시오"

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무리라고 생각합니다만"은 체면을 손상시킨다

 

불황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적이 침체에 빠진 판매 제1과에서는

과장도 과원도 초조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래도 판로가 괜찮은 편인 이 대리는 혼자 매상을 늘리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었다. 이 대리는 평소에도 말이 많은 남자로, 이른바 수다스러운 타입이었다.

그 때문에 사내에서 이 대리는 상대를 자주 화나게 만들거나 한다. 그러나

본인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으면...'이라고 변명하며 고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과장은 과 직원들을 모아 회의를 열고 종래에 손을 뻗치고 있지 않았던

지역에도 적극적인 공략을 펴서 판로를 확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과장은 이 대리한테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중심이 되어서 고객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라네. 옛날 고객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테지"

그런데 이 대리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마음에 걸린 과장이

"괜찮겠지?"

하고 다짐을 해 두자 이 대리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저어, 무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대리의 이 한마디에 과장의 얼굴색이 변했다.

"생각만으로 무리라고 포기해 버려서야 쓰나?"

"현재의 고객을 중심으로 치밀하게 공략을 펴는 쪽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거야 이미 하고 있지 않나? 여러 가지로 손을 써서 가능성을 시험해 보지

않으면 안 될 거야"

뛰어난 영업 성적을 올리고 있는 이 대리에게는 그 말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서 할 수 있는

적절한 말투가 아니었다. 그 말은 자칫 잘못 생각하면 직원 전원을 적으로

돌리고 있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과장의 발언을 경시한 것"이나

"다른 직원에게 향한 빈정거림"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말투는 어떠한 표현을 하든 간에 감정이 개입되어 버리기 쉽다.

그러나 공적 자리인 회의에서는 가능한 한 감정을 억누르고 "for the team

(팀을 위하여)"에 철저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리더로서의 자질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글쎄요, 과장님이 말씀하신 것도 한 방법이라 생각하지만 저는 지금 고객을

치밀하게 공략하는 쪽이 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식으로 조심스러운

표현을 써야 했다. 상사나 부하를 불문하고 "체면을 지켜 주는 것"은 비지니스의

장에서는 최우선 과제임을 기억하라.

 

 

조심이 지나치면 실패한다

 

상사와의 대화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지만 너무 지나치게 신경을 써서

오히려 실패한 경우는 없을까?

예를 들면 부장과 과장, 그리고 평사원인 자신, 이렇게 세 명이 모여

응접실에서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자. 담배를 피우고 싶지만 성냥이 없다.

부장의 라이터를 빌린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동안 부장은 과장과 열심히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원래는

"좋은 라이터네요.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며 되돌려 주었을 테지만 그는 조심하느라고 부장 옆에 있는 책상에

라이터를 놓아 버렸다.

과장과의 이야기가 끝난 뒤, 부장이 말했다.

"라이터는?"

"거기에 놓아 두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사소한 일이지만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물건을 빌렸으면 인사를 하고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지. 도대체 무슨 성격이

그래?"

라고 하며 불쾌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꼼꼼한 상대라면 조심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지 않은 상대에게는 가만히 있기만 해서는 이쪽의 마음 씀씀이가

전해지지 않는다.

업무상 보고를 하기 위해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사한테 말을

걸었다가 꾸지람을 들었던 사람은 그 이후로는 상사가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말을 걸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상사와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을 잘 포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할 때는 멈칫거리거나 해결을 못 보거나 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라이터를 썼던 사람은 대화를 가로막더라도 즉시

"고맙습니다"라고 분명한 목소리로 대답했어야 했다.

또 부장이

"라이터는?"

이라고 물어 왔을 때에도

"고마웠습니다. 말씀 중이라 실례했습니다"

라고 얘기하며 라이터를 건넸어야 하는 것이다.

업무상 연락을 하고 싶을 때, 상사가 이야기 중이었다면 메모를 건네는 것이

좋다. 비지니스 현장에서 소극적인 태도는 금물이다.

마음 씀씀이가 극단적이 될 때 자신을 잃게 되며 그렇게 되어서는 적절한 말이

나오지 않게 된다.

 

 

치명적인 실언도 대처하기 나름이다

 

기획서 작성이 잘못되었다고 부장에게 무참히 깨지고 문을 열던 이 대리는

누군가와 부딪쳐 버렸다. 화가 나 있던 이 대리는 자신도 모르게 크게 소리를

질렀다.

"거 좀 조심하지!"

그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이 회사 전무였다.

또 이런 경우도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중에 탄 사람에게

"뭘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있어..."

라고 말하고 보니 상무였다.

이런 경우에는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즉석에서 사과하는 것이 상책이다.

사과할 때에는 커다란 목소리로 가능한 한 머리는 낮게 숙이는 것이 좋다.

"실례했습니다. 판매 촉진과의 박정준입니다. 죄송합니다"

사장이나 전무 같은 상사들은 평사원에게 오히려 관대한 면이 있다. 이렇게

말하면 뜻밖에 좋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말일

"괜찮아, 괜찮아. 신경 쓰지 말게"

라고 했다면 그 다음 말도 잊지 마라.

"아닙니다. 전무님이십니까 그렇게 말씀해 주실 수 있겠지만 만일

손님이셨다면 치명적일 뻔했습니다"

이렇게 한 번 더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큰마음 먹고 용기를 내어 대응하는 것도 인간 심리를 이용한 한 가지

방법이다.

 

 

무심코 튀어나온 말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말이 헛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것을 슬립 오브 텅(slip of tongue)이라고

하는데 즉, 입을 잘못 놀려 쓸데없는 말을 해 버리는 것을 말한다.

그러한 때, "이거 쓸데없는 소리를 해 버리고 말았다"라고 생각했다면

즉석에서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빼도 박도 못하는 곤란한 말을 했을

경우가 있다.

빈정거림이나 불쾌감을 느끼는 말을 했을 때가 바로 그것이다.

민 과장은 다른 부서의 신 부장과 차를 마실 기회가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 부서는 뭔가 잘못 된 것 같아요. 잔업이 너무나 많고, 일도

척척 진행되지가 않아요"

다른 부서의 부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민 과장은 긴장이 풀렸다, 두서

없는 화제에서 비롯되기는 했지만 민 과장은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말았다.

"큰일이에요. 얼마 전 우리 부서에 교환을 통하지 않은 야간 직통 전화를

설치하자고 부장님한테 의논을 드렸다가 호통만 들었어요. '업무는 정시까지

끝마쳐야 되는 거야.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것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야'라고 하시잖아요"

여기까지 말한 민 과장은 자신이 실언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 부장의

입장에서 보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다른 부서의 부장으로부터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더군다나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인

만큼 상황은 더욱 골치 아프다.

이 난관을 헤쳐 나간 민 과장의 한마디는

"그렇기는 해도 야근이라는 것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업무는 열심히 하면

할수록 다른 일이 생기거든요"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말투에 잘못이 있었다면 즉석에서 사과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괜히 겁낼

것도 없는 것이다. 상사와의 대화시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경우라도

상대의 체면, 인격에 상처를 입히는 치명적인 언동을 피하라는 것과 비록 실수를

했더라도 대화를 중간에 그만두지 말고 말할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하게

말하라는 것이다. 말이 헛 나오는 것을 지나치게 경계하다가 중요한 말을 하지

못하는 누를 범하지 마라. 도중에 중단해 버린 말이나 충분치 못했던 표현이

오해를 낳기 쉽다.@ff

2. 추천하고 싶은 적절한 변명

 

 

적극적인 변명은 오히려 해야 한다

 

지각을 해서 꾸지람을 들으면 '전철이 늦게 왔다'라고 대들듯이 말하고 업무에

미스가 있어 주의를 주면 '바빠서 그랬다'며 태연하게 말대답을 한다. 기안

작성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문서 작성은 원래 잘 못합니다'라고

뽀로통하게 말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하지만', '아무래도'라고

자신을 지키는 말을 앞세운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실패에서 도망치기 위해

책임을 전가하거나 거짓말을 해서 결국 신용을 잃게 된다.

입사 5년째인 변 대리는 상사의 추궁에 핑계를 대는 타입이었다.

변 대리는 서류 작성을 지시 받고 일을 하던 중에 부장으로부터

"그 서류 다 되었나?"

라는 재촉을 받았다. 변 대리는 부장이 지금 외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순간적으로

""

라고 대답해 버렸다.

부장이 외출했다가 돌아오려면 두 시간은 걸린다. 변 대리는 그 동안에 다 해

놓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부장은

"그럼 잠깐 볼까?"

라고 한다. 이미 사태는 막다른 곳에 이르렀다. 그는 순간적으로 떠오른 말을

해 버렸다.

"실은 지금 손님이 회사 앞 찻집에 와서는 당장 만나자고 합니다. 하지만 두

시간 정도 기다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 핑계도 또 다시 어긋났다.

"그래. 그렇다면 아르바이트 학생 이군에게 서류가 있는 곳을 가르쳐 주게.

가져 오게 할 테니"

궁지에 몰린 변 대리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변명은 일반적으로 안 좋은 의미로 사용된다.

'변명'에는 잘못을 건성으로 애매하게 덮어 버리려는 의미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사리를 가려내어 똑똑히 밝힌다는 적극적인

의미도 있다. 어떤 일의 이유를 설명한다고 하는 입장에서 볼 때 변명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수단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할 것인가?

부장으로부터 보여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변 대리는 생각하고 있던 것을

분명하게 말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죄송합니다. 사실을 말씀드리면 부장님이 외출에서 돌아오실 때까지는

완성시켜 놓으려 했습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부장도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장의 입장에서도 외출 시간에

쫓기며 대충 훑어보는 것보다는 돌아와서 천천히 보는 쪽이 더 좋을 것이다.

"알았네. 잘 부탁하네"

사정을 똑똑히 전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성의 표시이기도 하다.

오히려 "변명 같은 것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마음대로 생각하고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자기도 모르게 상대에게 폐를 끼치는 경우보다는 오히려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상대를 위한 변명은 설명이 된다

 

현 대리는 엔지니어로서 능력이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 있고 상사도 그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기획과를 사무국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가 편성되었을 때에도

현 대리는 멤버의 일원으로 뽑혔을 뿐만 아니라 담당 업무도 바빠 매일 7,

8시까지 회사에 남아 있는데다가 프로젝트 회의에도 출석해야 했기 때문에

정말이지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사가 현 대리를 불렀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엄한 얼굴을

하고 상사가 말했다.

"자네는 프로젝트 회의에 매번 늦게 출석 한다더군. 중요한 프로젝트인데

그렇게 매일 늦어서 되겠는가"

"매일 늦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일하는 파트에서도 회합이니 뭐니

해서 바쁘기 때문에 몇 번 지각을 했습니다. 프로젝트 쪽에도 폐를 끼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 말을 들은 상사는 점점 기분이 나빠졌다.

이러한 경우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우선 현 대리는 자신의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지 잘 모르고 있다. 원래 프로젝트 회의에는 출석하지 않고 있던

부장은 현 대리가 상습 지각범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프로젝트 회의 멤버 사이에서 나온 말이 부장의 귀에 들어간 것이다.

바쁜 업무를 떠맡은 현 대리가 프로젝트 회의에까지 참석해야 했으니 지각도

피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납득시키려면 상황 설명이 필요했다. 하지만 현

대리는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항상 프로젝트 회의에 참석할 때

'늦었습니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현 대리의

인상을 나쁘게 할 뿐 아니라 늦어진 이유를 다른 멤버들이 알 턱이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비록 회의중이라고는 해도

"늦어서 죄송합니다"

라고 분명하게 말한 다음

"회합이 길어져서 지금에야 왔습니다.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과원들은 아직

계속 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저만 도중에 빠져 나왔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바쁜데 힘드시겠습니다"

라고 위로해 주는 멤버도 나올지 모르며, 상사의 체면도 설 수 있을 것이다.

적극적인 변명은 비지니스의 장에서 오히려 필요 불가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변명은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고 상대한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잠자코 있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다

 

변명만 하는 사람도 문제가 되겠지만, 필요한 변명을 하지 않고 참고 있는

사람은 비지니스의 장에서 그 이상으로 문제가 된다.

잠자코 있어도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라는 일종의 체념적 기분이 침묵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당당하게 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은 결코 나를 알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오해가 커지고 문제는

미해결인 채로 남게 되기 쉽다.

작성한 견적서에 문제가 생겨 상사로부터 지적을 받았다고 하자. 이쪽도

실수를 하기는 했지만 상사의 지시 방법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남 대리는 이벤트 기획에 관한 예산을 내 달라는 지시를 상사로부터 받고, 5

원의 견적서를 작성했다. 그러자 상사는

"이거 계산이 이상하잖아. 도대체 몇 년 이 일을 해 왔는데 이 모양이지?"

라고 불평했다. 그 예산을 산정하는 데는 A, B두 방법이 있었다. 그래서 남

대리는 A방식으로 계산을 했고 상사는 B방식의 계산법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사가 불평을 한 것이었다. 지시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상사한테도

잘못이 있었다. 그런데도 남 대리는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만 하고 물러섰다.

그리고는 B방식으로 계산해서 견적서를 제출했는데 그 상사는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해 주게"라고 호되게 말했다.

지독한 상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남 대리한테도 문제가 있었다.

대리가 진정한 자기 주장을 하는 비지니스맨이라면 묵묵히 있지 말고 다음과

같이 말했어야 했을 것이다.

"제가 확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실수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A방식으로

할지 B방식으로 할지 의문을 품었었는데... 제 마음대로 해석을 내렸던 것이 잘

못이었습니다. 바로 B방식으로 고쳐 작성하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자신의 미흡한 점을 사과하면서도 상사의 잘못된 점을

넌지시 일러 주게 된다. 그렇게 하면 상사도 내 지시 방법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아니, 나도 처음부터 자네한테 분명하게 일러 두었어야 했네"

라고 말해 주었을지 모른다. 그때는 자신이 먼저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라고 사과하면 서로 불쾌해지지 않는다.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라는 관계는 동료만큼 편한 입장이 아니므로 상황의

변화, 생각의 차, 쌍방의 실수 등 이유를 설명해야 될 상황이 좀 더 빈번하다.

이럴 때 잠자코 있어서는 오해를 피할 수도 없고, 사태는 점점 애매해져 버리고

만다.

 

 

곤란한 때일수록 변명은 적극적으로

 

상사는 영업부 1과의 채 대리에게 '어떻게 해서든 그 일은 따내야 한다'라는

말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교섭에 열과 성의를 다했다.

몇 개 회사가 경합하여 치열한 공작을 벌이고 있었지만 조건적으로는 차이가

없었다. 열의, 경영력에 있어서도 결코 다른 회사에 뒤지지 않는다고 채 대리는

스스로 자부하고 있었지만 결국 라이벌 회사 S사한테 지고 말았다.

채 대리는 쇼크도 컸지만 상사한테 뭐라 설명하면 좋을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몇 갑절 더 무거웠다.

상사는 신경질적인 타입이었다. S사한테 졌다는 소리를 들으면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도대체 자네가 한 일이 뭐야!'하고 호통칠 것이 분명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회사로 돌아와, 자리에 앉으니 상사 쪽에서 먼저 말을 걸어

왔다.

"채 대리 기다리고 있었네. 어떻게 되었나?"

채 대리는 체념하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경합 중이던 S사로 결정되었습니다"

"뭐야! S사라구!"

상상했던 결과였다.

"그게, 그쪽에서 태도를 분명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도 좀 더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버텼는데... 물론 우리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새삼 강조했고, 적당한 선까지 이야기가 되어 있었는데 마지막에"

요령 부득이다. 할만치 했지만 소용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패를 후회하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서 이후의 대책을 짜는 것이다.

만약,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이었다면 상사한테 하는 말도 좀 달랐을 것이다.

"S사도 저희 회사도 조건적으로는 차이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막판에 S사한테 참패를 당한 것은 스타트가 늦었기 때문입니다. S사는

즉각 뛰어들었지만 저희 회사는 내부 사정으로 반나절 스타트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문제점을 정리해서 분명하게 설명하면 상상도 일시적인 감정을 가라앉힐 테고

이후의 상황을 대처하는 방안으로 이야기의 초점이 옮겨갈 수 있을 것이다.

변명을 필요로 하는 상황은 흔히 번거로운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의식하면

할수록 과도하게 긴장하여 말을 얼버무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곤란한 상황이면 상황일수록 변명은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변명할 때

다음 세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a.겁내지 말고, b.타아밍을 잘 포착, c.반성점을

간결하게 말하라.

 

 

변명은 무조건 재빨리

 

상사로부터 오늘 안에 마쳐 달라고 부탁을 받은 자료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오후에 다른 일이 생겨 두 시간이나 소비해 버렸다. 맙소사 하며 자리에 앉아

자료 작성에 달려 있을 때는 이미 오후 3. 야근을 해도 제시간 안에 끝마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하는 데까지는 해 보자며 전력을 다해 서류 작성에

몰두했다.

저녁 5시 가까이 되어서 상사로부터

"슬슬 다 되어 가나?"

라는 재촉을 받았다.

"실은 도중에 클레임 처리 건이 끼는 바람에 오늘 안에는 무리일 것

같습니다"

"큰일이군. 어째서 그 이야기를 이제서야 하는 거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만약 3시경에 그 일을 미리 얘기했다면 상사의

반응은 아마 달랐을 것이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태가 예상된다면 예상되는 시점에서 변명을 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 왜냐하면 말할 것도 없이 상사한테 폐를 끼치게 되기 때문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그렇다고는 해도"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황 대리는 연수 계획을 입안하는 연수실에 근무한다.

황 대리는 아이디어맨으로서 책상 위는 항상 책이나 자료, 서류로

지저분하고, 깨끗이 정리되어 있는 적이 없다. 이제까지 같이 생활했던 실장은

그런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이번에 바뀐 실장은 첫날 황 대리에게

면박을 주었다.

"자넨 잘도 늘어 놓는군"

그리고 2주 후에 다시 황 대리의 책상에 와서는

"변함없이 책상 위가 지저분하군. 정리 좀 하게"

라고 분명하게 주의를 주었다. 그 말투가 엄했기 때문에 지난번처럼 대충 웃어

넘길 수가 없었다.

황 대리는

'그렇다고는 해도... 일이 일인만큼 말이죠'

라는 말을 하려다가 순간적으로 그 말을 삼켰다.

"저는 이렇게 해 놓고 일하는 것이 일하는 데 더 편합니다.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거든요. 시험해 보시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실장은 쓴웃음을 지었다. 변명도 이 정도로 밝게 할 수 있으면

상대의 기세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사과할 때는 "하지만..."을 뺀다

일의 경위나 문제의 배경을 설명할 때

"변명을 듣자는 게 아니야"

라고 떨떠름한 얼굴을 하는 상사가 있다. 이 말을 들은 부하는 쇼크를 받아 그

이후로는 변명이나 하는 인간처럼 인식되는 것이 싫어 필요한 설명까지

게을리 하고, 점점 자신의 색깔만 고집해 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상사의 이러한 태도는 자신을 다루기 힘든 완고한 부하나 존재가 불분명한

부하로 만들어 버릴 뿐이다.

인간은 누구나 무의식 중에 자신을 지키려고 하는 방어 본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은 변명을 할 생각이 아니었어도 상대방은 그것을 변명으로 인식할 수

있음을 우선 이해하라.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상대방이 약간이라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으면

얼버무리지 말고 떳떳하게 사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그대로 입니다만', '조금 늦어질 거라고는 예상하고 있었습니다만'처럼

''을 연발하는 사람이 있다. ''에는 그 뒤에 또 다른 변명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대로 입니다', '조금 늦어질 거라고는 예상했습니다' 여기에서

일단 말을 끊고 '죄송합니다'를 이어 말한다. 그렇게 되면 대화가 산뜻하다.

이야기에 몰두하고 있는 중에 '변명은 듣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들었다면

잠자코 있지 말고 즉석에서 분명하게 사과하는 것이 좋다. 그런 후 필요한

설명을 더하면 상사도 태도를 바꾸게 된다.

나중에 오해했다는 것을 상사가 알게 되면 자신이 상대방의 말을 좀더

주의 깊게 듣지 않았음을 반성할 것이다. 만약 상사가 이후에도 같은 태도를

보인다면 그때야말로 정식으로 불평을 말해야 할 것이다.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은 자신한테 구애되는 마음을 떨쳐 내는 자세이다. 납득할

수 없을 때, 상사에게 당당한 것은 용기 있는 자세이고, 때에 따라서는 필요한

행동이다.

앞으로는 비지니스에 있어서도 외국인과의 교섭이 늘게 될 것이다. 자기의

생각을 주장하고, 자신이 처한 사정을 적극적으로 이해 받으려 하는 태도는 부디

익혀 두기 바란다.@ff

3. 대화가 곤란한 상사와는 이렇게

 

 

반론을 싫어하는 상사한테 어떻게 반론을 제기하나

 

일에 대한 분석이 정확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면에 있어서는 신뢰가

두터운 과장이 해외 조사를 위해 부하 한 명을 파견한다고 말했다.

송 계장은 과장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듣고, 매상 신장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해외 파견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한 사람이 줄면 노동량이 눈에

띠게 과중 되기 때문이었다. 정확한 판단을 한다고 정평이 나 있는 과장으로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미스라고 생각했다.

송 계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외 파견은 시기를 늦추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자신 만만한 과장이 일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부하의 반론에는 맹렬하게 반발할 것임에

틀림없었고 자칫 커다란 응어리를 남기게 될지도 모른다. 언젠가도 한번 반론을

폈다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라고 무조건 무시당했던 기억이 송 계장에게는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송 계장이 솔직하게 사과를 함으로써 별일 없이 끝났다. 하지만 이번은

분명히 달랐다. 송 계장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라고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반론이 어렵게 생각되었다.

송 계장은 과장이 현명한 장수라면 여러 가지 의견 충돌이 있어도

최종적으로는 올바른 의견을 채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송 계장은 다음날 작심하고 반론을 시도했다.

"과장님, 해외 파견 건입니다만"

송 계장은 저자세로 말을 꺼냈다.

"아아, 한 가지 부탁하지. 슬슬 사람을 뽑아야 할 것 같거든"

"아니, 그것은..."

"그런데 말이야"

이런 식으로 송 계장은 몇 번이고 말을 제지당했다. 그러나 송 계장은 자신의

생각을 차분하게 몇 번이고 반복해서 설명했다. 송 계장이 작심을 하고 반론하기

때문인지 과장의 주장에는 평소의 박력이 결여되어 있었다. 마지막에는

"어쨌거나 이 건은 부장님의 양해도 얻어 놓았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입을 다물어 버렸다. 더 이상 밀어붙일 수 없다고 판단한

송 계장은

"알겠습니다" 하고 깨끗이 물러났다. 그런데 다음날 과장이

"송 계장, 그 해외 파견 건은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네"라고 하면서 살짝 웃는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건에 관해서 과장도 내심 망설이고 있었던 것이다.

계장이 조리 있게 반론을 펴는 것을 듣고 오히려 찝찝하던 과장의 기분이

개운해진 셈이 된 것이다. 송 계장의 반론은 100%효과를 보았다.

뛰어난 상사는 부하의 반론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올바른

의견이라면 듣는 귀도 가지고 있는 것이 현명한 상사의 특징이다. 반론을

싫어한다고 꺼릴 것이 아니라 상사를 존중하면서 조리 있게 반론을 펴고, 최후

결과는 상사한테 맡기는 것 그것이 비지니스맨의 프로 정신이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될 것은 그 자리에서 번복을 재촉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점이다. 프라이드가 높은 상사일수록 그럴 때 완고해지기 쉽다. 의견을

이야기하게 하기보다는 목적을 잃은 논쟁이 되기 쉽다. 물론 체면도 서지 않게

된다.

그러한 의미로는 송 계장처럼 적절한 때에 물러서는 것이 최고이다. 과장은

부하가 의지를 가지고 조리 있게 말한다고 느꼈기 때문에 납득한 것이다.

 

 

반론을 즉시 받아들이는 상사야말로 요주의

 

부하의 반론을 즉시 받아들이는 상사도 있는데 이 경우 오히려 주의가

필요하다. 얼핏 생각하면 이해심 넓은 상사로 해석될 것 같지만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을 경우

"그러니까 내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나?"

라며 책임을 부하에게 뒤집어씌우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보다

웃상사에게 '송 계장의 말로는'이라고 보고하고 부결되면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이라고 말하면서 슬쩍 빠져 나오는 타입이 많다.

 

 

체면을 중시하는 상사한테는 체면을 세워 주는 말을

 

부하로부터 반론이나 이의를 받으면 금세 감정이 상해 뚱해지는 상사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체면만을 중시하는 타입이다. 처음부터 반론을 하면 부하 직원은

틀림없이 보복을 당한다.

조씨는 판매 제2과의 과장이다. 2과는 서울 서북부를 담당하고 있는데,

작년부터 매상이 침체 상태에 빠져 남동부 지역을 맡고 있는 1과에게 크게

뒤지고 있었다. 조 과장으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매상을 올리고 싶지만 영업

사원이 부족한 상태였다. 부하들은 일은 잘 해 주고 있지만 좀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부하가 한 사람 있었으면 하는 참이다.

어느 날, 부장으로부터 소집이 있어서 판매 회의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부장은 2과의 매상을 올리기 위해 '전원이 한마음이 되어서',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라는 근성론을 제시하였는데 그것은 추상적이기만 한

해결책이었다. 조 과장은 구체적인 안을 원했다.

"여러 가지로 말씀해 주셨습니다만, 적은 인원으로 모두 애쓰고 있습니다.

지금 매상을 올리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증원입니다. 1과쪽은

저희보다 두 명이나 많기 때문에..."

조 과장의 반론에 부장의 얼굴이 그게 굳어졌다.

"사람은 항상 필요하지. 좀더 노력할 수 없겠나? 나는 2과의 침체를 어떻게든

해야겠기에 하는 말인데"

"그러자면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베테랑이 한 사람 더 있으면 '매상을

신장시켜라, 신장시켜라'해도 지금 이대로는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부족해서 일을 할 수 없다니 말이 되야 말이지"

부장은 목청을 돋구며 조 과장을 노려보았다. 1과장은 팔짱을 낀 채 모르는

척하고 있을 뿐이다.

조 과장은 솜씨가 좋은 영업맨으로서 이른바 수완가이다. 그러나 과장은

직선적이었고 이 경우 부장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부장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반론을 당하게 되면 체면이 상한다고 느끼고 즉시 노여움을 나타내는

타입이었다. 이러한 때에는 다음과 간은 방식으로 대처해야 한다.

"부장님께 여러 가지로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저희들도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말씀대로 매상이 침체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았는데 그 점을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라고 미리 양해를 구한 뒤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말할 때는 a.상대의 의견에

우선 찬성의 뜻을 표시하고, b.그 뒤에 가능한 한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말을 골라 하는 것은 결코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상대방에게 적절한 말을

골라 하면 오히려 상대한테는 '내 체면이 세워지고 있다'라고 느껴질 수 있다.

동석하고 있던 1과의 과장 앞에서 '두 사람이나 많다'라고 말한 것은 과장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도 있는 말이었다. 책임 회피라고 반격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사한테 의견을 말할 때에는 어떠한 경우이건 '부장이 말씀하시는

것은 잘 알겠습니다만'이라고 상대의 체면을 세워 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나는 지금 잘난 척하고 있지는 않은가

 

옳은 말을 듣고도 바로 노여움을 드러내는 상사에게는 가능한 한 그 자리에서

반론하지 않도록 한다. 부여된 업무에 불만이 있더라도 일단은 이르는 대로 일을

해 두고, 어느 정도 일을 끝마쳤을 때 상담을 하러 간다. 그 때,

"과장님의 지시에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라고 예기해서는 안 된다. 이때는 우선 저자세로

"이 정도는 제 쪽에서 사전에 먼저 신경을 써 두었어야 했었습니다"

라고 일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고 사과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서 상사의

지시를 실행에 옮겼을 경우에 안 좋은 결과를 차분하게 설명한다. 먼저 숙이고

들어갔기 때문에 상사도 듣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상사한테는 장으로서의 긍지가 있다. 반론을 싫어하는 타입은 이 의식이 특히

강하다. 부하로서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해 두지 않으면 반발만을 초래하게 될

뿐이다.

그런데 부하도 몇 명 생기고 베테랑이 되면 자신 만만해져서 상사에게

"우리 부장님도 잘 모르시는 모양이야"

라는 감정을 가질 때가 있다. 어느 틈에 교만한 태도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게 되고, 상대의 의견을 솔직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바로

당신이 거부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론하는 경우는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여유를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주장에도 잘못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벼락 상사에게 첫마디는

 

총무과의 일은 아침이 분주한데 전화 벨이 울렸다. 수화기를 드니

공장장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 돌연 호통 소리가 들려 왔다.

"누구야?"

", X X 입니다"

"2 공장의 안전등이 더럽더군!"

"그렇습니까?"

"그렇습니까라니. 안전등 관리는 총무과 담당이 아닌가? 깨끗이 해 두도록"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좋을 일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일방적으로 퍼부어 대기

때문에 한마디도 답할 수 없었다.

차 대리는 다른 부서 과장한테는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이야기했었고, 또한

그들도 차 대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었는데, 공장장은 안하 무인격이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럴 때는 선수를 치는 것이 현명하다.

전화벨이 울린다.

"안녕하십니까? X X 입니다"

이때 목소리는 당당하고 떳떳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상대방은 위압감을 느낄

수 있다.

"2 공장의 안전등이 더러워져 있네"

"죄송합니다. 지금 당장 깨끗이 해 놓겠습니다"

"그럼 가능한 한 빨리 부탁하지"

자신감과 당당함은 대화의 내용을 이렇게 바꾸어 놓을 수가 있다.

일방적으로 혼자서만 떠들어 대는 상사가 있으면 사람들은 대부분 금세

위축된다. 또한 주춤거리고 있으면 손도 발도 쓸 수 없게 되기 쉽다.

이때는 '무얼 하고 있는 거야!'라고 호통을 치기 전에 '미안합니다'라고

선수를 쳐서 사과해 버린다. 그렇게 되면 상사는 태도를 부드럽게 하고 이쪽

이야기를 들으려 할 것이다.

선수를 쳐서 말하는 한마디는 심리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충동적인 제안을 하는 상사가 있으면 시간을 끌라

 

어떤 책을 읽은 후 '이것은 좋다', '이렇게 해 봐'라고 부하에게 강요하는

상사가 있다. 그러나 상사가 말하는 내용이 타당하더라도 회사 실정에 맞지 않는

경우에는 부하라 하더라도 반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 반론에 '알았다'라며 긍정하지 않고 반대로 '꼭 해보라'며 더욱

적극적으로 미는 상사가 있다.

이런 타입의 상사는 넌더리도 내지 않고 바로 다른 생각을 들고 나온다.

이러한 경우에서는 논리적으로 반론을 펴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이다. 우선 네,

네라고 긍정을 하며 들어 두고, 그리고 나서 내팽쳐 둔다. 재촉 받으면 '좀 더

시간을 주십시오'라고 시간을 끈다. 이러한 상사는 시간이 지나면 열의가

식어서 자신이 지시한 것을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진언에는 시간과 때의 조건을 살린다

 

적극적으로 진언해서 상사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일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서 하는 것이다. 진언으로 일을 만들고, 타이밍을 잘

포착해서 상사에게 진언하는 사람은 순식간에 두각을 나타낸다.

그런데 단순한 생각이 아니고, 충분히 조사를 한 뒤에 제안하는 것인데도

설명을 반도 듣지 않고는 '지금, 바쁘니까'라며 말을 끊어 버리는 상사가 있다.

'알았다'고 해 놓고는 그 후 이야기에 대한 아무런 말이 없는 상사도 있다.

여기서 비지니스맨이 주의해야 할 사항은 내용은 좋아도, 그리고 아무리

열심이어도 상사에 대한 배려가 결여되어 있는 진언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어

버리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회사에 플러스가 된다, 자신은 열심히 진언하고 있다, 라는 의식이 너무

강하면 상대를 무시하고 독불 장군식 태도를 취하기가 쉽다.

그래서 진언 방법으로써 우선 첫째로 시간을 생각해야 한다. 마감 시간에

쫓기며 리포트를 작성 중인 상사한테 귀찮은 진언을 하는 것은 정말이지

어리석음의 극치이다.

또한 전무와 부장이 무슨 사정이 있는 듯이 걱정스럽게 소곤소곤 이야기하고

있을 때에는 진언을 해 보아야 건성으로 들을 수밖에 없다. 진지하게 정말로

듣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재촉 받아도 '나는 모른다'라고 밖에 대답할 수 없다.

단지 '알았다'일 뿐만이 아니라 '과연', '재미있군', '확실히 필요한 일이야'

라고까지 찬성의 말을 해 주기 때문에 OK가 틀림없다고 판단하고 착수 준비를

시작한다. 나중에는 상사의 GO사인을 기다릴 뿐. 그런데 막상 중요한 사인이

나오지 않는다. 기다리다 지쳐 재촉하니 상사는 까맣게 모르는 척,

"나는 모르네"

스스로 자신의 귀를 의심하고 싶어지는 일이다. 그런 바보스러운 일이 어디

있나 싶어도 이미 쏟아진 물이다.

진언을 잘 하는 사람은 상사가 어떤 타입인지를 간파한 뒤, 진언의 장에 대해

궁리한다. 이것이 둘째 원칙. 책임 회피형 상사는 여하튼 부하한테 그

자리에서만 좋은 얼굴을 한다. 그리고는 막상은 '나는 모르는 일이야'라며

피한다.

따라서 동료, 후배를 함께 진언시에 참석시키든지, 주위 사람한테 들리도록

'OK시죠?'라고 못을 박는다. 나중에 모른다고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진언을 할 때에는 유리한 장을 조성하려 노력해야 한다.

 

 

"책임은 자네가 질 건가"라는 말에는 사과하는 것이 상책

 

단도 직입적으로 진언하는 것은 좋지만 진언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상대를

비난하려 기를 쓰는 사원이 있다.

상사도 사람이다. 너무 찍소리도 못하게 밀어붙이면 상사는 금세 울컥한다.

"그렇다면 자네가 알아서 하게. 그 대신 책임은 자네가 지는 거야"

라는 식으로 상사가 말한다. 이 때

".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라고 대답하면 오는 말에 가는 말이 되어 결국 싸움이나 마찬가지가 되고 만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자네가 알아서 하라는 것은 결국 승낙의 표시이다. 그러므로 상사의 태도,

표정을 통해서 찬성의 기분이 파악되면 잠시 틈을 두었다가

"어떻습니까?"

하고 재촉한다. 만일

"그럼, 자네가 알아서 하게"

라고 말하면

"죄송합니다"

라고 하면서 꼬리를 내려 버린다. 깨끗이, 그리고 선선히 피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아니 아니, 그런 말이 아니네"

라고 오히려 태도를 바꾸는 상사도 있을 것이고

"자네도 어쩔 수 없군"

이라며 OK사인을 보내는 상사도 많을 것이다.

 

 

성질이 급한 상사가 호통을 치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품의서를 가지고 설명을 하러 들어가면

"말하고 자 하는 요지가 대체 뭐야!"라고 소리부터 지르는 상사가 있다.

말 붙일 여지가 없는 것이다.

상사의 태도에 기가 죽어

"결국은 말입니다"라고 말을 시작하려 하면 또 다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고 묻고 있잖아"라며 성화를 부린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지 않거나,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반응이

없다는 이유로 상사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면 그 원인의 대부분은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 현명하다.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강박관념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아, 자신의 화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간과하기 쉽기 때문이다.

능력이 있는 상사일수록 부하의 장황스러운 말, 요령 부득의 말에 초조함을

느낀다. 게다가 상사는 연달아 일어나는 문제를 단시간에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치에 있다. 진척이 잘 안 되는 부하의 이야기를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라고 일축해 버리고 싶어질 것이다.

부하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는 것은 이것도 자신의 업무의 하나라고

체념하고 있다고 생각하라. 대개는 상사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외침을

마음속으로 수십 번도 더 부르짖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우선 자신의 화술을 되돌아 보라. 보고는 결론을 명확하게, 경과를

간결하게 설명해야 한다. 제안을 하고자 한다면 무엇을 위한, 무엇에 관한

제안인가를 한마디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서두가 긴 것은 금물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논점과 그 근거를 명쾌하게 이야기한다. 이때 상사의 성격과

심리 상태를 고려하는 것도 잊지 마라.

이쪽이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상사의 반응을 머리 속에 잘 새겨 두면 다음에

이야기할 때 도움이 된다. 이러한 태도로 견지한다면 '그의 이야기는 포인트가

있어', '그는 머리가 좋아'라는 평판을 자연스럽게 얻게 될 것이다.

 

 

결론을 내지 않는 상사에게는 시간을 두고 설득한다

 

입사 8년째인 한 대리는 직속 상관인 과장의 성격 때문에 의욕을 잃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진언하면 과장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대신 '부장님은 뭐라

하시겠나?'라고 말하면서 문제를 회피해 버리기 때문이었다. 한 대리는 부장님을

운운하는 그런 과장의 성격 때문에 이내 의지가 약해지고 말았다. 그럴 때마다 한

대리는 아예 직속 부장에게 직접 결재를 받을까 하는 생각이 치밀어 올랐다.

한 대리는 현재의 제품 출하 방식에 몇 가지 난점이 있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제안을 작성해 내용을 최종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새로운 방식에 의한 장점이 다섯 가지나 보장되었다. 한 대리는

통계적이니 만큼 이번에는 무난히 과장의 양해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과장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과장은 두세 가지 질문을 한 뒤, 팔짱을 끼고 말했다.

", 부장님이 무어라 하실지"

정말이지 한 대리도 치미는 화를 참을 수 없어서 이렇게 말했다.

"말이 안 됩니다. 부장님이야 OKNO, 그전에 우선 과장님이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OK이라면 부장님을 설득하는 것이 과장님의 일이 아닙니까? 과장님은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네는 조직 사회를 잘 몰라"

"그래서요"

"아 좋아, 어쨌든 이 안은 내가 맡을 테니까"

"그러나..."

한 대리는 말을 계속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이 이상 계속하다가는 싸움이 되어

버릴 것 같았다. 본인의 의사는 아니지만 물러나기로 했다.

자신의 상사를 끌고 들어가되, 도가 지나치면 부하의 신뢰를 잃기 쉽다는 것을

한 대리는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 대리의 응대는 너무 단순했다. 입사 8년째라면 이미 베테랑이다.

회사 사람들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파악이 되어 있을 시기이다. 상사에게

'부장님이 어떻게 생각하실지'라고 문제를 회피하는 버릇이 있다면 그 배경에

어떠한 것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연차라는 이야기다.

'부장님을 설득하는 것은 과장님의 일입니다'라고 하는 말은 이치상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러한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지의 출하 방식은 부장이 리더를 맡고 있었던 옛날 프로젝트 팀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부장은 출하 방식을 바꿀 생각이 없을 것이며, 자존심이 센

부장인지라 '지금의 방식에 문제가 많다'라는 식으로 대뜸 치고 들어오면

즉석에서 퇴짜를 맞을 확률이 많다.

이러한 상사 밑에 있는 과장인지라 정신적인 어려움이 많음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면 뚱해 있는 과장에게 한 대리가 책임을 떠맡기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시간을 두고 한번 더 과장에게 접근하는

것이 상책이다.

"아까는 실례했었습니다"

우선은 이렇게 가볍게 사과해 두는 것이다. 그리고

"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라고 타진해 본다. 별다른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부장에게 슬쩍 알아볼 수도

있는 일이다.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는 품의서나 회의를 할 필요가 있는 제안은 시간을 들여

주위의 반응을 충분히 파악한 후 과장, 경우에 따라서는 부장을 설득해 가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이 때 설득에는 충분한 납득이 동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심리학자는 인간은 이치에 맞으면 납득을 한다고 하였다. 이 말을

뒤집어서 생각하면 납득을 하면 그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과연'은 기분 문제인 것이다.

 

 

언제나 일을 시키기만 하는 상사에게 어떻게 거절하나

 

입사 3년째로 자신의 담당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김상범은 계장한테

블만을 품고 있었다. 계장이 하루에 한 번 심한 경우에는 네 번 정도 김상범이

일하고 있는 상황은 상관없이 '이것 좀 해 주게', '저것 좀 하지'라며 다른 일을

시키는 것이다.

유명 대학을 졸업했고, 머리가 트인 고급 관리직을 자임하고 있는 계장이었다.

샤프하고 일도 민첩하게 하는 타입이지만 사람을 다루는 것이 거칠어서 그 과

사람들은 계장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김상범은 맡겨진 일을 해내기에도 바빠, 때때로 야근을 해야만 했다. 자기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서 일을 추진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일을

시키거나 하면 자신의 일은 지장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계장은

김상범의 사정 따위는 무시하고 빨리 하라든가, 급하다든가 하며 마구잡이로

시켜 대는 것이었다. 상사가 시킨다고 해서 상사가 시킨 사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에 김상범은 크게 불만이었다. 그런 맺힌 감정이 아직 풀려 있지 않은

상태에서 또 계장이 김상범을 찾았다. 그리고 다른 때와 같은 식으로 말했다.

"이거 아주 급한 건데, 일람표를 좀 만들어 주게"

김상범은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지금 당장 말입니까?"

"그래, 지금이야"

부하의 사정 따위는 무시하는 자기 멋대로의 상사에게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이때는

'지금이다'라는 말을 들은 순간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라.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일람표를 작성해서 계장한테 가지고 간다.

"이거 아주 빠르군. 고맙네"

계장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 이렇게 덧붙여 말한다.

"마침 타이밍이 잘 맞아서 잠시 짬이 났거든요. 손이 비어 있을 때에는 기꺼이

돕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제 일로 쫓기고 있을 때가 있으니까 그 때에는

시간적인 여유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을 해도 이러한 성격의 계장은 다음날이 되면 부하 직원의 말을

까맣게 잊고 또 부탁하러 올 것이다. 그 때에는

"죄송합니다. 지금 제가 하던 일에서 손을 뗄 수가 없는데, 오후에도

상관없습니까?"

라고 분명하게 말하면 된다. 더욱이 '전날에도 말씀드렸듯이'라며 말을 끊으면

계장도 그 전날에 한 말을 기억해 낼 것임에 틀림없다.

한 가지 더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손이 비어 있을 때는 상사, 선배의 부탁에

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탁을 받을 때 귀찮은 얼굴을 하면 마침내는 자신의

부탁도 들어 주지 않게 되고 만다.

바쁜 때 갑자기 일을 시켜 오는 상사에게는 구분을 두어 지금은 무리라고 하는

사정을 분명하게 전할 필요가 있다. 마지 못해 계속 떠맡고 있기 때문에 짜증이

먼저 나는 것이다.

입사 3년째는 그 정도의 상황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좋은 시기이다.

 

 

길어진 상사의 이야기는 이렇게 자른다

 

이야기가 긴 상사, 떠들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 상사를 일일이 상대해 주고

있다 보면 끝없이 떠들어서 스스로 피로해지는 경우가 있다.

도씨의 경우가 그 예에 해당된다.

'부장한테는 질렸다구'

도씨는 부장한테 붙잡힐 때마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해결을 위한 좋은 방법이

발견되지 않았다. 도씨는 일을 척척 처리하고, 적극적인 면이 있는 반면, 마음이

좋아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 때문에 부장의 길디 길은 이야기를 매번

들어야 하는 지경에 빠지는 것이다.

오늘도 지나치다가 불리워져서

"이봐, 자네 좀 앉지"

라고 하기에 도씨는 껄끄러운 감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부장은 정년을 앞두고 있지만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고 아직도 원기가

왕성하였다. 40대에 비서 부장을 역임한 바 있어 그 때의 수많은 에피소드가 늘

자랑이다. 재계인의 이야기, 현재 회장에 대한 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면 멈추지 않았다. 또 그 에피소드에는 반드시 교훈이 있었다.

그 가운데는 흥미 깊게 전개되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시간은 10, 20분은 보통이고, 때에 따라서는 30분을 넘길 때도 있었다.

하나 곤역인 것은 같은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이야기는 전에도 들었습니다'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게다가 오늘 도씨는 오후부터 봄맞이 안전대책회의에 필요한 자료

정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더더욱 화가 났다.

같은 이야기를 몇 번이고 꺼내서 길게 늘어 놓는 사람은 내심으로는 상대의

괴로움을 의식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면 계속하고 싶다고 하는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게 된다.

이럴 때는 분명하게 자신의 의지를 이야기하라. 요는 타이밍이다.

아무리 긴 이야기에도 한숨을 돌릴 부분이 있다. 그러면 그쯤에서 재빨리

한마디한다.

"죄송합니다. 급한 용무가 있어서, 또 다음에"

그리고는 작심하고 일어서 버려라.

또 한 가지 방법은 상대의 이야기를 요약해서 나타내 버리는 것이다.

이쪽에도 용건이 있는 경우

"잘 알겠습니다. 이러이러한 이야기군요. 그런데 부장님, 그건

말입니다만..."

이라는 식으로 해서 화제를 바꿔 버린다. 그리고 용건이 끝나면

"고맙습니다. 좀 급한 일이 있어서..."

라고 이야기를 자른다. 이것도 틈을 두지 말고 재빠르게 할 필요가 있다.

순간이라도 지체되면 다시 이야기가 길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 미리 후배에게

"부산 지점으로부터 장거리 전화가 와 있습니다"

라는 식으로 트릭을 짜 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길게 늘어 놓는 상사를 까닭 없이 싫어하거나 경원하는 것은

어떨까? 바쁠 때에는 단호히 자를 필요가 있지만 여유가 있을 때에는 상대해

주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상대해 주기로 했다면 "시시한 이야기이다" "또 그

이야기"라고 발뺌하려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그건 시간 낭비일 뿐이다.

이때는 호기심을 가지고 들어야 한다.

 

 

능글맞은 상사에 대처하는 법

 

강 대리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부탁 받은 일은 잔업을 해서라도

기일까지 반드시 끝내는 사람이다. 그는 손이 비어 있어도 수다를 떨거나 하지

않고 즉시 다음 일에 착수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과장은 강 대리와는 정반대이다. 그는 강 대리가 부탁한 일을 잊기가

일쑤이고

"아아 그거, 지금 검토 중이야. 조금만 더 기다려 주게"

라고 하면서 모든 면에 걸쳐서 장단을 잘 맞춘다. 여기저기 잘도 돌아다녀

하루의 반은 늘 자리에 없었다. 가끔 자리에 앉아 있기는 해도 언제나 누군가와

수다를 떨고 있다. 그런데도 어떻게 된 일인지 부장한테는 높은 점수를 따고 있고

주위의 평판도 좋았다. 오로지 성실하기만 한 강 대리로서는 이러한 과장의

평가가 이해될 리가 없었다.

강 대리가 기일이 촉박한 일을 떠 안고 한창 바쁘게 일을 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과장이

"정말, 열심이군. 자네만 믿네"

가고 말하며 어깨를 툭툭 친다. 강 대리는 '입으로만'이라는 생각이 들어 문득

울컥해지는 것을 느꼈다.

능글맞은 사람들은 대개 '적당히 맞장구를 잘 치는 사람', '무책임하게

영합하는 사람', '신이 나서 가볍게 입을 놀리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겉치레의 말을 잘 해서 남을 치켜 세우기 때문에 무책임하고

신용할 수 없는 사람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붙임성이 좋고, 말도 달변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좋은 점수를 따기 쉽다.

이러한 타입의 상사에게서 '자네만 믿네'라는 소리를 들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a.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협력한다.

b.싫은 얼굴로 해서 반발하고 있다는 것을 상대한테 알린다.

c.이쪽도 적당히 장단을 맞춘다.

ab는 올바른 대응이라고 할 수 없다. a의 경우라면, 주위의 동료, 부하들이

당신을 얕잡아 볼 수 있다.

b는 이러한 상사를 깔볼 수 있을 정도의 배짱과 업무 실력을 갖고 있을

경우에만 유용한 대응 방식이다. 어설픈 실력으로 반발하고 노골적으로 싫은

얼굴을 해서는 머지않아 상사에게 발목을 잡히게 된다. 이러한 상사는 내심으로

반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표면적으로는 장단을 잘 맞추다가 그가 주의로부터

유리되도록 서서히 공작을 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정답은 c의 경우이다. 결국, '그대로 받아들여서 신나는 척한다'는 것이다.

느물느물한 상대에게는 그와 똑같이 상대하라.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고 답해서 상대를 기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타입의 상사가 가진 '처세술',

'재빠른 변신술'을 배울 것. 흉내낼 필요는 없더라도 알아 두면 자신한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여기니까 하는 말이지만"에는 다섯 가지 패턴이 있다

 

홍 대리는 점심 시간에 과장과 둘이서 차를 마시게 되었다. 해야 할 업무상의

이야기는 없었지만 과장도 상대가 없었고, 홍 대리도 동료와 같이 식사하러 나갈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었다.

가벼운 잡담을 나누고 있던 과장이

"그래, 그래. 여기니까 하는 말이지만..."

이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과장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홍 대리한테만 살짝 하는

말이라는 분위기의 얼굴 표정을 보였다.

홍 대리는 과장의 말에 설마 하며 혀를 찼다. 전날 술자리에서도 과장은

'여기니까 말인데'라고 서론을 달은 뒤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최근 김 대리가 너무 제멋대로야. 부장이 화를 내더라구. 그 사람 인간성에

문제가 너무 많은 것 같지 않나"

홍 대리는 이 말에 '그런 일은 저와는 관계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싶은

걸 억누르느라 애를 먹었다. 어째서 김 대리에게 직접 얘기하지 않는 것인지 홍

대리는 너무나 불쾌했다.

그런데 또 다시 오늘 과장의 '여기니까 하는 말인데'를 상대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홍 대리는 진저리다 일어났다. 급한 볼일이라도 생각난 척하고 이

자리를 떠날까 아니면 말을 가로막을까, 홍 대리는 망설였다.

'여기니까 하는 말'을 꺼내는 상사는 다음 다섯 가지 중 한 가지는 꼭 갖고

있는 사람이다.

a.자신의 이야기에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서 습관적으로 '여기니까 하는 말'

이라고 말해 보이는 성격. 주로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다. 동료들

가운데도 이런 타입의 유형이 많은데 '여기니까 하는 말'에는 일일이 상대해 줄

필요는 없다.

이때는 '다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이라고 가능한 한 빨리 화제를 바꾸어

버리는 것도 현명한 대처 방안이다.

b.남에 대한 불만이 많고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금세 화를 내는

성격. 이런 사람들은 불만을 본인한테 직접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붙잡고 '여기니까 하는 말이지만'이라고 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을 털어

놓는다. 이런 타입은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평소의 말투도 시원스럽지가 않으며

생각이나 태도가 분명치 않다. 이런 타입의 성격이 상사라면

"이런 말씀을 하시고 싶은 것입니까?"

라고 하여 남을 욕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불만을 대변해 본다.

그래도 변함없이 태도가 불분명하다면 입을 다물라. 그러면 상사도 마침내는

포기할 것이다. 어쨌거나 까탈스러운 사람이니까 조급하게 굴지 말고 깊이

개입하지도 말며, 또한 최소한의 접촉만 하도록 하라.

c.'여기니까 하는 말'은 결코 여기만이어서는 안 되는 말이 분명하다. 오히려

남에게 퍼뜨려 주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쓰는 말일 확률이 크다. 그렇지 않더라도

남의 소문, 평가는 전달 속도가 빠르다. 부하가 이야기를 퍼뜨려 주었으면 하는

것이 목적인 경우에도 이런 식의 표현을 한다. 이때 상사는 '자네를 신용해서

이야기하는 건데...'라고 말함으로써 자신이 상대의 아군인 척한다. 만약

소문이 퍼지면 이런 타입의 상사는

"자네가 소문을 낸 거 아니야?"

라고 추궁해 온다. 이런 경우에는

"저는 수다쟁이입니다. 들은 것을 품어 두지 못하고 즉시 남에게 전하는 나쁜

버릇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렇게 말씀하시면 자신이 없습니다"

라고 얘기하는 배짱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상사도 말을 멈춰 버릴 수밖에

없다.

d.동료나 후배에 대한 평판을 묻기 위해 이런 식의 대화를 유도하는 상사도

있다.

상사로부터 후배인 사람의 업무 처리가 어떤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지시 받은 일은 잘 하지만 스스로 달라붙는 적극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상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의도적으로 질문했던

것이다.

상사의 의도는 그가 후배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동료의 업무 처리나 인간성에 관해서 질문을 받으면 우선 상사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라. 상사의 의도에 덫이 감지되면 의견을 물어 와도

얼버무리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협력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보자.

부하 권씨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낀 김 과장은 원인을 파악할 수가 없어

해결책을 찾고 있었다. 권씨한테 직접 물어도 대답할 것 같지 않아 김 과장은

권씨와 친한 당신에게 그 원인을 물었다고 하자. 이 경우에는 '여기니까 하는

말이지만'의 말에 구애 받기 보다는 중시하여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고,

상사에게 협력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시험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동료, 후배에 대해 당신이 알고 있는 특별한 정보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상사가 그것을 질문해 오는 경우가 있다. 자신만이 알고 있는 어떤 진실이

있다면 그것을 이야기하고 싶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동료, 후배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라면 결단코 떠들어서는 안 된다.

이때는 '제 쪽에서 묻고 싶습니다'하고 피해 둔다. 계속 추궁 당해도 태도를

바꾸면 안 된다.

 

 

"자네는 장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의 본심은 무엇인가

 

"자네는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부장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하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당신이 신입 사원이나 입사한지 2, 3년밖에 안 된 비지니스맨이라면 아마도

"여러 가지를 경험해 본 뒤 자신의 방향을 정하고 싶습니다"

라는 식의 대답을 할 것이다.

그러나 경력이 10년쯤 된 베테랑이라면 부장의 질문에 어떠한 의도가 깔려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대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흔히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당신에게 불만을 표명하기 위해서 말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둘째, 분발을 재촉하고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미 10년이나 되었으니 슬슬

분명한 방향을 내세우는 것이 어떤가? 주어진 일은 잘 하지만 '이렇게 하고

싶다', '저렇게 하고 싶다'라고 하는 자신의 생각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힘을

좀 내라고 독려하는 경우이다.

셋째로 이동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계기이다.

상사가 이미 그를 이동시키려고 결심했지만 일단 생각이나 희망을 들어 보고

나서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고 있는 경우이다.

어느 경우이건 입사 10년째의 베테랑이 이러한 질문을 받았다면 적신호라

생각하고 긴장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적절한 대처 문구가 있다.

"실은 저 자신도 지금의 자신한테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만 무엇이

문제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지금의 위치에서 좀더 좋은

성과를 올리고 싶습니다만, 느끼시는 바를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선 가르침을 구하고, 자신을 계발하려 하는 자신의 의욕을 드러내라. 상사가

말하고 있는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도 성급하게 결론을 내어서는 안

된다.

 

 

팔짱을 낀 채 남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는 않은가

 

최 과장은 일도 잘하고, 자신 만만하며 경쟁심이 강하다. 부하에 대해서는

물론 상사에게도 자신이 생각한 것을 분명하게 말하는 타입이었다.

그 최 과장이 새로 바뀐 부장에게 주의를 받았다. 회의석상에서 눈을 감고,

팔짱을 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별것도 아닌 것에 불평한다고 생각한 최 과장은

승복하기 어려웠다.

"자네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되네. 적어도 남이 이야기를 할 때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채 듣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거만을 떤다고 오해를 사기 쉽네"

이렇게 말하는 부장에게 최 과장은 이렇게 대꾸했다.

"저는 무슨 말이건 똑똑히 듣고 있습니다. 그것만은 자신이 있습니다"

"자네 정도라면 내가 무슨 의도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네. 앞으로는 주의를 주는 일이 없을 테니 조심하게"

미소지으며 타이르는 부장의 말에 최 과장도 말문이 막혔다.

그러나 기껏해야 팔짱을 끼고 부하의 보고를 듣는 태도를 가지고 새로운

부장에게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최 과장은 납득할 수 없었다.

당신이 최 과장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대개의 경우, 상대가 눈앞에 있다. 결국 듣는

사람의 태도, 자세는 이야기하는 사람의 시각에 강한 영향을 주는 것이다.

팔짱을 끼고 듣는 자세는 이야기하는 사람의 시각에 마이너스 영향을 끼친다.

팔짱을 끼거나 눈을 감고 듣는 것이 '듣기 쉽다', '주의력을 집중하기 쉽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그것은 저항감을 느끼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어떠한 태도로 듣든, 똑똑히 듣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의사 소통이란 어떤 상황을 객관적으로 전할 뿐만 아니라

감정을 농도 짙게 동반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잘 들어 준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이야기하는 사람의 감정을 잘 받아 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상사가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채 얘기를 들으면 부하는 저항을 느껴서,

최소한의 말밖에 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상사는 오히려 손해를 본다.

왜냐하면 상사에게 충분한 정보가 들어가지 않게 되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상대가 상사라면 더욱 더 그렇다.

상사이건 부하이건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a.상대를 보고, b.듣고

있다고 하는 반응을 나타내야 할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 알버트 멜라비언의 조사에 의하면 인간이 상대로부터

받는 충격 가운데 55퍼센트가 시각, 38퍼센트가 청각으로, 말의 의미로부터 받는

충격은 7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를 보더라도 이야기하거나 듣거나 할

때의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ff

3

실수 투성이의 술자리 대화

 

 

1. 술자리 대화시의 본심은 어디에 있는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은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

 

하루 종일 회사에서 얼굴을 맞대고 있으니 술을 마실 때 정도는 편한 마음으로

혼자서 마시고 싶다. 혹은, 직장 사람들과 술을 마시면 쓸데없는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상사와 마시는 것은 정말 사양하고 싶다고

말하는 비지니스맨이 많다.

그러나 비지니스 사회에서, 퇴근길에 상사나 동료와 술을 마시는 것이 여전히

중요한 일이다.

직장은 종적 서열이 지배하고, 원칙 발언이 엇갈리는 장이다. 그 딱딱함에서

해방되어 자신들의 본심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곳, 그것이 술자리이다.

'조만간 한 잔 하지', '오늘 밤 마시면서 이야기하지', '자네와 한번 마실

기회를 만들어야지'등의 표현은 상사가 부하를 술자리로 불러낼 때 흔히 쓰는

말이다. 그러면 술자리에서는 평소 들을 수 없었던 상대의 본심을 들을 수 있을

것인가? 또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과연 인간 관계가 깊어질 것인가?

유 대리는 술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 탓에 그는 직장 동료나 상사와 일이

끝난 뒤에 술을 자주 하는 편이었다. 말수가 적은 사람이지만 술이 들어가게 되면

말이 많아진다. 자연스러운 자리이므로 그들을 목소리가 커지기도 하고, 때때로

불평을 말하기도 한다.

일이 일단락 된 시점에서 과장이 자리를 만들어 유 대리는 동료 세 명과 함께

술을 마시게 되었다.

유 대리는 과중한 업무 때문인지 술에 빨리 취해 버리고 말았다.

"유 대리,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옆자리의 동료가 놀린다.

"유 대리는 술을 마시면 얼굴이 밝아지고 말도 많아져 평소와는 딴판이잖아"

아니나다를까, 유씨는 목소리를 높여 과장에게 불평을 말하기 시작했다.

"과장님 이번일 말입니다. 판매 2과는 좀 이상하더라구요"

"그렇게 생각하나?"

"그렇게 생각하냐니요? 과장님도 알고 계시면서 어째서 말해 주지 않는 거죠?

과장님이 좀 더 분명한 태도를 취하셨으면 좋았을 것 아닙니까?"

옆에 있던 후배가 '저어, 선배님, 그 이야기는 나중에'라고 하면서 말렸지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술자리니까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라고 과장님이

말씀하셨다구"

유 대리는 이렇게 말하면서 계속 과장을 쏘아붙였다. 과장은 '내가 그랬나?

그랬어?'라며 듣기만 했다.

다음 날 눈을 뜬 유 대리는 숙취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일도

일단락 되었기에 그는 그날 회사를 쉬었다. 다음 날 출근해서 과장에게 인사를

했는데 태도가 어딘지 모르게 서먹서먹한 것 같았다.

'설마 술에 취해서 했던 말 때문은 아니겠지?'

그러나 생각해 보자. 종적 사회인 비지니스 사회에서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가 즐기는 술자리'란 있을 수 없다. 그것은 상사를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일이다. 회사 일에서 떠났다고 해서 직함도 없어진다는 논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술자리도 예외는 아니다. , 어떤 말을 해도 용서되고, 관대하게 보아

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상사로서는 부하 직원이 터놓고 말해 주기를 바라는 반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곤혹스러움을 겪게 되는 것은 오히려 상사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유 대리는 이럴 때 어떻게 대처했을까? 그는 오후 세 시 정도에 과자를

사 가지고 와서 모두에게 돌리고

"그저께에는 죄송했습니다. 피곤하기 때문에 술이 빨리 취해서 모두에게 폐를

끼쳤습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했다. 그러자 모두들

"술자리의 일이야. 마음 쓸 것 없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마음을 쓰고 있는 것은 과장 쪽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동안은 이쪽에서 가능한 한 밝고, 싹싹하게 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후 유 대리가 술자리에서 말을 조심하려 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신입 사원한테 관대하게 구는 것은 한 번만

 

술자리에서 신입 사원이 경우 없는 행동을 하면 대부분의 상사들이나 선배들은

'재미있는 녀석인데', '원기 발랄한 것이 좋군'이라고 하면서 관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주의할 것이 있다. 그 관대한 태도는 처음 한 번에서 끝난다는

사실이다. 매번 그렇게 되면 '얄미운 놈이다'라는 평판을 듣게 된다.

신입 사원 환영회에서 잘 보여 '믿음직스럽다'라는 소리를 들은 후, 망년회,

신년회, 친목 여행 등에서 평소의 딱딱함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경계하라. '편한 마음으로 술자리나 갖자'라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나중에 호된 보복이 돌아온다.

평소 까탈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던 부장이 술자리에서 '자네, 긴장은 좀 풀게.

한 잔 하지'라는 식으로 말해도 '저희 과장님의 잔소리에는 질렸습니다'라는

식의 불평의 말을 하게 되면 '이 녀석은 입이 가볍군'이라는 인식이 부장의

머리에 찍혀 버릴 수 있다.

우리 나라 사람은 술로 인해 빚어지는 추태에 비교적 관용적인 편이다. 그러나

술자리는 분명 업무의 연장이다. 술기운에 인간의 본성이 나타나는 것이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실수이다. 당신을 지켜 보는

사람은 평소보다도 엄한 관찰력으로 당신을 지켜보고 있음을 기억하라.

술자리를 선배나 동료간의 커뮤니케이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우선시 되는 것은 직장에서의 인간 관계에는 절도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학창 시절 친구와의 우정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술자리에서는 평소

직장에서의 교제 범위를 탈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술자리는 인물 평가를 하기 쉬운 장소

 

김씨는 성격이 밝고, 일도 잘하며 술도 상당히 센 샐러리맨이다.

어느 날 김씨는 과장, 계장, 그리고 동료 네 명과 함께 한 잔 마시면서

스스럼없는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김씨 맞은편에는 박 계장이 앉아 있었는데

그는 정년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동안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군. 생각해 보니 자네들과도 앞으로 2년 후면

헤어지게 되는군. 좋은 기회니까 나에 대해서 평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면 거침없이 말해 주게"

계장이 평소와는 달리 온순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김씨는 스스럼없이

말하리라 생각했다. 게다가 술이 들어가 있었던 탓에 김씨는 자신도 모르게 열을

내며 이것저것 말해 버렸다.

처음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던 계장도 차츰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김씨의

말을 가로막았다.

"자네, 그런 식으로 나를 보고 있었나? 그렇다면 나도 할 말이 있지. 자네는

어떤가?"

계장의 호된 말투에 김씨도 울컥했다.

"무슨 말씀입니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스스럼없이 말하라고 계장님께서 먼저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김씨는 계장에게 뒤지지 않는 큰소리로 대꾸했다. 나중에는 두 사람이 격렬한

말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동료가 중간에 끼여들어 그 자리가 무마되기는 했지만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남았다.

다음 날 김씨는 자신이 너무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어 계장에게 정중하게

사과했다. 계장은 '아니, 나야말로 어른스럽지 못했어'라며 말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분위기가 딱딱했다.

상사는 술자리라 하더라도 부하의 행동을 은밀히 관찰하고, 마음속으로 점수를

매기고 있음을 기억하라. 특히 술이 들어갔을 때는 그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기

때문에 성격 판단을 하기가 더욱 쉽다고 상사들은 생각한다.

동석하고 있던 과장은 김씨의 성질이 급하다는 것을 재확인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술자리에서의 말다툼은 이야기하는 상대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옆 사람의 눈에 당신이 어떻게 비치는가 하는 것을 백일하에 드러나는

결과를 낳는다.

만일 이러한 일이 일어나 버렸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이때에는 자신의 행동을 과장에게 사과하고 동시에 조언을 구하는 것이

현명하다.

"술자리였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성질이 급한

제가 실수한 것입니다. 과장님께도 실례를 범했습니다. 계장님께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언제나 원기 발랄한 김씨가 착 가라앉은 분위기로 이렇게 말하면 과장도

다음과 같이 대답할 것이다.

"자네의 혈기를 이해하나 앞으로는 자네의 생각을 80퍼센트 정도만 말하는

것이 좋겠네. 계장 쪽에는 내가 잘 이야기해 놓지.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자네도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해지게. 특히 술자리에서 말이야"

술자리에서 '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해 주게'라고 재촉 받은

경우에는 '그렇다면 솔직히 말하겠습니다'하는 말을 서두에 달아 둔다.

이렇게 하면 상대는 무슨 말을 하려나 싶어 잔뜩 긴장하게 된다. 그 상태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것이 60__80퍼센트 정도만 얘기하라. 그 정도가 딱 알맞다.

처음에 '사실대로 말한다'라고 양해를 얻은 상태이므로 실제로 그만큼 강하게

지적하지 않아도 상대방은 스스로 자극 받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는 잘 말해 주었다고 자연스레 받아들일 것이며 말싸움 없이 끝날 것이다.

술자리에서는 술기운 때문에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기 쉽다. 그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솔직히 말하겠다'는 한마디이다.

 

 

"술버릇이 나쁘다"라는 평판은 지우기 힘들다

 

의욕적인 사원,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회사에 대한 주문이다 불평이

많다.

그런데 불평을 하는 상대가 부하 직원인 경우, 상사에게 그 불평은 듣기

거북한 것이 된다. 때에 따라 상사는 부하의 말을 '나한테 대들 생각인가?'하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부하도 그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술자리에서이다. 한 잔 술이 들어가게 되면 긴장이 풀리게 마련이다.

어느 어느 과장은 어떻고, 어느 어느 부장은 이렇다고 하는 상사에 대한

험담은 술자리에서 항상 도마 위에 오르기 마련인데, 마음이 맞는 동료와

이야기할 때는 오히려 연대감을 깊게 해 주는 윤활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상대가 상사인 경우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상사와 같이

있을 때 자주 화제에 오르는 주제가 '회사의 체질'이다.

윤씨는 술에 취해 회사의 우유부단함을 입에 담게 되었다. 그것은 일에 대한

그의 정열 때문이었다.

"판매 중점 위주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워 놓고도 적극적으로 밀어 붙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없으니,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희 아랫사람들은 의욕을

잃습니다"

"나도 답답하지만 갑작스럽게 무엇을 바꿀 수는 없겠지"

"그게 저희 회사의 문제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윤씨는 취하면 입버릇처럼, '솔직히 말해서'라는 표현을 썼다.

"관리직은 어째서 좀더 위에 압력을 넣지 못하나? 우리 회사가 이렇게

한심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런 회사에 들어오는 게 아니었다..."

차분하게 듣고 있던 과장이 '이봐, 자네, 잠깐만'이라고 하면서 윤씨의 말을

막았다.

"이런 회사에 들어오는 게 아니었다니, 말이 좀 심하군"

"아니,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정말로 그렇게 생각됩니다"

그것이 회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었다 하더라도 회사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었다는 말은 분명 너무 지나친 표현이다. 이제까지 회사를 만들어 온 것은

다름 아닌 과장, 부장과 같은 사람들인 것이다. 윤씨 이상으로 회사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들에게도 크다. 그러므로 아무리 논리적으로 정당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분이 불쾌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 '말이 지나치다'라고 생각되면 즉시 사과하라. '술버릇이

나쁘다'라는 평판은 가볍게 생각할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앞으로의 당신의

평판으로 낙인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낙인은 우선 인사 고과에 영향을 미친다. 동료, 상사가 멀어지고

커뮤니케이션이 없어진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사내에서 고립된 채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렇게 되면 만사 끝이다.

만약 당신이 술자리에서 실수했다고 느꼈다면 술기운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다.

", 죄송합니다. 정신없이 말하다 보니 말이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

대한 과잉한 정열을 가지고 있는 탓입니다"

이런 식으로 사과하면 분위기는 눈 녹듯 풀릴 것이다.

 

 

상사가 다니는 술집에서 불평 이야기는 금지

 

최씨는 일이 겹치면 휴일에도 나와서 잔무 처리를 한다. 최씨가 맡은 업무

내용은 다른 부분과 관련된 것이 많고, 또한 기술 서비스 쪽이었기 때문에

거래처 방문으로 매일 뛰어다녀야 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앉아서 하는 일은

야근을 하거나 휴일에 하게 된다.

그런 최씨를 지켜 보던 과장이 부장에게 '최씨가 잘 해 주어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라고 치켜올려 주었다.

부장은 이사직을 겸하고 있어 평소 일반 사원과 접할 기회가 적다. 그 부장이

어느 날 야근을 하고 있던 최씨와 동료에게 '일이 대충 끝났으면 한 잔 마시지

않겠나?'라고 제안해 왔다.

'부장과 함께라니, 거북할 텐데' 한순간 그렇게 생각했지만 상대해 드리는

것이 예의라고 판단, 셋이서 밖으로 나갔다.

술자리라 해도 부장과 함께인 만큼 최씨는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옆에 앉은

호스티스가 분위기를 잘 맞추어 주어 차츰 편안한 기분이 되었다.

매일 일에 쫓기고 있던 최씨로서는 푹신푹신한 소파에 기대어 앉아 젊고

아름다운 호스티스를 상대로 마시는 술맛이 여간 각별하지 않았다.

불평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신경 쓰면서도 김씨는 호스티스 상대로 거래처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술이 들어가자 최씨의 본심이 나오게 된 것이다.

"A거래처의 부장은 잔소리가 많아서 자질구레한 자료까지 이것저것

지적하는데, 세상에는 별 째째한 사람도 다 있지. 아무것도 아닌 것은 가지고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텐데 말이야"

일에 대한 불평을 평소에는 해 본 적이 없었던 최씨도 술이 들어가자,

자연스럽게 억눌렀던 감정이 터져 버리고 말았다.

다음 날 과장에게 전날 밤에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보고하니, 과장도 기뻐해

주었다.

"그래, 잘 했군. 그 클럽은 부장이 자주 가는 곳이지"

들어 보니 어느 호스티스나 부장과 친한 모양이었다. 그 말을 들은 최씨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1주일 정도 지난 어느 날 최씨는 부장의 호출을 받았다.

"전날은 감사했습니다"

"그것보다 자네는 술을 마시면 말이 많아지는 모양이지. 그 술집은 A사의

임원도 자주 이용하는 곳이야.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말이 좀 지나쳤다 싶었는데 그날 한 얘기가 부장의 귀에 들어간 모양이었다.

최씨는 묵묵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옆에 당사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험담이나 불평은 삼가 하는 것이 좋다. 어디에

귀가 있을지 알 수 없고, 특히 그러한 종류의 이야기는 전해지기 쉬운 것이다.

다행히 최씨는 일 처리에 있어서 과장에게도 높게 평가받고 있었다. 이때

사과를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떨까?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완전히 마음을 놓아 버리는 바람에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인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방심했었습니다"

주눅들지 말고 사과해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하고 있는 술집에 대해서 좋게 말해 두면, 부장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당신에게 그런 기회가 온다면 그 자리에서 호스티스에게 '부장님은 자주

오십니까?'라고 물어 확인해 두는 것도 잊지 마라.

 

술자리에서야말로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근무 시간 외의 시간에서까지 긴장하며 상사와 술을 마실 필요는 없다'라고

당당하게 주장하면서 상사가 함께 술이라도 마시러 가자고 해도 그냥 집으로

돌아가 버리는 젊은 사원이 최근 들어 늘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부하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할 수 없는 상사도 곤란하지만, 술자리가 업무의 연장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젊은 사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그들은 비지니스 사회의

생리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다.

어느 날 몇 번이나 방문했던 적이 있는 대기업의 부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오늘밤 한 잔 하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그들은 작은 음식점에서 술잔을 나누고, 2차로 노래방에 갔다. 부장은

유쾌하게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렀다. 동석했던 미국인도 단 한 곡 알고 있는

우리 나라 노래를 불렀다. 그래서 박수 갈채를 받았다.

부장은 아주 기분이 좋아져서 그의 손을 잡았고, 그날 밤은 늦게까지 마셨다.

그런데 다음 날 그 부장이 K에게 전화를 걸어 그때까지 거절하던 계약에

응했다고 한다. 상당히 거액의 계약이었다. 그 계약을 체결한 미국인은 과연,

나라에서는 "술자리 커뮤니케이션이 필요 불가결하다"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그는 거의 매일 밤, 우리 나라 비지니스맨들과 술을 마시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그 자신의 캐릭터를 팔기 위함이다.

우리 나라에서 술자리는 일의 연장이며 상거래뿐 아니라 사내 정보 교환,

포섭, 인간 관계 정리의 장이기도 하다.

때때로 업무를 떠나 개인적인 관계로 술을 마시고 싶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때에도 술을 같이 마시는 동료는 회사 관계자가 많다. 그때, 술자리에서

갑자기 업무상의 화제나 상하 관계를 화제로 삼으면 오히려 욕을 먹을 수 있다.

술자리에서는 일 이외의 화제로 상대를 휘어잡아야 하는 것이다.

 

 

업무 이외의 화제를 술자리에서 꺼낼 수 있나

 

민 계장은 막 마흔 살을 넘겼으며 일 욕심이 대단한 사람이다. 고집이 세고,

명령조의 말투가 두드러지기는 하지만 남을 잘 보살펴 주어 부하들이 많이 믿고

따른다.

어느 날, 일이 끝나고 나서 여사원 두 명을 포함, 전부 일곱 명이 술을 마시러

갔다. 나갈 때 부장도 끼게 되어 평소와 달리 술자리는 떠들썩한 분위기가

되었다.

작은 음식점에 여덟 명이 앉았는데 부장이 상석, 맞은 편에 민 계장이 앉았다.

위스키와 얼음이 날라져 왔을 때, 민 계장은 두 여사원에게

"자아, 둘이서 좀 따르지?"

하고 언제나처럼 명령조로 지시했다.

그러나 부장이 말했다.

"아니, 오늘은 내가 하지. 두 사람 다 가만히 있으라구"

"우와, 정말이요"

그녀들은 기쁜 듯이 환성을 질렀다. 부장은 사람 수대로 각각 잔에 얼음을

넣고 술을 따라서 돌렸다. 도중에 민 계장이 말렸지만 부장은 살짝 웃으며 들은

척도 안한다.

이윽고 떠들썩하니 좋은 분위기가 되었다. 두 여직원의 목소리가 옆자리의

사원과 이야기하고 있던 민 계장의 귀에 들렸다.

"부장님, 멋있다. 매너가 좋잖아. 사모님은 어떤 분이실까?"

민 계장이 모두를 돌아보니 몇 명의 젊은 사원들이 부장을 둘러싸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화제는 도자기에 대한 것이었다. 민씨의 취미는 기껏해야

단 달에 한 번 볼링을 치는 것이 전부였다.

'이래서는 내가 완전히 소외되어 버리겠군' 민감한 민 계장은 바로 눈치를

채고 자신도 부장과 젊은 사원들의 대화에 낄려고 무진히 애를 썼다.

그 날은 정말이지 피곤했다고 민 계장은 말한다.

"술자리는 업무의 장이 아닌 듯하면서도 업무의 장이다. 이 미묘한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술자리에서 소외되어 버리기 쉽다"

마시는 것도 업무 가운데 하나이지만, 마실 때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도 때에 따라서는 중요한 술자리 매너임을 잊지 말라.

 

 

술자리에서의 약속은 가능한 한 피한다.

 

오 과장은 지금 근무하는 과에 온 지 1년이 된다. 실무적인 것은 베테랑인 유

계장이 처리해 주고, 상사인 부장도 호의적이어서 극히 순조로운 1년을 보냈다.

그러나 2년째가 되는 올해는 자기 나름대로의 방침을 표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유 계장이 그대로 남아 자신을 도와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는 이미 이 과에서

5년을 보냈다. 이번 이동에서는 본인의 희망대로 다른 곳으로 보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인사 이동에 대한 검토 시기가 촉박해 있던 어느 날, 오 과장은 유 계장에게

술을 마시러 가자고 했다.

두 사람 다 술을 좋아하는 편으로 오 과장은 본인 스스로도 술에 강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취기가 돌기 시작하자 오

과장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이제 곧 인사 이동이 있지 않나? 이 과에 5년이나 있는

자네도 발령의 대상이지. 그래서 오늘은 자네의 생각을 좀 듣고 싶네. 어느

부서로 가고 싶은가?"

다른 부서의 이름을 바로 대면 과장도 별로 좋은 얼굴을 할 리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부서에 남는 것도 원하는 바는 아닌 유 계장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특별히 희망하는 부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말하자면 판매 추진 1과에

가고 싶습니다"

판매 추진 1과라면 회사에서는 제 1의 부서이다. '특별히 바라는 곳은

없다'라고 말하면서도 분명하게 부서명을 밝혔기 때문에 오 과장은 1년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래, 알겠네. 가능한 한 자네의 희망대로 될 수 있도록 내가 힘써 보지"

과장이 된 지 1, 부하에게는 가능한 한 흠이 잡히지 않으려고 오 과장은

무심코 약속을 해 버렸다. 술기운이 허세를 부리게 만든 것이다.

이 한마디에 유 계장은 감격해서, '고맙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이며 기뻐했다.

이렇게 되면 빼도 박도 못한다. 그 밤은 둘이서 코가 삐뚤어지도록 마셨다.

다음 날, 부장이 부내의 과장들을 모아 회의를 열었다. 인사과에 제출할 이동

자료 작성을 위한 회의이다. 그 자리에서 오 과장은 유 계장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그렇게 되도록 힘써 줄 것을 부장에게 부탁했다. 그런데, 부장은

"그건 곤란해. 유 계장은 1년 더 그 부서에 남기로 했거든"

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유 계장은 이미 5년이나 있었으니 옮기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저도 힘써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 일을 어떻게 자네 마음대로 결정해서 약속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렇게 나오자 오 과장도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다.

"내가 유 계장에게 이야기해 보지. 유 계장이 남아 있으면 결국 자네에게도

좋은 일 아닌가?"

동석한 과장들의 비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오 과장은 머리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저를 위해서라고 하셨는데 저는 그가 다른 부서로

옮겨가더라도 지장이 없도록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제가 납득시킬 테니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회의가 끝난 오 과장은 유 계장을 따로 불러

"미안하게 되었네"라고 사과하였다.

"1년 더 여기에 남아 주지 않겠나? 부장님에게 자네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부장님은 내 마음을 이미 읽고 계시더군.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자네가 1년 더

우리 부서에 남아 있었으면 했거든. 미안하네. 1년 더 힘 좀 써 주게"

술이 들어가면 허세를 부리게 되는 타입이 많다. 그러므로 술자리에서 약속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약속이란 술자리에서 했다고 해서 없던 일로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전력 회사에서 용지 교섭을 담당할 요원을 모집했다. 응모해 온 사람

가운데는 술이 세다고 자신해 온 사람이 많았다. 용지 교섭 일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술자리를 같이 해야 할 기회가 많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담당 부장은 술에 자신이 있다고 한 사람은 모두 탈락시켰다고 한다.

술자리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약속을 남발해 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술김에 한 "자네한테 맡기겠네"라는 상사의 말은 발뺌이라 생각하라

 

조씨는 OA 추진실의 주임이다. 그러나 남의 말을 듣지 않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조 주임은 남의 말을 들어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버리는

경향이 있었다. 조 주임의 업무는 지점이나 영업소의 사람들과 접촉이 많기

때문에 그의 태도는 그 사람들의 반발을 살 우려가 있었다.

그 점을 걱정한 과장은 현장 사람들과의 회합 때, 가능한 한 조 주임 혼자 내

보내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한 조 주임은 자신이

시스템이나 시스템화에 관한 설명을 잘하는데도 OA 추진 업무에 관해 전면적으로

일을 맡겨 주지 않는 상사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

3일간의 외부 연수에서 돌아온 조 주임은 과장에게 의뢰를 받았다. 총무과가

사보에 OA 화 추진에 관한 특집 기사를 꾸미고 있으므로 현재 OA 화를 맡고 있는

지점 사람들과의 좌담 형식의 기사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과장이 말했다.

"누가 어떤 부분을 분담할지는 2, 3일 안에 자네에게 알려주겠네"

조 주임은

'저한테 맡겨 주십시오'

라고 말하려다가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 날 퇴근할 때, 과장이 술이나 마시면서 연수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조 주임은 연수회에 대해 대충 설명하고, 사보 특집 건에 대한 말을 꺼냈다.

자신에게 일임시켜 주었으면 한다는 것, 업무에 정통한 자신이 적임자라는 것,

지점의 사무 담당자와도 이미 안면이 있다는 것 등을 조 주임은 열심히

설명했다. 그 동안 과장은 눈을 감고 가만히 듣고 있다가 조씨의 설명이 끝나자

대뜸 '자네한테 맡기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조씨는 내심 속이 다 시원했지만 그날 밤은 과장과 늦게까지 마시고

비틀거리며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조씨는 사보 특집 기사 업무에 착수했다...

그렇다면 조씨의 판단이 과연 올바르다고 할 수 있을까?

'자네한테 맡기겠네'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에게 일임하겠다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지만 그것은 경솔한 생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과장은 전혀 다른 소리를 할 수도 있다. 그때 조씨가

"저한테 맡기시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라고 반론하며 과장은

"맡긴다고 했지만 사전에 의논도 없이 마음대로 하라고는 하지 않았네"

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이 때, 상사와 말다툼을 하거나 '그렇습니까? 저는 이제

손을 떼겠습니다'라고 심통을 내면 '말버릇이 나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혀

버릴 것이다.

일반적으로 술을 마시면서 상사가 부하에게 말하는 '자네한테 맡기겠네'라는

표현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사는 술자리에서 부하로부터 집요하게 추궁

당하거나 비판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하는 술의 힘을 빌려 설득을

시도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는 상사에게, '저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 할말을 못하나 보지?'라는 인식을 갖게 만든다. 상사의 '자네한테

맡기겠네'라는 발언은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말인 것이다.

이러한 때에는 '어제 이야기한 건에 대한 말입니다만'라고 해서 상사에게

기억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만일 '좋아, 해 보게'라고 하더라도 a.사전에

상담을 할 부분, b.그 때마다 보고할 필요가 있는 부분, c.최종적인 보고만을

필요로 하는 부분, 이 세 가지를 상사와 분명히 해 두어야 한다.

술자리에서 상사의 약속, 명령, 지시 등은 일상적인 업무의 범위 내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__술자리에서의 철칙이다.@ff

2. 술자리 대화 매너의 상식

 

 

남들이 옆자리에 앉기 싫어하는 네 가지 술버릇

 

환송회, 송별회, 망년회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도 언제나 비어 있는

자리가 있다. 그 자리는 사람들이 모두 앉기 싫어하는 사람의 옆 좌석이다.

과내에서도 베테랑이고 고참인 박 대리가 바로 그런 부류의 사람이었다.

술자리에 늦어 자리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박 대리의 옆에 앉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박 대리의 옆자리는 늘 비어 있었다.

그런 이유로 박 대리는 본인이 일어나 다른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박 대리는 술자리에서 특히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반면 일을 할 때에는 까탈스럽지만 '술만 들어가면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술이 들어 가면 밝아지고, 잘 떠들고,

남을 즐겁게 한다. 따라서 주위에 사람들이 들끊는다.

박 대리는 직장에서는 업무에 정통하고 친절하기 때문에 주위에서도 믿고

따르고, 동료나 후배가 업무에 대한 것을 상담해 올 정도이다. 그러나

술자리에서만은 경원 당하고, 그의 옆으로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것은 술이 들어가면 박 대리의 말투가 변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는 술이

취하기만 하면 남에게 신경 쓰지 않고 커다란 소리로 상대와 논쟁을 하곤 했다.

술만 마시면 박 대리는 '그렇지만 말이야', '아니, 그것은'이라는 말을

연발한다. 상대는 비난당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되어, 그 말에 반박한다. 그러면

박 대리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큰소리로 맞받아 친다. 주위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는 것을 본인은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다.

업무에 베테랑인 그는 주위 사람들의 업무 태도가 마음에 안들 때가 많다.

업무의 장에서는 그런 불만을 억누르고 있다가도 술이 들어 가면 박 대리는

그것을 터뜨려 버린다.

설교나 충고는 듣는 사람에게는 듣기 괴로운 이야기다. 이러니 술을 마실 때는

즐거운 마음이길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박 대리는 거북스러운 존재인 것이다.

상사에게 충고를 받는 것이라 얼굴을 찌푸리기도 어렵다. 표면적으로는 기꺼이

듣는 척을 하지만 '달갑지 않은 소리를 하는 사람'으로 비치게 되는 것이다.

술을 마시면 설교를 하게 되는 것은 고참 사원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술자리에서 남을 욕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것은 없다.

큰소리로 따지고 들거나, 후배를 꾸짖거나, 알고는 있어도 실행으로 옮기기

어려운 정론을 들고 나오거나 해서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드는 사원이 있다면

상사는 '그 사람도 그 버릇을 고치지 않으면 안돼'라고 하면서 낮은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술자리에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사항을 들어보자.

a.논쟁을 유발하는 말버릇에 주의할 것.

b.설교보다도 후배나 동료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것.

c.실패담 등을 끄집어내서 자리를 즐겁게 만들 것.

이 세 가지가 포인트이다.

술자리에서 소외당하면 직장에서도 소외당하기 쉽다. 특히 여사원들에게

'술버릇이 나쁜 사람'이라는 딱지가 붙게 되면 업무에서도 경시 당한다. 물론

술자리에서 '남자를 아주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가슴이 아주

매력적이야'라는 식의 성적 폭언을 하는 것도 금물이다.

논쟁을 좋아하거나 혼자 정의로운 척하거나 설교를 하는 것 외에 옆자리에

남들이 앉게 싫어하는 치명적인 이유가 있다. 그것은 술주정이다. 악을 쓰고,

책상을 두드리며, 술을 엎지른다. 이러한 행동은 극도의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는 사람에게 많은데 이러한 사람은 따돌림을 받게 됨을 명심하라.

 

 

거래처 사람에게는 겸손한 태도를

 

접대는 우리 나라 비지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이다. 이는

직장 일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사원간의 술자리와는 다르다. 접대는 업무의

성과에 직결되는 것인 만큼 술김에 추태를 보일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그러므로 접대는 베테랑, 혹은 부장, 이사역 등의 상사들이 맡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거래처를 직접 담당하고 있을 경우 당신이 동행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거래의 성패 여부는 상사가 쥐고 있으므로, 당신은 보좌역이 될

경우가 많다.

당신이 신입 사원일 경우 애를 먹게 되는데 신입 사원 혼자서 거래처 접대를

하게 되는 일은 없지만, 상사나 선배와 함께 가서 보좌역을 맡게 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으므로 접대 방법을 익혀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처음으로 접대 자리에 나가게 되면 선배, 상사가 상대방에게 당신을 소개할

것이다.

", 올해 입사한 업무과의 M입니다. 이쪽은..."

아마 상대는 붙임성 있게 한 두 마디 이야기를 할 것이다.

", 어느 학교를 졸업하셨습니까?"

이 물음을 상대방이 당신에게 던졌다면 상사나 선배가 대신해서 답할 수 있을

정도의 틈을 주는 것이 좋다.

상대를 모르는 상태에서 너무 정직하게 대답하다가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불쾌하게 만들어 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상대가 학력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고 하자. 그럴 때, 당신이

냉정한 얼굴로 얼굴로 일류 대학 출신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치명적인 마이너스가

된다.

혹은 거래처 상사가 막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자신을 내세우기 위해

"저는 대학에 다닐 때 골프를 좀 배웠습니다. 한동안은 프로 골퍼가 될 까도

했었습니다만..."

이렇게 대답했다고 하면 상대는 골프 자랑을 할 수 없게 되고 만다.

이때 상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선배나 상사라면 재치를 발휘해서 상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지 않는 대답을 해 줄 것이다.

또 상대와 이쪽이 같은 대학 출신이라든가 취미가 같다고 해서 우쭐해서는 안

된다. 그때에는 선배나 자신의 상사가 기분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 선배나

상사가 자신을 어떻게 소개해 주는가를 관찰하면서 그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파악해 재치 있게 행동할 수 있을 정도의 감성을 익히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중대한 계약이 채결되기 직전에

계약하려는 회사의 담당자와 그 상사를 접대하게 되었다. 베테랑 선배와 계약

직전까지 함께 노력해 온 신입 사원 차씨도 동행하였고 접대는 원활하게

진행되어 거래처 사람들의 기분도 상당히 들떠 있었다.

하지만 차씨에게는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 있었다. 이미 두 시간이나 술을

앞에 놓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도, 일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골프 이야기나 세상

이야기뿐이다.

그들은 1차를 끝내고 2차로 클럽에 갔는데 거기에서도 업무상 이야기는 아무도

하지 않았다. 모두 일에 대한 것은 잊은 듯 왁자지껄하다. 차씨는 선배에게 슬쩍

물어 보았다.

"선배님. 계약에 대한 이야기는 끝났나요?"

", 이런 자리에서 마구 입을 놀려서는 큰일나네"

다음날 그 선배로부터 설명을 들은 차씨는 그때서야 납득을 할 수 있었다.

우리 나라 비지니스 사회에서 통용되는 접대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접대 자리는 비지니스다워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젯밤 같이 상대방이 비지니스에 대해서 한마디도 꺼내지 않을 때에는

접대를 받고 즐거워 해주면 이미 OK표시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괜찮아. 섣불리

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서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구. 언제나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접대는 저쪽이 즐겨 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는 거야"

이후 접대에 함께 참여하게 되면, 차씨는 자신이 정한 방침에 따라 행동한다.

그것은 a.보좌역에 충실히 임해서 쓸데없이 입을 놀리지 않는다, b.선배나

상사에게 지시 받은 일은 틀림없이 실행한다는 것이었다.

 

 

술김에 한 말다툼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 것

 

술자리에서 상사와 말다툼을 한 다음날은 솔직하게 사과하라고 앞에서

지적하였다. 이 때 상대가 '기억이 안 나'라고 얼버무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젯밤은 죄송했습니다. 술에 취해서 건방진 소리를 한 것 같습니다"

", 무슨 말이지?"

", 주임님에게 말대답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랬었나? 나는 생각이 안 나는군. 나도 많이 취했었거든"

그러나 이때는 상대방이 그 전날의 일을 99퍼센트 기억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특히 언쟁을 벌였다면 상대는 반드시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깊이 캐는 것은 금물. 상대는 이미 양해를 했다고 생각하고 '어제

일은 그렇고, 언제 한번 함께 마시러 가죠'라고 말하면 그것으로 일단락 된다.

일반적으로 술에 취하면 상대방도 자신과 같은 정도로 취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윗사람의 경우는 그 나름의 자각과 책임이 있기 때문에

취해 보여도 의외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나쁜 상황인 경우,

고의적으로 취한 척하는 연기파도 있으므로 평소 취하면 어떠한 입버릇이

나오는지, 주량은 어느 정도인지 정도는 알아 두기 바란다.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기 전에 '얼었습니다'라고 스스로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그래도 여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로 얼어 있을

때에는 그런 말조차 나오지 않는 법이다. 술도 마찬가지여서 '상당히 취했는

', '완전히 취했다구'라고 말한다면 완전히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해도

틀림없다. 오히려 '아직 안 취했어', '저는 취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취해 있는 것이다. 자신이 이러한 말을 하기 시작하면 '이쯤에서

그만두자'라고 마음을 다져 먹으라. 결국 즐겁게 술을 마실 것인가, 말다툼을

해서 후회를 남길 것인가가 이때 정해지기 때문이다.

만일 상사가 이 말을 했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 '갑시다'라고 제의하는

것이 좋다.

상사가 뭐라 건 마음을 굳게 먹고 밖으로 나오는 것이 현명하다. 다음날

출근해서 얼굴을 마주했을 때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라. 상사는 내심

반성하고 있을 것이다.

 

 

술을 마시자는 상사의 제안을 거절하려면

 

어떤 회합이건 술자리에는 반드시 얼굴을 내민다는 소리를 듣는 과장이 있다.

언제 가자고 해도 거절하는 일이 없다. '몸이 잘도 견디어 내는군'이라고 하며

주위 사람들은 놀란다. 게다가 그는 술을 마시고 늦게 돌아가는데도 아침 일찍

출근한다.

도대체 어떠한 비결이 있는 것일까?

"실은 요령을 피우고 있는 거지요. 첫째, 저의 철칙은 술자리에 오래 있지

않는 것입니다. 잠깐 얼굴을 내밀고 시끄럽게 떠든다는 인상을 주고는 타이밍을

잘 포착해 재빨리 자리를 떠나는 겁니다. 모든 회합에 나가게 되면 내 몸 역시

견딜 수가 없어요. 사내에서도 눈에 띠는 모임이나 중요한 집회에는 반드시

출석해서 자신을 인상 지워 두는 것입니다. 나머지 작은 회합은 업무를 이유로

해서 거절합니다. 이렇게 하면 이상하게도 내가 어떤 모임에나 반드시 출석하는,

사교성이 좋은 남자라는 인상을 주게 되더군요"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은 거절도 잘한다. 반대로 늦게까지 상대해

주고 있으면서도 거절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교성이 나쁜 사람'이라는 나쁜

평판을 듣게 되는 사람도 있다.

과장은

"맡긴다고 했지만 사전에 의논도 없이 마음대로 하라고는 하지 않았네"

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이때, 상사와 말다툼을 하거나 '그렇습니까? 저는 이제

손은 떼겠습니다'라고 심통을 내면 '말버릇이 나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혀

버릴 것이다.

일반적으로 술을 마시면서 상사가 부하에게 말하는 '자네한테 맡기겠네'라는

표현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사는 술자리에서 부하로부터 집요하게 추궁

당하거나 비판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하는 술의 힘을 빌려

설득을 시도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는 상사에게, '저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 할말을 못하나 보지?'라는 인식을 갖게 만든다. 상사의 '자네한테

맡기겠네'라는 발언은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말인 것이다.

이러한 때에는 '어제 이야기한 건에 대한 말입니다만'라고 해서 상사에게

기억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만일 '좋아, 해 보게'라고 하더라도 a.사전에

상담을 할 부분, b.그 때마다 보고할 필요가 있는 부분, c.최종적인 보고만을

필요로 하는 부분, 이 세 가지를 상사와 분명히 해 두어야 한다.

술자리에서 상사의 약속, 명령, 지시 등은 일상적인 업무의 범위 내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술자리에서의 철칙이다.

 

 

4

부하로 하여금 의욕이 생기게 하는 화술

 

 

1. 부하의 실언은 이렇게 대처한다

 

 

입버릇이 부하의 의욕을 저하시킨다

 

영업소에 근무하는 임 주임은 몇 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자신이 맡고

있는 일도 있고 해서 좀처럼 부하들을 가르칠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틈이 날 때마다 부하한테 '잘 모르는 일이 있으면 망설일 것 없이 질문하도록',

'의견이 있으면 마음껏 말해 주기 바란다'라고 얘기하곤 했다.

하지만 임 주임이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부하들은 질문도 의견도 내놓지 않는

것이었다. 임 주임은 도대체 왜 부하 직원들이 이럴까를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하 한 사람이 동료에게

"이것 좀 가르쳐 주지 않겠어?"

라고 업무상의 질문을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때 임 주임이

"무슨 일이지?"

하고 말을 걸었지만, 두 사람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었다.

"모르는 것은 나한테 물어 보라고 말했지 않았나?"

"아니, 괜찮습니다. 별것 아닙니다"

부하의 그런 태도가 자신을 피하고 있는 인상을 받았다.

임 주임은 이내 화가 나고 말았다.

"내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드는 거야?"

임 주임은 이렇게 큰소리를 내고 말았다.

잠자코 있던 부하가 결심한 듯이 말했다.

"주임님한테는 질문하기가 어렵습니다"

임 주임은 부하의 태도에 황당했다. 평소 임 주임한테는 '그런 것도

모르냐?'라고 하는 입버릇이 있었다. 그 소리를 듣게 되면 상대가 누구라도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도 임 주임에게는 질문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자신의 입버릇을 자신은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임 주임은 부하의 대답에 아연 실색했지만 단순한 입버릇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솔직하게 사과했다고 한다.

심리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입버릇은 무의식중에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 것도 모르냐?'는 부하의 업무 태도에 평소 불만이 있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자신에게 입버릇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자신의 심층 심리를

분석할 기회라고 생각하자.

 

 

"하다못해... 정도는 해 주게"는 신뢰를 잃게 한다

 

같은 말도 사용하기 나름이다. 말에 주의하지 않으면 뜻밖의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이 과장의 경우가 그러했다.

이 과장의 과에는 일류 대학 출신의 젊은 부하 직원이 있다. 그런데도 그는

일을 처리하는 속도가 느린 데다가 서류 작성 시에는 탈자, 오자가 많았다.

평소 '일류 대학 출신이면서 한심하군'이라는 생각을 이 과장은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어느 날, 이 과장은 그에게

"이 봐 자네, 글씨 좀 똑바로 쓸 수 없겠나? 하다못해 오자 정도는 없어야

하지 않나"

라고 가볍게 주의를 주었다.

격려의 뜻을 담아 말했던 것인데 이 젊은 부하 직원은 이 말에 의기소침해

버렸다.

나중에 그 부하 직원은 친한 선배에게 이렇게 털어 놓았다고 한다.

"저는 '하다못해... 정도는'이라는 말은 듣기 괴롭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마치 제가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맥이 빠집니다"

'하다못해... 정도는'이라는 말투는 '그 이외에는 할 수 없으니까'라는

뉘앙스가 강하게 담겨져 있기 때문에 상사가 부하에게 쓰는 말로는 정말

부적절하다.

부하 가운데 글씨를 잘 쓰는 여자 직원이 있었다. 업무 처리 속도는 느리지만,

글씨는 깨끗하게 잘 썼기 때문에 스폰서에 제출할 중요한 서류의 정서를

맡기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래서 많은 일이 그녀에게 주어졌다.

그런데, 어느 상사가 무심코

"자네는 느리기는 해도 글씨는 잘 쓰는군"

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이후로 그녀는 대답도 제대로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상사는 그 부하 직원을 별실로 불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네는 내가 보기에 글씨를 참 잘 쓰더군. 하지만 아무리 글씨를 잘 쓰면

뭐하나? 정확해야지. 자네가 글자를 틀리게 쓰는 것은 사전을 찾지 않기

때문이야. 이 사전을 자네한테 선물할 테니, 앞으로 서류를 작성할 때는 이

사전을 이용해 주게. 그렇게 하면 정확하게 쓸 수 있을 거야"

상대의 장점을 칭찬해 주면서 구체적인 제안을 했던 것이다.

부하 직원에게 말할 때는, 한번 되새겨 보는 정도의 배려가 필요하다. 일류

대학 출신의 부하 직원이 이 한마디로 마음을 고쳐 먹을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실언했다고 생각되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오해를

풀어라. 상사와 부하간의 관계는 신뢰 위에 성립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하의 약점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남씨는 계장이지만 부하 직원인 설씨는 2년 연상이다. 중도 채용으로 들어온

데다가 이전에 소속되어 있던 부서에서 실수를 했기 때문에 설씨는 소위 '출세

가도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남 계장은 설씨가 자기보다 두 살 나이가 많은 것을 평소에도 거의 의식하지

않고 생활하고 있었다. 호칭이나 말투 또한 다른 직원과 별 차이를 두지 않았다.

어느 날 점심 식사 후, 어느 프로 야구 선수의 부인은 아홉 살 연상인데

정말이지 괜찮은 여자하고 하는 실없는 잡담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설씨의 와이프도 연상이잖아. 연상의 아내는 마음 씀씀이도

좋고, 남자한테 지나치게 기대지도 않지. 무엇보다 남편에 대한 이해심이

많을 거야"

"글쎄요, 저는 예외라고 생각하는데"

"그럴 리가 있어. 남성을 컨트롤하는 능력도 뛰어날 테지"

그런데, 이때 신바람이 나서 마구 떠들어대고 있던 남 계장에게서 설씨가

얼굴을 돌려 버렸다.

어느 정도 지난 후 남 계장은 설씨가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의 아내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구. 게다가

연상의 부하이라는 걸 기회로 윗사람이 그게 할 소리야...' 이런 요지의

불평이었다.

상사라면 평소 부하 직원이 무엇에 가장 신경 쓰고 있는가를 알아 두어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어떤 부분은 건드려서는 안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럼없이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상사라도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해서 피할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연상이고 정상적인 승진 코스에서 벗어난 설씨에게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연상의 부하이다'라는 점이다.

계장은 설씨와의 관계를 가능한 한 빨리 회복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투덜거림에 불과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원한, 불신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 우선은 가능한 한 빨리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의 있게 이야기하면

이런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이다.

 

 

부주의하게 "요즘 사람들은"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입사 1년 째인 젊은 사원 K씨가 거래처 N씨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N씨는 과장이 외출했다는 말을 듣고 과장이 들어오면 즉시 연락을 달라는 메모를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외출해 있던 과장이 돌아왔을 때, K씨는 용건을

전하는 것을 잊어버렸다. 야근 중에 다시 거래처 N씨에게서 전화가 걸려 와

별일 없이 끝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과장은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화를 내려 해도 이미 K씨는 퇴근한 뒤였다.

다음 날 K씨가 출근하자마자 과장은

"메모 사항이 있을 때는 똑바로 전해야지 그냥 퇴근해 버리면 어떻하나? 만일

퇴근길에라도 생각이 나면 나한테 전화를 했어야지..."

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죄송합니다"

한마디뿐이었다.

"정말이지 요즘 사람들은 알 수가 없어"

무심코 입 밖으로 나온 말이었지만 이미 엎지르진 물이였다. 옆에는 20대의

젊은 부하 직원 두세 명 있었는데 그들 사이에 심상치 않은 공기가 쫙 퍼졌다.

"아무래도 자네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어. 역시 요즘

사람들이란 다 그런 건지?"

라는 말을 30, 40대의 중간 관리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다. 듣는

쪽의 젊은 사원들한테는 도대체 이 말이 어떻게 생각될까?

그들은 그 말을 무시하고 있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에게 요즘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태도를 신용하지 않는다.

중년 간부들은 술자리에서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자네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라는 질문을 자주 한다. 그것은 상대의 의견을 구하는 질문이 아니다. 실은

내심으로 자신의 의견에 동조해 주기를 바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그것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때에는 대개 입을 다물어

버린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혹은 '다루기 어렵다'라고 느끼는

것은 그들의 심리를 읽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젊다고 해도 상대는 이미 성인이다. 더군다나 실로 합리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을 소중히 생각한다.

만일 정말로 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고 싶다면 우선, 얼굴 색을 살피거나

하지 말고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분명하게 잘라 말할 일이다. 그렇게

하면 그들도 '저희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다른 의견을 내 놓을 것이다.

또 하나는 그들을 향해서 '요즘 사람들'이라는 말을 결코 쓰지 말아야 한다.

이 말의 뒤에는 '너희들과 다르다'라고 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관리직은 항상 자신과는 다른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스스로

마음의 벽을 만들고 있는 것과 같다.

 

 

인격에 상처를 입히는 말은 어떠한 경우라도 금물

 

사람이 실언하는 경우는 a.방심해서(말이 헛 나와서), b.울컥해서, 이 두

가지로 나뉜다. 폭언이란 대개 b의 경우이다.

아무리 상사와 부하 관계라 할지라도 결코 입 밖으로 내서는 안되는 말이 있다.

그 예로 '자네 머리가 나쁜 거 아니야?', '자네는 더 이상 필요 없네' 등인데 이런

것은 상대의 인격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말들이다. 이 말들을 한 번 입밖에

내면 상사와 부하의 관계는 회복이 불가능하게 되고, 자칫 부하의 맹렬한 반발을

초래해, 끝내는 진퇴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가 있다.

조 대리는 일은 열심히 하지만 독선적인 면이 있어서 상사한테 의논하지도

않고 일을 마음대로 추진시키는 일이 가끔 있다. 너그러운 상사라면 보고도 못

본 척하겠지만 이 과장은 자신한테 확인하지 않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

이 과장은 이런 점을 몇 번이나 조 대리한테 주의를 주었다.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아니지 않나? 하기 전에 한마디 해 달라는 거야. 문제가

생기면 도대체 누가 책임을 지게 되는지 생각 좀 해 보라구"

이런 말을 듣게 되면, 조 대리는 반드시

"알았습니다"

라고는 해도

"죄송합니다"

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러한 점도 이 과장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조 대리는 이 과장한테

양해도 구하지 않고, 현장 담당자한테 용지를 보내, 앙케이트 조사를 의뢰해

버렸다. 별로 양해를 구할 정도의 내용도 아니지만 운 나쁘게 사후 승낙을 얻기

전에 과장한테 들켜 버리고 말았다. 울컥 한 과장은 그 즉시 조 대리를 불렀다.

"도대체 몇 번이나 같은 말을 하게 만드는 거야?"

이쯤에서 조 대리가 '죄송합니다'라고 한마디 사과했으면 그런 대로 무마가

되었을 텐데 완고한 조 대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 과장을 째려보았다.

그래서 이 과장은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내가 하는 말을 그렇게까지 듣기 싫어하니 이 부서에는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겠군"

이 과장은 내심 "너무 지나쳤나"라고 생각했지만 입에서 나온 이상 물릴 수는

없었다. 조 대리는 입을 꾹 다물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 버렸다.

부하한테 말을 할 때 중요한 준수 사항이 한 가지 있다. 같은 내용으로 주의를

줄 경우 결코 감정적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대응 방법을 바꾸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언제나 같은 식으로 화를

내는 상사는 그 이상의 지위에는 좀처럼 앉을 수가 없다. 부하를 많이 거느릴

그릇으로서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경우는 보고 있던 동료가

"과장이 좀 지나치다" 싶어 소속 부문의 부장한테 재빨리 보고 했고, 이 과장은

부장한테 꾸지람을 듣게 되었다.

자신이 바뀌면 상대도 반드시 바뀐다. 이는 부하에 대한 말투에 있어서 중요한

원칙이다. 상대는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아이가 아니다.

이 경우라면

"나는 듣지 못했는데, 그 건은 어떻게 된 거지?"

라고 하는 표현으로 바꾸어 볼 일이다. 상사의 변화에 놀라 조 대리는 오히려

일의 중대함을 인식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여전히 변함이 없다면 담당하고

있는 업무를 당분간 맡기지 않는다든지, 공적인 처분을 가하면 될 것이다.

더욱이 '그만둬!'를 입에 담아 버리면 그 후의 처리는 어려워진다. 조 대리도

간단히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며, 그렇다고 해서 내팽개쳐 두면 감정의 응어리가

그대로 남는다. 이때에는 이 과장이 조 대리가 친하게 지내고 있는 선배를

중간에 내세워,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ff

2. 명령 지시에는 원칙이 있다

 

 

이전에는 상사였더라도 현재 부하라면 스스럼없이

 

윤 과장이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부하 직원이 상사를 앞질러 먼저 승진하는

일이 아주 흔했다. 윤 과장의 부하 직원 가운데에도 원래 자신의 상사였던

사람이 있다.

그 부하 직원은 윤 과장보다 연상이고, 더군다나 옛날에는 상사였다. 그래서

윤 과장은 솔직히 "다루기 힘들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다른 연하의 부하

직원과는 좀 다르게 대해야 하므로 마음이 항상 무거웠다.

물론 그쪽에서도 그것을 의식하고 있어서 연락 사항이 있으면 다른 부하를

통해서 윤 과장한테 전하거나 한다. 어떻게 해서든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려 하지만 지시 등을 하게 될 때는, 아무래도 '미안합니다만', '

되었습니다만'이라고 일단 조심스러워진다.

이러한 경우는 도대체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옛날 상사는 오히려 윤 과장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전에는 상사였다고 해도 과장은 과장이다. 좀 더 당당하게 처신했으면

좋겠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 오히려 내 쪽에서 대하기가 어렵다. 내가

꺼림칙하게 여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경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마도 핵심을 찌른 정확한 지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윤 과장은 앞으로

다음 세 가지를 바탕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a.명령조는 안 되겠지만 경원하는 것도 금물이다. 부하한테 지시하는 것은

과장으로서 당연한 일이고, 아무런 꺼리침 함이나 망설임도 필요 없는 것이다.

말하자면 윤 과장은 과장이라고 하는 역할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시는

"납기는 내일까지니까, 출하가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현장에 확인을

부탁합니다"

라는 식으로 분명하게 말한다.

b.또한 상대는 연상이니까, 다른 연상의 부하한테 하듯이 경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경어는 연령차를 감추어 주고, 양자간의 조화를 이루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c.경험자로서 존중하고, 의견을 들으며, 의논을 하는 식이 되어야 한다. ,

세워 줄 부분은 세워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원하지 말고, 평소부터

가볍게 말을 거는 등 윤 과장 쪽에서 먼저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윤 과장으로서는 c부터 재빨리 실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하고, 상대도 별로 내키지 않겠지만 마침내는 마음이 통하게 될 것이다.

까다로운 부하와 악수를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뛰어난 리더라 할 수 있다.

 

시킨 것밖에 하지 않는 젊은 사원에게 의욕이 생기게 하려면

변씨는 식품 회사의 기획 실장이다. 일도 열심히 하고, 적극적으로

추진시켜 나가는 성실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입사 4년째인 젊은 부하 직원이 있는데

그에게 일을 시키면 80점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머리 회전도 빠르며, 처리

속도도 빠른 편이었다. 하지만 그는 진지하게 일에 달라붙질 않았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좀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뛰어난 기획도 가능할 것 같은

기대가 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실제로 변씨로부터 지시 받은 대로만 움직인다. 또한 그 이외의

일은 일체 하지 않고 퇴근 시간 전후에는 일을 손에 잡지 않았다. 말하자면

자신의 시간은 절대 일을 위해 희생하지 않는 것이다.

변씨는 업무상, 좀더 그한테 일을 맡기고 싶었지만, 지금 그의 근무 태도를 볼

때면 맡기고 싶어도 맡길 수가 없었다. 업무에 임하는 자세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변씨는 앉으나 서나 항상 기획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기획실이라는 부서에

근무하는 만큼 일에 대한 정열을 가진 부하 직원을 원했고, 또한 자신도 그런

정열을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했다.

그래서 그와 술을 마실 때마다

"좀 더 일에 열심히 매달리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텐데"

라곤 한다. 그러면 그의 대답은 항상

"제 나름대로는 할 만치 하고 있습니다"

였다.

"회사에서 출세하려면 적어도 자신의 시간을 어느 정도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되지. 자네는 능력이 있으니까 좀더 진지하게 임해 주면 좋겠어"

라고 까지 말해 보았지만 대답은 여전히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정말이지 변씨도 두 손 들고 말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해서 생각한다. 변씨 역시 '지시 받은

것만 해서는 출세 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바꾸어 생각하면, 지시 받은 것은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하고 좋아하는 것만

골라서 할 수는 없다. 또한 100퍼센트에 가깝게 처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는 출세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마음은 없다. 이러한

때에는 시점을 바꾸어, 다음과 같은 식으로 나가면 어떨까?

우선,

"자네는 내가 지시한 것을 정말이지 잘 처리해 주네. 도움이 많이 돼"

라고 플러스 평가를 해 주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 정도 수준의 일을 잘 처리하는 것 보니 한 단계 높여 보아도 될 것

같은데, 어떻겠나?"

라고 더욱 높은 수준의 업무 처리 방법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업무에 즐겁게 임할 수 있도록 궁리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타입은 결코

일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일이 없을 뿐이다. 일이

재미있고, 즐거우면 어떤 사람이라도 일을 할 것이다. 그런 의미로 상사는 항상

'즐거운 일'을 창조할 책임이 있다고 해도 좋다.

 

사적인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여사원한테는 양보할 수 없는 정도에서 선을

그어 둔다

 

채 과장 아래 유명 사립 대학을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한 젊은 여사원이

배치되었다. 두뇌가 명석하고, 일을 가르쳐 주면 받아들이는 것이 정말 빠르다.

워드 프로세서를 치게 하면 도표, 그래프 등을 구사하는데 정말 능숙하고 일을 잘

마무리지어 버린다.

"정말이지 쓸 만해"남자 사원 이상으로 일을 잘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지만 입사한 지 3개월 째가 되었을 때 갑자기 무단 결근을 했다. 그래서 채

과장은 안절부절 못했다. 하지만 그 여사원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얼굴로

다음날 출근했다.

그래서 채 과장이 결근 이유를 물으니

"집안에 일이 있어서 쉬었습니다"

라고 말한다.

"자네, 결근할 때..."

라고 주의를 주려는 참에 손님이 찾아와 이야기는 중단되었다.

그 이후 바쁜 일이 연달아 생겨 그 이야기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보름 정도 지난 어느 날, 채 과장은 저녁 5시가 가까운 시간에 워드

프로세서를 치고 있는 그녀한테 다른 일을 부탁했다.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은 5시에 퇴근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그 일은 할 수 없습니다"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였다. 워드 프로세서를 다 치고 나서 부탁한 일을

마치려면 그녀가 말한 대로 야근을 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쌀쌀맞게 말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었다.

그래서 채 과장은 울컥했다.

"지금, 모두가 바쁘다는 것쯤은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나?"그녀는 잠자코

있었다.

"자네는 잔에도 사적인 용무로 무단 결근을 했었지. 회사 일보다 사적이 것을

우선시킨다면 곤란해"

"하지만 오늘은 친구들과 약속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연락해서 약속 날짜를 바꾸면 되잖아!"

채 과장의 난폭한 말투에 그녀는 깜짝 놀라 마지못해 야근을 했다.

하지만 채 과장의 이 설득 방법이 과연 옳았을까?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녀는 결코 납득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적인 응어리가 오랫동안

남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로 보았을 때 채 과장이 두 번이나 실수를 했다. 첫 번째

실수는 무단 결근했을 때, 그 자리에서 주의를 줄 기회를 놓친 일이다. 회사

일이란 전 직원이 출근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스케줄이 세워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했고, 무단 결근을 호되게 책망했어야 했다.

그 일과 야근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저녁이 다 되어 갑자기 야근을 지시한

것은 채 과장의 두 번째 실수였다.

분명, 젊은 사원들은 회사 일보다 사적인 자신의 일을 우선시켜 상사를

안절부절 못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특히 학창 시절에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노동을 시간 단위로 회사에 팔고 있다고 하는 강한 의식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업무를 태만하게 한다.

그런데 지시가 있을 때는 사원이라면 누구나 야근해야 한다는 채 과장의

생각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근무 시간 외에는 그 사람 각각의 사정이

있을 수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야근을 하게 되면 미리 말했어야 했고, 자신도

예측 못했다면 과장이야말로 업무 진행 관리면에 있어서 정통하지 못했다는 것이

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야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때, 어떻게 하면 좋은가? 명령조가

아니라 성실하게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것이 좋다.

애써 그런 설명을 하지 않아도 부하가 자주적으로 야근을 해 주는 것이

이상적이기는 하다. 하지만 과가 바쁜 것을 무시하고 그녀가 굳이 퇴근하려는

것은 그녀를 그 바쁨에서 소외시켜서, 과 전체의 업무 흐름을 이해시키는 노력을

태만히 한 탓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그것도 채 과장의 실수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유능한 그녀를 그저 '잔심부름이나 하는 사람'이라는

착각 속에 끄집어내어 과가 일환이 되어 몰두하고 있는 일에 그녀를 끌어 들여

자신이 '없어서는 안 되는 사원'이라는 것을 자각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도 감정적인 응어리를 남기지 않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야근이 끝나면

"오늘은 고마웠네. 약속을 못 지키게 해서 미안하군. 야근이 있을 때는 나도

가능한 한 빨리 말해 줄 생각이네만 자네도 과의 일원으로서 일의 흐름을 잘

파악해 주었으면 좋겠군"

이라고 말해 둔다.

 

 

"결과보고"를 어떻게 의무 지우는가

 

내일 오후에 업자와의 회합이 있을 예정이었다. 그래서 필요한 자료 작성을

입사 2년째의 젊은 직원한테 의뢰했다. 기한은 내일 오전 11시까지로 했다.

1시간 정도면 대충 훑어 볼 수도 있고, 얼마간 정정도 가능할 것이라 판단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시 받은 부하는 만사 제쳐놓고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저녁 5시에 이미

서류 작성을 마쳐 버렸다. 그러나 기한은 내일 오전 11시까지니까 내일 한번 더

훑어보고 상사한테는 약속 시간에 건네면 되겠지... 싶어, 그 날은 그대로

퇴근했다.

그리고 다음날, 예정대로 틀린 곳이 없는지를 확인한 뒤 일상 업무를 처리하고

11시 가까운 시간에 상사한테

"자료가 다 되었습니다"

라며 가지고 갔다.

시간 안에 완성되었기 때문에 상사도 안심이 되어

"고맙네, 수고했어"

라고 위로했다.

"기한 안에 잘 해 주었네. 그럼 한번 읽어 볼까?"

". 실은 어제 저녁에 이미 다 작성했지만..."

상사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다 되었으면 어째서 가지고 오지 않은 거지? 이 자료를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었는데"

"하지만 오늘 오전 11시까지라고 하셔서 말입니다"

"분명히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 하지만..."

"그렇다면 되는대로 가지고 오라고 한마디 해 주셨으면..."

상사는 화가 치밀었다.

'일이 끝나면 바로 보고할 것, 이는 집무시 준수 사항의 ABC가 아닌가? 그것을

한마디 해 주었으면 이라니?'

그런데 당신이 이 상사라면 이런 때 어떻게 하겠는가?

우선 첫째로 보고에 대한 준수 사항을 몰랐던 것은 젊은 부하 직원만이었다고

할 수 없다. 평소 교육이 불충분했던 것이기 때문에 상사한테도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로 이 때 다음과 같이 덧붙여 두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나도 한마디 해 두었으면 좋았겠지만 기한 내에 끝났다면 그 시점에서

알려 주기 바라네. 이는 앞으로 내가 말하지 않더라도 실천해 주게. 모처럼 빨리

일을 마쳐 주었으니까 나도 그만큼은 도와야지"

 

 

부하가 불만이 있으면서 없다고 하는 이유

 

상사는 부하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평소 김 과장은 스스로 생각해

왔다. 그래서 그는 3개월간에 한 번 꼴로 부하의 이야기를 차분히 듣는 '면접'

기회를 가져왔다.

그러나 결단이 빠르고 행동파인 김 과장한테 이 면접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김 과장은 항상 부하의 말을 반도 채 듣지도 않고

"좋아, 알겠네"

라고 말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곤란한 것은 아무리 이러한 기회를

주어도 좀처럼 부하들은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면접시간에 김 과장이

"뭔가 애로 사항이 있다면 거리낌없이 말해 주게"

라고 해도

"별로 없습니다"

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 주었으면 한다던가, 이런 것을 해 보고 싶다든지 하는 것은

없는가?"

라고 물어도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혹시나 싶어

"불만이 있다면 서슴없이 말해 주지 않겠나?"

라고 물어도

"별로 불만은 없습니다"

이런 대답에 김 과장은 언제나 맥이 빠져 버렸다.

상사와의 면접에서 '별로 불만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는 부하일수록 뒤로

불평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 입사 7년째인 오 대리가 그러했다.

그러나 생각을 좀 해 보자. 이는 오 대리가 별나서 그런 것도 아니다.

누구에게나 상사와 마주앉아 직접 불만을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특히 김 과장처럼 결단이 빠른 상사는 부하의 이야기를 들으면 바로

"알았네. 빨리 손을 쓰도록 하지"

라며 그 즉시 행동으로 옮겨 버린다. 이러한 점이 실은 부하들한테 부담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과장한테 무엇이거나 이야기하면 바로 실행되니까 곤란해. 허튼 소리는 할 수가

없다구"

결국, 부하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만을 기꺼이 들어 달라는 것뿐이다. 그 정도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런 종류의 면접은 의미가 없다.

오 대리도 그러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김 과장한테 뭔가 이야기하면 바로

"좋아, 알겠네"

라고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그한테 불만을 어디까지나

"생각해 주기 바란다"

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가 과장한테는 통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붙잡고

불평을 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불러서 흉금을 털어 놓도록 설득해도 오히려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게 만들 수가 있다. 느긋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그가 안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첫째이고, 오 대리는 과장이 자신의 불만을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이다.

 

 

예의를 차릴 줄 모르는 부하에게는 "눈에는 눈으로"

 

민 과장은 요즘 부하인 조 계장의 존재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고집이 센

성격으로 과내 회의 자리에서 자신의 의견을 억지로 밀어 붙이거나, 민 과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부장한테 의견을 전하거나 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조 계장은 상사인 민 과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조 계장은 성격적인

문제로 이미 다른 젊은 부하 직원한테까지 강한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었으며, 과장을 무시하는 태도는 민 과장이 직접 나무라서 해결을 보았지만

과내 평판이 좋을 리 없었다. 단지 어쩐 일인지 부장만은 조 계장을 좋게

평가하고 있다. 그것을 기회로 한 조 계장의 무례한 태도가 최근 눈에 또

거슬리기 시작했다. 부장과 민 과장, 게다가 조 계장 세 사람이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도 민 과장이

"판매점으로 연락은 했나?"

라고 물으면,

"괜찮아, 별 문제 없다구"

라는 식으로 경어도 쓰지 않고 대답하는 것이다.

민 과장은 별것도 아닌 일로 싸우고 싶지 않아 모르는 척하고 있었지만, 내심

기분이 좋을 리는 없었다. 아침에 인사를 해도 고의적으로 못들은 척했다.

정말이지 불쾌했다.

그래서 민 과장은 어느 퀴즈 프로그램에서 '붐비는 전철 안에서 매너 없이

신문을 펼친 채로 읽고 있는 사람한테 주의를 주려면 이쪽도 똑같이 신문을

펼쳐서 읽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대답한 사람을 생각해 냈다.

민 과장은 이제까지 '조 계장', '조씨'라고 부르던 것을 그날부터 이름만

부르기로 했다. 처음엔 본인도 상당히 놀란 모양이었으나, 민 과장은 모르는

척하고 대답을 해 오지 않을 때는 다시 한번 웃는 얼굴로 불렀다. 다른 부하

직원들도 낌새를 눈치챈 모양이었지만 흥미롭게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또한

모두들 민 과장한테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느 날, 민 과장의 자리로 찾아온 부장 앞에서 조 계장은

"그건 좀 잘못된 거 아니야?"

라고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과장은 즉각

"그 말투는 좀 예의에서 벗어난 것 같은데?"

라고 작심하고 주의를 주었다.

부장은 의아스러운 듯한 얼굴을 보였지만 이유를 눈치챈 모양이었다.

계장은 쀼루퉁해지고 말았다.

직장은 조직이고 조직에는 규율이 없으면 안 된다. 그것을 지키는 것은

상사로서의 역할이다.

무례한 부하에 대해서는 태도로서가 아니고, 분명한 말로 지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내팽개쳐 두면 점점 더 심해져 상사의 지시는 공동화되어 버린다.

단지 이 경우, 소리를 지르거나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다른 부하들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침착하게 할 말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상사로서 할

일이다.

 

 

부하의 "알겠습니다"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상사가 지시를 내리면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래서 상사는 틀림없이

할거라 안심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아예 착수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부하가

당신의 주위에는 없는가?

상사가 다시 재촉하면 부하 직원 입장에서도 단순하게 잊어버렸다면

", 죄송합니다. 잊고 있었네요"

라고 솔직하게 대답할 테니까 별로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 물론 몇 번이고

잊는다면 엄중하게 주의를 주지 않으면 안 되겠지만...

문제가 되는 것을 부하의 '알겠습니다'가 액면 그대로의 의미가 아닌

경우이다. 상사라면 부하의 '알겠습니다'가 다음 세 가지 가운데 어느 것을

의미하는지 가려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적당히 말을 잘 받아 넘기는 부하가 사용하는 즉,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알겠습니다'이다. 얼핏 들으면 붙임성 있는 대답으로 들려 이내 신용해

버리겠지만, 평소 부하의 성격을 잘 파악해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경우에는

말투가 가볍거나 빠르거나 하기 때문에 구분은 쉽다.

둘째, 결과를 생각한 뒤에 대답하는 것이 아니고, 그 자리의 분위기로 간단히

받아 버리는 대답이다. 그런데 실행 단계에서 이것은 귀찮다고 후회한다. 따라서

좀처럼 착수하지 않는다.

이들에의 대응책은 반드시 '언제까지'라고 기한을 명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한 내에 아무렇지도 않게 재촉한다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셋째,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는 '알겠습니다'는 말투가 내뱉는 투이며 태도가

무척 딱딱하다. 이런 부하 직원은 지시를 받았을 때 저항의 느낌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때에는 오히려 상사의 지시, 혹은 지시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부하의 형편도 생각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지시를 하게 되면, 부하가

저항을 표시할 것이 뻔하다. 이래서는 좀처럼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명령^5,23^복종" 관계가 뿌리박고 있던 시대에는 지시는 무조건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하가 많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안되었지만, 현대의 젊은

부하 직원들은 상사의 일방적인 지시에는 위화감을 품는다.

어떤 부모는 자식한테 일을 부탁할 때 '지금, 무얼 하고 있니?'라고 묻는다고

한다. 부모의 눈으로 볼 때는 놀고 있는 것 같아도 자식들한테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한 때 일방적으로 심부름을 시키거나 하면 자식은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더욱이 '놀고 있다면, X X 좀 하거라'여서는 자식의

반발만 커질 뿐이다. 자식들한테는 노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시할 때, 이러한 부모의 태도를 생각해 내기 바란다. 상대를 무시한 지시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보는 것도 중요하다.

 

 

부하가 싫어하는 일을 시키는 세 가지 요령

 

김 대리는 일도 잘 하고, 부하도 잘 생각해 준다. 하지만 상사로서 마음이

너무 약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또한 그것이 마이너스의

역할을 하고 있다. 상대가 가엾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말을 하지 못해

괴로워할 때가 많다.

이런 성격을 가진 그는 일을 지시할 때도 나타난다. 단조로운 반복 작업,

평범한 업무, 손이 많이 가는 일 등을 시킬 때, '부하가 싫어하겠지',

'거절한다면'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시를 제대로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부하가 난색을 표명할 것이 확실한 경우, 이러한 타입의 상사는 다음 가운데

한가지 행동을 취하기 쉽다.

첫째는 상대의 거절을 전제로 한 표현을 쓴다. 예를 들면 '억지로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싫다면 할 수 없지만'

등이다.

이것들은 상대가 거부할 것을 전제로 한 너무나도 마음 약한 표현이다. 이런

조심스러운 표현은 상사가 부하에게 정말로 지시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느끼게

한다.

두 번째는 처음부터 '이는 업무 명령이다'라고 강하게 나오는 경우이다.

명령이라고 하면 반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하는 지시대로 하는 수 없이 하게

된다. 이는 적극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지금, 김 대리는 업무 처리 태도는 보통이다. 하지만 자기 주장이 강한

부하한테, 거부당할 것을 미리 예상하여 지시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여져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두 가지가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첫째로 '자네라면 해 줄 테지?'라는 기대와 신뢰를 담은 지시 방법을 취하는

것이다. 조심스러운 말투는 부하한테 주는 충격이 약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떨떠름함과 불만을 품게 할 수도 있다.

'자네한테 부탁하고 싶다'라고 열의가 담긴 표현을 이용하면 자기 주장이

강한 부하일수록 의기 양양해져 의욕을 느끼게 될 것이다.

둘째로 부담감이나 귀찮다는 생각을 덜어 주기 위해 '이렇게 하면 된다'라고

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방법이 제시되면 예측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려는 마음이 솟아나게 된다. 갑자기 전부가 아니라

'이것만 해 주기 바란다'라고 부분만을 지시하는 것도 부담감을 가볍게 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머리를 움직여서 방법 제시에 대한 궁리를 해 볼 일이다.

셋째로 일의 의미를 납득시키는 것이다.

부하가 싫어하는 것은 일의 의미가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얼핏 시시한

일이라 생각되는 일일지라도 생각을 달리하면 커다란 일을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부분적인 일이 전체와 어떠한 관련을 맺고 있는지를 이해시키는 것은

지시하는 사람의 몫이다.

하나 하나의 일이 전체에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음을 차근차근 설명하면

납득이 간다.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 부하 직원이라면 납득만 하게 되면 좋은

성과를 올려 줄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OK한 안건에 대해서 NO라고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에는

 

부하의 제안에 NO라 말하는 것은 어떤 상사한테나 어려운 일이다. 그 말을

듣는 부하도 싫겠지만 말하는 상사 역시 괴롭다.

홍씨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한번 OK한 부하의 제안에 부장으로부터 스톱이

걸려 왔다. 그래서 부하에게 NO라고 말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보나마나 부하가

반발할 것이 뻔했다.

상사와 부하 사이에 끼인 중간 관리자의 슬픔을 탄식해 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홍씨는 어떻게 부하한테 이야기를 꺼낼 것인가를 혼자 꼼꼼히

생각해 보았다.

"부장님으로부터 안 된다는 말을 들었네. 상세한 것은 부장님한테 물어 주게"

라는 식으로 내팽개치듯 말해서는 리더 하는 홍씨의 능력을 의심 받게 된다.

어려운 말은 시간을 늦추고 있으면 있을수록 불리해진다. 작심을 하고 부하를

불러 이런 식으로 말을 꺼내 보았다.

"얼마 전에 OK한 기획 말인데 미안하지만 중단해 주게"

", 하지만 이미 착수한 일인데요"

"잘 알고 있네. 그래서 미안하다는 거야. 금년도 방침이 적극적인 대책을

내세우는데 있기 때문에 자네의 기획도 그 선에서 판단 내려 OK한 건데,

상부에서는 경기 회복의 지연 등 정세 변화로 신중해지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아. 부장으로부터 그 점에 대한 설명을 들었네. 내가 쓸데없는 속단을

내렸다고 생각하네. 그러니까 빨리 백지 상태로 돌려 주기 바라네"

'위가 나쁘다'라고 책임을 상부에 돌리는 말투는 대개 부하의 반감을 산다.

"상황 변화"라는 객관적인 이유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성급하게

자신이 속단 내렸다는 것을 이유로 NO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한 말투이다.

그래도 여전히 부하가 납득이 잘 안 간다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면 상황에의

대응이야말로 정확한 태도라고 말해 준다. 또한 언제까지나 그것에 구애받는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빠른 삶에 있어, 신속하게 변화에 대처해 나갈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때는 이치에 맞는 설명이

필요하게 된다.

더욱이 부하의 반론을 지나치게 예방하고자 한 나머지 고압적으로 나가면

반드시 응어리를 남긴다. 잘 납득시키는 것이 윗사람의 할 일이며 가장 좋은

상책이다.

 

 

부하로부터 안건 검토를 재촉 받았을 때는

 

부하로부터 결재, 혹은 검토해 달라는 취지의 제안이 있었는데 내팽개쳐

두었다가 재촉을 받는 경우가 있다.

물론, 고의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 생각해 보겠다고 대답하고, 그 뒤 틈을

보아 검토하려 했는데 업무가 과중해서 잊어버린 것이다.

부하는 당연히 좋은 대답을 기대하고

"그 건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라며 물어 온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이러한 때

"지금 검토 중인데, 두세 가지 문제가 있으니까 잠시 기다려 주게"

라고 제법 그럴 듯하게 대답하는 상사가 있다. 하지만

"두세 가지 문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라고 추궁하는 부하도 있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대답이 궁해질 것이고,

부하한테 의심을 사게 될 수도 있다. 바로 발각될 거짓말이라면 그만두는 것이

좋다.

이 경우는 솔직하게 바빠서 아직 검토하지 못했다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기한을 정해서 그때까지는 반드시 대답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다.

또한 약속 일시 직전에 이쪽이 먼저 대답을 부하한테 해 주도록 하는 것이다.

OK이라고 말하면 부하는 직접 알려 주러 온 것에 감사할 것이며, 만일 NO

하더라도 부하가 물어 와서 대답하는 것보다는 상사가 먼저 NO의 이유를

설명하는 쪽이 성의 있는 태도로 비치게 된다.

상부의 태도가 분명하지 않아서 결론이 빨리 나지 않는 경우는 중간 보고를

해 주도록 한다. 제안을 했는데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재촉했더니 NO였다고 하는 경우는 사정을 설명, 부하가 기죽지 않도록 마음쓰는

편이 좋다.

 

 

"저 사람은 말 뿐이야"라는 평판을 두려워할 것

 

부하 직원한테 일을 부탁할 때, '명령이야'라고 말해 버리면 그것으로

끝이다. 부하는 하지 않을 수 없지만 당연 반발이 생긴다. '명령이야'라고

말하지 않고도 일을 시킬 수 있다면 그보다 다행인 일은 없겠지만 급한 일, 손이

많이 가는 일, 단조로운 일등 상대가 싫어하기 쉬운 일을 부탁하게 될 때는 그리

쉽지 않다.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지 말 것. '싫어하겠지?',

'거절한다면...'이라는 생각이 앞서면 이내 소극적인 태도로 되어 버린다.

거절당해서 자신이 상처받고 싶지 않다. 그래서 '억지로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이라는 태도를 취하면 아까도 설명한 바와 같이 설득력이

없어진다. 원래 일을 부탁하려면 그러면 해 주겠지라고 상사한테 기대와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 기분을 솔직하게 드러내서 부탁해야지만 상대도 기대에 부응해

주기 쉬울 것이다.

단지 '업무이니까 당연히 해야 한다'라는 강압적인 말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상대한테도 사정이 있을 것이고, 변명도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들어 줄 만큼의

여유를 갖기 바란다.

상대가 '지금은 도저히 무리입니다', '다른 사람한테 시킬 수는

없습니까?'라고 거부하는 태도로 나오면 "이놈은 거절할 생각만 하고 있다"

'앞으로는 부탁하지 않겠네'라는 식으로 막말을 내뱉는 상사가 있는데 그것은

부하의 신뢰를 잃게 만들기에 딱 좋다.

거절당했다고 해서 체면을 잃는 것은 아니다. 부하에 따라서 '안 됐다',

'가능하면 협력하고 싶다'라는 기분이 남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하면 협력해 줄 수 있지 않을까?'하고 조건, 방법을 제시해

본다.

예를 들면 야근을 부탁하는 경우도

"셋이서 함께 하면 1시간, 늦어도 1시간 30분이면 끝나는 일이다"

라고 한마디 덧붙여 말하면, 그 정도라면 하고 부하도 기분 좋게 협력해 줄

것이다.

둘째로 중요한 일이지만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 공수표를 남발하지 말 것.

말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면 부하에게 아양을 떠는 상사가 있다.

"가까운 시일 안에 X X 건을 자네한테 맡기려 하네"

"자네도 슬슬 리더적 입장이 되어야 할거라고 생각하고 있네"

라는 식의 듣기 좋은 말로 부하를 기쁘게 만드는 방법은 그 자리에서는 효과를

올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오래 갈 수는 없다.

"저 사람은 말 뿐이야"

이러한 평판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 막상 필요할 때 부하로부터 외면 당하게

된다. 그때가 되어서 울어 보아야 이미 소용없을 것이다.

 

 

부하의 좌천을 어떻게 알리면 좋은가

 

인사 이동으로 부하가 좌천되고 말았다. 상사로서 부하의 좌천을 알려야 하는

것은 무척이나 괴로운 일이다. 한 지위 아래로 밀려나거나, 지방 지점의

한직으로 쫓겨나는 일들을 부하에게 전하지 않으면 안 될 뿐만 아니라 기분을

정리시켜 새로운 마음으로 임지로 행하게 해야 한다.

상사가 자칫 잘못 전하게 되면 부하는 '마음대로 해 보시지'라는 생각으로

회사를 그만두어 버릴 수도 있다. 또한 원한을 사게 되면 보복할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말하기 어려운 내용인 만큼 지나치게 신경을 써서 오히려 자리를 서먹서먹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때에는 우서, 단도 직입적으로 결과를 전해야 한다.

본인한테 공식적으로 알려 주기 전이 타이밍으로써는 최적이다.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어째서 나한테 직접 이야기해 주지 않았는가" "상사가 부서에서

나를 내쫓는 장본인은 아닌가?"라는 식의 억측을 사게 될 우려가 있다.

"나의 노력이 부족해서 이러한 결과가 되어 버렸네. 일단 전하기는 하지만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 나누도록 하지"

상대도 쇼크를 감출 수는 없겠지만 그때는 그 이상의 이야기는 그만두고,

나중에 따로 이야기 나눌 자리를 만들도록 마음 쓰기 바란다.

본인한테 실수가 있어 스스로 이미 예견하고 있었던 경우라면 기분을 일신시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한다. 또한 당사자가 생각한 것보다

심한 좌천인 경우, 일시적인 쇼크로 과장되게 생각하기 쉬우므로 본인의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기다려 넓은 시야를 가지고 설명할 일이다.

누가 보아도 좌천이라 생각되는 경우는 아직 젊으니까 역경에서의 경험이 장래

플러스가 될 수도 있다고 설득한다. 인간, 언제 자신도 실패를 겪게 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피붙이와 같은 마음으로 상대의 기분을 헤아려 때때로 소식이라도

전하도록 하기 바란다.@ff

3. 부하를 잘 칭찬하는 방법과 꾸짖는 방법

 

 

업무 이외의 재능을 칭찬할 때는 요주의

 

부하 직원을 잘 부리기 위해서는 칭찬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대

관리 사회는 사람을 꾸짖는 것, 주의를 주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야 한다. 따라서

거꾸로 칭찬 받는 쪽이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오히려 능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아부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칭찬하려 하면 남보다 뛰어난

점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간단한 것 같지만 이는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영업부의 남 대리는 비중 있는 일을 하지는 않지만 항상 밝은 성격으로 환영회,

송별회, 망년회 등의 사회를 시키면 자리를 재미있게 이끌어 나가 주의

사람들로부터 평판이 아주 좋은 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과장이 남 대리를 붙잡고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연회 사회자를 시키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더군. 정말이지 아까운

재능이야"

남 대리는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라고 겸손하게 대꾸했지만 결코 기분이 좋지를 못했다.

남 대리는 아직 젊은 영업맨으로서 장래의 일류 영업맨이 되어야겠다는 불타는

의욕을 가진 인재였다.

이러한 사람한테 과장의 칭찬법은 어떠했는지 생각해 보자. 대화 장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은 별로 인데 이쪽은"이라는 뉘앙스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비지니스맨이 비지니스상의 일로 인하여 칭찬 받았다고 느낄 때에 더욱더 분발하게

되는 것이다.

남 대리는 사회자라는 입장에 처해졌기 때문이야말로 궁리를 해서 자리를

빛내려 한 것이다. 말하자면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그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이라면 이해하겠지만 분위기를 돋구는 재능을 칭찬하는

것과는 이야기가 다르다.

흔히 연회 같은 데서 뛰어난 재주를 보이는 사람한테

"자네, 길을 잘못 들어선 거 아니야?"

라는 식으로 칭찬하는 상사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정말로 수고했네"로 좋다.

이와 같은 상사가 부하의 업무 이외의 능력이나 재능을 칭찬하는 경우는

그것이 오히려 업무 능력을 깔보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경우라면 과장은 다음과 같이 칭찬했어야 했을 것이다.

"전날은 수고했네. 그만큼 재미있는 분위기였던 것이 얼마만 인지 모르네.

대단하더군. 자네의 노력 덕이네. 고맙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하를 칭찬해서는 안 된다

 

'남들 앞에서 꾸지람을 듣는 것은 치부를 드러내는 것과 같아 좋지 않지만

칭찬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 앞이 좋다'얼핏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황 계장은 말수가 적고 일을 척척 잘 해내고 수수하며 진지한 편이다.

단점이라면 대단히 수줍음을 많이 탄다는 것이다.

두 명의 부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황 계장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제대로

연설을 하지 못하고 얼어 버리고 만다.

황 계장 본인도 걱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엾은 것은 부하들이었다. 계장을

신뢰하고 있는 부하들인 만큼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을까?"하는 불안감에 회의에

출석할 때마다 조마조마해 한다.

그런데 이러한 회의에서 계장이 부장한테 칭찬을 받는 일이 있었다. 임원들이

출석하는 '상반기 영업 추진 회의'였다.

본래는 과장이 설명하게 되어 있었지만 공교롭게도 과장은 며칠 전에 쓰러져

입원해 버렸다. 그래서 현장의 계장한테 차례가 돌아온 것이다.

"높은 분들 앞에서 영업보고는 자신이 없습니다"

라고 꽁무니를 빼기는 했지만 명령인 만큼 거절할 수가 없었다. 황 계장은 회의

석상, 긴장으로 얼굴이 창백해 있었지만 보고는 의외로 뛰어났다. 미사 여구로

꾸미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인상깊었던 것이다.

"잘 하는데, 아주 좋았어"

부장은 다음날 아침, 과원들 앞에서 황 계장을 칭찬했다.

"모두 잘 듣기 바라네. 어제 회의에서 황 계장의 발표는 아주 괜찮았네.

그 동안 많은 임원들이 자신 만만한 태도로 신이 나서 떠들어 대기는 했었는데

그런 것치고는 내용이 아주 부실한 경우가 많았지. 황 계장의 설명은 숫자를

정확하게 파악한 데다가 의욕이 느껴져 좋았네. 아주 다시 보았어"

과에는 황 계장 외에 두 사람의 계장이 더 있었다. 각각 부하가 둘씩, 도합

여섯 명의 과원이 일제히 주목했다.

황 계장은 당황했다.

"아닙니다. 말도 안됩니다"

"그렇지 않네. 모두 깜짝 놀랐다구"

특정 부하를 지명해서 대중 앞에서 칭찬할 때, 듣고 있는 사람들은 의외로

유쾌하게 생각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질투심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자신

만만한 태도로 신이 나서 떠들어 대는 인간'이라는 표현에는 반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영리한 부하는 사람들 앞에서 칭찬을 받게 되면 대개

"고맙습니다"

라 말하고 얼빠진 표정으로 그 자리를 떠나 버린다. 쑥스럽다기보다는 주위의

질투를 사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칭찬할 경우, a.칭찬할 부하한테 쓸데없는 신경을 쓰게

만들지는 않는가, b.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남을 비판하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두

가지 점을 충분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나라 비지니스맨은 사람들 앞에서 칭찬 받는 것을 싫어한다. 서구의

비지니스맨과는 성격이 다르다. 서구 비지니스맨의 급여 체계는 거의가 자기

신고제이다. 경쟁 사회이니 만큼 항상 라이벌보다 우위에 서지 않으면 다음

년도의 연봉이 오르기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상사한테 칭찬을 듣게

되는 것은 그들한테는 자기 PR의 장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연봉 서열로 보수가 정해지기 때문에 라이벌

의식은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한 사람만이 두드러지는 것을 오히려 싫어하는

것이다.

 

 

젊은 사람을 칭찬하는 데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앞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요즘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젊은 부하들한테 쓰는

것이 좋지 않다고 했지만 그들을 칭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젊은 사람들은

첫째, 젊은이의 행동과 의식을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고, '요즘 사람들'이라는

말로 싸잡아 매도해 버리는 연배들한테 불신감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개성을 무시하는 일방적인 태도에는 저항을 느낀다고 하는 것이

이유이다.

예를 들어 보자. 어떤 젊은 부하 직원은 회사와 자신의 시간을 분명하게

구분 짓고 있지만 일을 시키면 좋은 센스를 발휘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상사는

휴가까지 반납하고 일만 하는 전력 투구형이라 그 부하 직원을 볼 때 적당히 밖에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되어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상품 개발 기획에서는

그러한 감각이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상사는 이렇게

칭찬했다.

"요즘 사람들의 감각은 정말 신선해. 자네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

얼핏 칭찬하고 있는 듯하지만 이는 칭찬이라 할 수 없다. 분명히 "평소 업무에

불만이다"라는 뉘앙스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칭찬의 말은 가능하면 심플하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

"자네는 좋은 센스를 지니고 있군. 그 센스를 업무에 잘 살려 보게"

정도가 좋다.

또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열심히 일을 하는 젊은 사원이 있었다. 그래서 상사는 그를 불러 칭찬했다.

"요즘 젊은 것들은 근성이 없어. 자네는 젊은 사람치고는 드물게 의욕이

있군"

이 말에 문제는 없는가?

분명히 본인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상사로부터 칭찬을 받는 것을

즐거움 삼아 일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상사의 의도는 '그런 식으로 계속 열심히 일을 해 주기 바란다',

'다른 동료들은 정말이지 문제야. 자네는 그렇게 되지 말게'라는 것에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만일 그가 일을 태만히 하거나 적당히 하거나 하면 아마도

상사는 '역시, 요즘 젊은 것들은 문제야'라고 말할 것이 틀림없다. 결국,

모르는 사이에 이 상사는 본인한테 중압감을 주고 있는 것이 되어 버린다.

이 경우, 또 하나 문제인 것은 본인을 앞에 두고 추상적으로 칭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네는 의욕이 있어 좋다'라는 식으로 칭찬하는 데에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뻔하다. 칭찬하려면 구체적인 일의 성과를 칭찬해야 할 것이다.

이상한 방법으로 칭찬하게 되면 그럴 생각이 아니었어도 특히 젊은 부하들은

"나를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하나?" 혹은 "오늘은 기분이 좋은가 보지?"라는

식으로 필요 없는 신경을 쓰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칭찬의 기본은 a.단순하게, b.구체적으로, c.호의를 드러낸다, 이다.

 

 

라이벌 의식을 쓸데없이 자극하지 않는다.

 

'그에 비해서 자네는 실수가 너무 많아'라고 꾸짖는 것은 절대로 피해야

하지만 상사가 부하와 가까운 동료를 칭찬하는 것은 어떠할까?

누구나 사람은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싶어한다. 우월감이나 열등감은 거기에서

생겨난다. 그러나 이 심리를 잘 이용하려 하다가는 뜻밖의 실수를 초래할 수

있다.

생산 관리과에 두 명의 사이좋은 여사원이 있었는데, 점심 뿐만 아니라 커피도

항상 같이 마시곤 했다. 상사로서는 직원들이 사이가 좋아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항상 민 과장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내심 기뻐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직원이 몸이 아파 당분간 쉬게 되었다. 그래서 민 과장은

두 사람의 업무 실력은 별차이가 없었지만 바쁠 때 쉬게 되었기 때문에 한 명의

여직원을 불러 놓고 "자네가 그만큼 더 힘써 주게"라는 의미로 이렇게 말했다.

"평소에는 몰랐는데 이미영씨가 없으니까 이미영씨가 얼마나 일을 잘했는지

알겠군"

하고 말해 버렸다. 그러자 그녀는 대답하기가 곤란했는지 이렇게 대답했다.

"미스 리는 정말 일을 잘합니다. 제가 쉬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녀의 반응에 민 과장은 당황했다.

여성, 남성을 불문하고 너무 사이가 좋아도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항상 상대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차이를 보이고 싶지 않다고

하는 의식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처럼 당사자가 없을 때에 그 사람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도

금물이다. 만일 쉬고 있는 사람을 나쁘게 말하고, 출근한 사람을 칭찬했다고

한다면 "공정하지 못하다."라고 양자로부터 다 신뢰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이 경우에서는 한편이 없는 만큼 한편만을 칭찬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굳이 해야겠다면 이렇게 말하는 게 더 좋다.

"이미경씨가 쉬는 바람에 일이 배가 되겠군. 수고스럽겠지만 잘 부탁해"

일손이 부족해진 것은 이유야 어찌 되었건 상사의 책임인 것이다.

 

 

몇 번이고 꾸짖었지만 소용없을 때에는 방법을 바꾼다

 

송씨는 대학 사무국에 근무하는 31세의 여성 과장이다.

성격이 딱 부러져서 말투도 거침이 없다. 부하 직원 가운데는 남자도 있었고,

여자 아르바이트생도 있었다.

오랫동안 함께 일해 준 아르바이트 여학생이 그만두게 되어 최근, 후임으로

4학년 학생을 뽑았다. 그런데 야무지지 못한 데다가 속도도 느렸다.

몇 십 장이나 되는 복사물을 정리도 하지 않고 그대롤 건네기가 일쑤이고,

책상 위는 언제나 지저분했다. 또한 워드 프로세서를 치게 하면 한 장을 치는 데

반나절이 걸린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겠지 하고 관대하게 보아 주던 송 과장도 3개월

무렵부터는 빈번하게 주의를 주게 되었다.

"안 되겠네"

"곤란해, 이래 가지고는"

그때부터 대략 보름 동안 그렇게 매일같이 꾸짖었다. 그 정도가 되면 우선

대개의 여성들은 그만두게 되는데 그녀는 전혀 그럴 마음도 없어 보였다.

송씨 쪽에서 오히려 질려 버려 그녀한테 말했다.

"대단해. 내가 이렇게까지 꾸짖는데도 조금도 기죽지 않네?"

"원래 제가 좀 둔하거든요"

송 과장은 이것도 재능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꾸짖어도 풀이 죽지 않는 상대한테는 방법을 바꾸는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부터 태도를 싹 바꾸어 조금이라도 좋은 면이 있으면 칭찬하기도 했다.

"어머, 복사기의 커버를 씌워 주었네. 고마워"

"쓰레기를 정리해 주어 도움이 많이 됐어"

라는 식으로 자질구레한 일일지라도 빼놓지 않고 칭찬했다.

그 효과는 의외로 빨리 나타났다. 1주일, 열흘이 지나는 동안에 야무지지 못한

업무 처리 태도가 고쳐지기 시작했다. 1개월이 지나자 일 처리 속도도 눈에 띠게

빨라졌다.

너무나도 빈번한 질책은 마음을 비뚤어지게 만든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받아들여 주었으면 한다. , 좋은 면을 인정해 주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꾸짖을 때는 그 다음을 생각한다

꾸짖는 방법에 있어서의 상식은 사람들 앞에서는 꾸짖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떠한가? 한 사람의 미스에 의해 과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되었을 때는

역시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들 앞에서 꾸짖어야 한다.

이러한 때, 가장 문제 있는 부하를 꾸짖는 상사가 있는데 이런 꾸지람이 결코

상책이라 할 수는 없다. 그 첫 번째 이유로는 "약한 자를 괴롭히고 있다"라는

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주변 사람, 특히 어렸을 때부터

꾸지람을 들어 본 적 없이 자란 젊은이들은 이런 상사에 대해서 마음을 굳게

닫아 버리는 수가 많다. 언제 자신이 꾸지람을 듣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사기를 고무하기 위해서라 할지라도 남들 앞에서 꾸짖는 것은

당사자로서는 큰 충격이다. 상사가 일부러 꾸짖고 있다고 하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찜찜한 마음은 남는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상사는 부하에게 꾸지람을 할 때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꾸지람

후에는 반드시 일대일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부하 직원이 외출 시에는

외출 장소에 전화를 걸어 '오늘 수고했네'라고 한마디하는 것도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부하와의 평소 관계, 성격, 업무 실력 등을 감안해서 그 후 어떻게 대할

것인지 궁리하기 바란다.

 

 

"적극적으로 달라붙는다" 만으로는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어떤 일을 부하한테 부탁한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만 할 뿐 그 일을 착수할 기미를 보이질 않는다고 하자.

그래서 상사가 다시 재촉했다. 그래도 부하는 '알겠습니다'라고만 하는 것이다.

미안하다거나 반론해 오는 것도 아니어서 다시 상사가 재촉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라고 소릴 질렀다. 그래도 부하 직원은 완고하게 입을 꾹 다물 뿐이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의욕은 필요성에 의해 보강된 적극적 의지이다. 그 업무가 부하의 입장에서

보아 필요하고, 중요하다라는 인식이 없다면 '그런 일, 해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지금의 일 때문에도 정신이 없다면

'이 바쁜 때에 농담이겠지?'라고 생각한다.

'일이 시시하다' 따라서 '의욕이 안 생긴다' 하는 흔히 있는 패턴도 구조는

같은 것이다. 부하의 눈에 시시한 일로 비쳤다면 적극적으로 달라붙어도 의욕은

생기지 않는다. 얼핏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각도를 바꾸어 또한 폭을 넓혀서

다시 생각해 보면 실은 극히 중요한 일임을 자각시키는 것이 상사가 해야 할

일이다.

이 점은 이미 몇 번이고 말했지만 하나만 보충해 두기로 한다. 이해시키는 데

얼마간 예나 비유를 사용하면 지루하지 않고, 더군다나 가슴에 진하게 와 닿게

할 수 있다.

자신의 일에 어떤 의의가 있는가? 어째서 그 일을 하는가? 에피소드 등을

섞어 가며 부하한테 이해시켜 가는 것은 윗사람이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이다.

에피소드, 구체적인 예 등은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평소에

유심히 살펴보면 들려 줄 재료는 충분하다.@ff

5

거래 업자와의 대화

 

 

1. 거래 업자와 대화할 때는 이렇게

 

 

"경기는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부산에서 서울로 전근 오게 된 윤씨는 서울에 올라옴과 동시에 외근 업무를

떠맡게 되었다. 그런데 윤씨는 부산 사투리 때문에 여간 곤란해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걱정이 되어 오히려 묘한 느낌의 말이 되어 나오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고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2개월 째가 되고부터는 사투리를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사투리를 쓰는

그한테 고객들 중에 호의를 느끼고 기억해 주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씨의 곤란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거래처에 방문 했을 때 종종

이런 질문을 받곤 한다.

"벌이가 좀 되죠?"

"회사 경기가 좋은 곳 같은데, 벌이가 좀 되시겠네요?"

분명, 이런 질문은 대답하기 어렵다.

일상 대화에는 의미 없이 쓰이는 말이 몇 개 있다.

'날씨 좋은데요'는 약간 구름이 끼었어도 쓸 수 있고, '나가십니까?

어디까지?'는 별로 행선지를 묻고 있는 것도 아니므로 '저기에 좀'이라

대답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단순한 사교 대화인지, 의미 없이 대답하면 좋은

대화인지, 아니면 내용이 담긴 대답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구별이

분명치 않은 경우가 생긴다.

크게 나누면 '말이 아닙니다', '우리 쪽에서 먼저 묻고 싶을

정도입니다'라고 어느 정도 진지하게 받으면서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 두 가지가 있다.

실제로 경기가 좋고, 이익도 올리고 있다면 후자의 대응이 되겠지만 윤씨처럼

아직 신참인 경우,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 예의이다. 물론 그런 다음,

'지독한 상황입니다'라고 덧붙여 준다.

흔히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당황해서 부정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대답은

이상하게 느껴진다.

또한 '그저 그렇습니다' 혹은 '그럭저럭 해 나가고 있습니다'라는 대답도

뉘앙스를 잘못 이해하면 상당히 벌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어 오해를 사기 쉽다.

또한 '덕분입니다'라고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은 삼가는 쪽이 좋다.

왜냐하면 '그렇다면 좀 더 가격을 낮추어 주지 않으면'이라든가 '서비스가

나쁘다'라는 식으로 말꼬리를 잡히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상사와 거래처를 방문할 때의 준수 사항

 

거래처를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중요한 약속이나 술자리 등은

상사가 동행하는 일이 많다. 이러한 때에 상사와 호흡이 맞지 않으면 상대한테

위화감을 주게 되니 만큼 조심해야 한다.

두 경우를 예를 들어 생각해 보자.

첫째로 상사가 직접 관계하고 있는 거래처에 당신을 보조자로 동행시키는

경우이다. 초대면이라면 인사와 자기 소개를 깍듯하게 하고,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상사의 보조역으로 온 것이니까라며 쭈그러져 있을

필요는 없다. 질문에는 또박또박 대답한다.

또한 거래처와 상사의 대화를 듣고 있다가, 확인이나 질문을 하고 싶어졌을

때는 상사를 통해서 말하는 것이 기본이다. 갑자기 상대방한테 말을 거는 것은

상사를 무시하는 것이 되어 버린다.

이야기가 복잡해지거나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되어 버린 경우라도 헤어지는

인사는 애써 밝게 하는 것이 좋다. 분위기에 휩쓸려 퉁명스러운 얼굴을 한 채

'실례했습니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확실하게 거래처한테 욕을 먹게 된다.

또한 사무적인 문제로 메모가 필요할 때에는 시키기 전에 메모할 일이다.

타이밍을 잘 포착, 메모를 하고 있으면 거래처에도 야무지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당신이 담당하고 있는 거래처를 상사와 함께 방문하는 경우이다.

당신은 거래처와 상사의 중개자가 되어 상사가 이야기하기 쉬운 분위기가 상황

설정에 힘써야 한다. 처음부터 자신이 중심이 되어 떠들어대거나 때때로 상사가

의견을 이야기한다는 식이어서는 무엇 때문에 상사가 동행한 것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상사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잠시 동안 분위기 조성에만 전념한다.

상사가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하지 않거나 말해 주었으면 하는 것을 말해 주지

않았을 경우, 우선 자연스럽게 상사를 재촉한다. 더욱이 저쪽에 대해서

'어떻습니까?'라고 질문, 의견을 던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상사가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듣는 자세로 들어간다. 두 사람이

동시에 여유를 주지 않고 상대방을 다그치거나 하면 상대는 경계심을 더하거나

반발해 올뿐이다.

또한 상사가 이야기한 내용이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되어 정정이 필요하다면

"제가 깜빡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실은...."

라고 상사를 구하면서 이야기한다.

상사로 하여금 치부를 드러내게 만들면 상사와 당신의 관계가 나빠질 뿐만

아니라 거래처 사람도 당신에 대한 평가에 낮은 점수를 줄 것이다. 상사를 치켜

세워 주는 것은 결국 자신의 신용을 높이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았을 때는 어떻게 하나

 

거래처로부터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게 되는 일이 자주 있다. 거래처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서 호기심을 발휘하여 이것저것 질문해 온다.

질문 중에는 대답하기 어려운 것, 혹은 분명한 대답을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사내 사정에 흥미를 나타내어 질문해 온다고 하자.

'귀사에서는 임원들에 대한 대폭적인 인사 이동이 있을 모양이더군요',

'당신네 부장님은 유망주인 것 같아요' 이런 식의 질문은 쌀쌀맞게 거절할 수도

없다. 그래서 당황하게 된다.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정확한 것을 알지 못한다면

"저희 평사원들은 잘 모르는 일입니다..."

라는 정도로 말해 두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고 '일부 정보를 들은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한다면 이내 당신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로 소문이 나 버리기 쉽다.

다음으로 업무에 관한 쓸데없는 것을 물어 오는 경우에는 피한다, 얼버무린다,

대답하지 않는다 등의 방법이 있지만 첫째로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누구나

금방 감을 잡을 듯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것이 좋다. 오히려 '

모릅니다'라고 답변을 거부하거나 '죄송합니다. 그것은 아직...'라고 사과해

버리는 편이 좋다.

둘째로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남지 않도록 할 일이다. 말해도 지장이 없는

것까지 짐짓 점잔을 빼며 '그게 좀', '그건 아무래도'라고 서먹서먹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있다. 이래서는 그 자리의 흥이 깨져 버릴 뿐만 아니라 상대가 더

이상 마음을 터놓지 않게 될 것이다. 지장이 없다면 탁 털어 놓고 이야기하면

된다. 이야기하면 안 된다면 대답을 하지 않거나 타이밍을 잘 포착해서 화제를

바꾸거나 해서 서먹한 분위기를 넘겨야 한다.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일 외의 고충을 어떻게 처리하나

 

거래처에서 '자네 회사의 엔지니어는 점검하러 한번도 오지 않으니 어떻게 된

건가?', '자네 회사에 전화를 걸면 원활하게 용건이 전달되지 않아 곤란해',

자신이 담당하고 있지 않은 업무에 대해서 불평을 해 오면 '그렇습니까?

죄송합니다. 잘 말해 두겠습니다'라든가 '재빨리 담당한테 연락을 취해

놓겠습니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좋지 않다.

그 이유로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회사에 돌아와 담당한테 연락했지만 구체적인 상황이 분명치 않으므로

상대해 주지 않을 경우이다.

둘째, 얼마간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대답인 만큼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래서는 거래처로부터

항상 그렇게 말만 하고 별로 달라진 것도 없다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경우는 파고든 질문을 해서 사실을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점검하러

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언제부터 오지 않는지, 전화상의 용건인 경우 언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면 회사에 돌아와

사실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무시당하지 않는다.

단지 문제를 구체적으로 들었어도 그 자리에서 대책까지 떠맡아서는 안 된다.

간단하게 '이렇게 하지요'라고 책임을 떠맡았는데 그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

신용을 떨어뜨리게 되기 때문이다.

 

 

지킬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납기 일에는 성의껏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거액 수주를 하게 된 것까지는 좋았는데 납기 일이 너무 촉박해서 과연 그

날짜를 지킬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는 서투른 술책을 부려, 거래처한테 입으로 속인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업맨인 오 대리는 어느 정도 납기에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해서 행여

지연되는 일이 생기더라도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그 납기 일도 지킬

수 없는 때가 종종 있다. 그 때는 상사가 중간에 끼여 다행히 거래 정지를

모면했지만 그 경험을 통해서 '무슨 일이건 솔직하게 전하자'라는 교훈을 얻어

그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당초에는 저항도 있었지만 그의 진지한 태도에 마침내 거래처에서도 '

사람은 말에 과장됨이 전혀 없기 때문에 신용할 수 있다'라고 오히려 신뢰받게

되었다.

하지만 거래처가 지정하는 납기 일을 지키지 못하게 되리라는 것을

희미하게나마 알고 있어도 수주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때도 있다. 이때가

영업맨으로서 가장 괴로울 때이다.

물론 '어떻게든 힘써 보겠습니다'라고 밖에 대답할 방법이 없지만 어쨌거나

성의를 가지고 가능한 한의 노력을 해 본다. 그 결과 역시 지킬 수 없다고

판명된 경우라면 빨리 뛰어가서 사과하는 수밖에 없다.

"죄송합니다. 할 만치 했지만 기일까지는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성의를 가지고 온몸으로 사과할 일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된다는 말입니까?"

라고 물어 주면 성의가 어느 정도 통했다고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이틀 후면 틀림없이 전부 다 됩니다"

그리고 반드시 이쪽의 대안을 덧붙인다.

"단지 일부는 지정된 날짜에 납품할 수 있으니까 괜찮으시다면 다 만들어진

것만이라도 하루씩 납품하는 방법은 어떻겠습니까?"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저쪽의 납기 일에 가깝게 맞추려 노력한다는 것을 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최악의 경우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하나 건 둘이 건

간에 평소 좋은 인간 관계를 맺는데 힘써서 저쪽의 신용을 얻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거래처 담당자가 불리한 입장에 처해지면

 

거래처에는 5년 동안 쭉 우리 회사의 기계를 도입해 주고 있는 M씨가 있었다.

금년, 신기종이 발매되어, 재빨리 M씨한테 부탁하러 갔다. M씨는 상사를

설득해서 새로운 기계를 매입해 주었다.

그러나 1개월 후, 납품한 신기종이 세 번이나 고장을 일으켜 버렸다. 불평이

대단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자네가 좋은 기계라고 권했기 때문에 사들였는데,

입장은 어떻게 되느냐 말이야!"

당연한 것이다. 신기종을 도입함에 있어서는 반대도 있었을 것이고 또한

'상사로부터는 괜찮겠지?'라는 다짐도 들었을 것이다. 말해 보면 당사를

대신해서 세일즈 역할을 맡아 준 소중한 사람인 것이다.

이러한 경우 무엇을 하건 간에 책임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전하고,

상사와 함께 사과하러 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때는 반드시 상사가

담당자의 상사한테 폐를 끼친 것을 사과하는 것은 물론 결코 담당자 쪽의 책임은

아니라는 점을 밝히게 할 일이다. 그 뒤에는 기계 교환 등의 신속한 대응과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기계 교환 후에는 적어도 3일에 한번 정도는 얼굴을 내밀고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요는 어떻게 성의를 보이는가 하는 것인데 인간이란 이상하게도 늘 만나고

있으면 과거의 실수는 별로 의식치 못하게 된다.

 

 

거래처의 가격 인하 요구는 의도를 탐색하는 것이 선결

 

어느 날 갑자기 거래처에서 가격 인하를 요구해 왔을 때는 어쨌거나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

첫 번째로 할 일은 우선 상사한테 보고해야 한다. 그리고 저쪽 의도가 무엇인지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겉으로는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납기 일을 늦추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서비스가 나쁘다 라는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새로운 라이벌 회사가 생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때에는

"저 한 사람의 판단으로는 무어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가까운 시일 안에

상사와 함께 찾아 뵙고 말씀드리는 것이 옳은 듯합니다"

라고 회답을 보류한다.

갑자기 이러한 식으로 나오는 것은 당연히 기분 나쁜 일이다.

처음에는

"재빨리 검토해 보겠습니다"

라고 응해서 의도를 알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저쪽 회사에 친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사정을 이야기하고, 의견을 물어 보는 것도 좋다. 어쨌거나 힘써

보았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을 때는 회답을 보류하고 상사가 나서게 한다.

다음으로 충분한 자료를 준비, 당사로서는 이 이상의 가격 인하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해야 하는데 가격 인하 요구가 있은 뒤, 가능한 한 빨리 설명하는 것이

좋다. 설명은 정중하고 논리 정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 가격 인하에는 절대로

응할 수 없다는 완강한 태도는 최악이다.

"저희들로서는 이와 같이 가능한 한 가격을 최대로 다운시킨 것이니 그 점을

좀 이해해 주십시오"

라고 부탁 조로 나가는 것이 좋다.@ff

2. 거래 업자를 내편으로 만드는 이야기법

 

 

업무 지연은 이유를 듣는 것이 우선

 

회사에 있어서 거래처의 반대가 거래 업자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회사에

대해서는 일을 발주하는 쪽도 강한 태도를 취하기 쉽다. 그러나 거기에는 룰이

있다. 그들의 대처가 나쁘면 회사의 평판이 떨어지고, 그들이 일을 제대로 잘 해

주면 회사의 업적도 신장된다. 또한 입장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그들을 일방적으로 하청 업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회사한테 그들은 협력자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는 해도 양자 다 회사의 이익과 관계가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

상대할 것인지는 어렵다.

업무를 의뢰했을 때, 바로 될 것 같이 말해 놓고 막상 시켜 보니 몹시 늦다.

이대로라면 이쪽의 예정에 구멍이 생겨 버린다. 주의를 주어도 대답이 분명치

않다. 이제 와서 다른 업자로 바꿀 수도 없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안심하고 있었던 만큼 지연되면 몹시 화가 난다. 그 감정을 그대로 표출해서

화를 내는 것은 좋지 않다. 상대는 약한 입장인 만큼 머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으나 좋지 못한 기분일 것이다. 또한 만만치 않은 상대하면 사과할 만치

사과하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이러한 때에는 기분을 가라앉혀 어째서 늦어졌는지, 이유를 듣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이 불가항력에 의한 것인지, 저쪽이 일하는 데 있어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잘 들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대답이 애매하다면 더욱

파고드는 질문을 한다. 그 자리에서 대답할 수 없다고 한다면 나중에라도 분명히

납득이 가도록 설명해 줄 것을 약속 받는다.

다음으로 그 지연을 만회하기 위해 어떠한 대책을 세울 것인지 구체적으로

상대한테 들어 둔다.

특히 오랫동안 거래해 오고 있는 업자인 경우 '이 정도는 관대하게 보아 넘길

수도 있겠지' 하고 긴장을 풀고 있을 수가 있다. 하지만 업자에게 '

회사한테는 적당히가 통하지 않아'라고 하는 생각을 가지도록 만들 필요는 있다.

 

 

무리를 인정하고 일을 부탁할 때는 어떻게 하나

 

상부에서 급한 지시가 내려왔다. 또한 갑자기 제품이 팔리기 시작해서 주문이

쇄도한다. 혹은 다 만들어진 제품에 결함이 많아 급히 다시 고쳐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식으로 뜻밖의 상황에 처해졌을 때 무리인 줄 알면서도 업자한테

일을 부탁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종종 있다.

업자한테 어디까지 무리한 부탁을 할 수 있을지는 평소 업자의 태도에 달려

있다. 하지만 부탁을 들어 준다고 하는 거만한 태도였다면 업자의 원한을 사서

대개는 외면해 버린다.

아까 말한 바와 같이 그들은 협력자인 것이다. 업자에 대해서 항상

'고맙습니다', '수고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등의 말을 걸고, 느낌이 좋은

태도로 접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때때로는 업자의 무리한 부탁에도 응하는 자세를 지닐 것. 업자가 괴로운

상황에 처해져서 업무 지연이 두드러지는 경우에는 잔소리를 하지 말고,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게 커버한다. 이렇게 하게 되면 이쪽이 곤경에 처해져 있을 때에도

업자는 기꺼이 협력해 줄 것이다.

반대로 상대가 위기에 처해진 것을 기회로 짓궂게 수선을 피우면 오히려

업자와의 관계는 악화되어 버린다.

우선 무리한 일을 의뢰할 때는 부탁하는 이유나 사정을 잘 설명한다. 그리고

당신이라면 들어 줄거라 생각되어 부탁하는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기분을

표현한다.

'A사나 B사에 부탁해도 되겠지만 이번에는 당신한테 부탁하려고'라고 의미 있는

듯한 표현을 쓰는 사람이 있는데 이러한 무신 경험은 이내 상대도 눈치채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아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약점을 간파 당하게 된다고 반론하는

쪽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멀리 내다본다면 약점을 살피는 업자와는 하루라도

빨리 거래를 중지하는 것이 상책이다. 우선 툭 털어 놓고 이쪽 조건을 제시한다.

업자는 오랫동안 거래할 수 있는 상대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도 안 된다면 다른

업자한테 부탁하면 된다.

 

 

거래 업자의 가격 인상 요구는 어떻게 거절하나

 

설득할 때도 있는가 하면 설득 당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거래처로부터 설득을

당하고 있다고 하자. 어디까지 응할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경비가 두드러지게 올라가면 업자로부터 가격 인상 요구가 당연히

들어오게 된다. 또한 납품 가격이 장기간 묶여 있었다면 가격 인상 요구가 슬슬

나오게 되어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예상할 수 있는 경우는 미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거절한다면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이유와 거절 방법 등을 검토해 두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갑자기 가격 인상 요구가 나온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한 때에는

그 갑작스러움을 이유로 삼는다.

"지금 저희 회사가 적자는 아니지만 상당히 힘든 상황에 있습니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내시면 아무래도 응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미리 말씀해

주시거나, 준비 기간을 갖게 해 주시지 않으면"

거래 업자 쪽도 어느 정도 준비 기간은 각오하고 있을 것이므로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면 되겠습니까?"

라고 다음 이야기로 들어간다.

그 경우, 두 가지 거절 이유를 생각할 수가 있다. 하나는 업자한테도 관계 있는

이유를 댄다. 예를 들면

"S사의 도산 말입니다. 그것으로 저희들도 애를 먹고 있어서요. 덕분에

여기저기에 폐를 끼치고 있는 형편이라 지금은 정말이지 여유가 없습니다"

도산이 아니라 경쟁사의 진출이라도 괜찮다. 거래 업자도 힘들어 하고 있는

상태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가격

인상은 인정할 수 없지만 다른 조건으로 양보한다는 것을 내세워라. 예를 들면

지불 조건을 좋게 하는 등의 조건을 내세우는 방법과, 가격 인상은 들어주지만

교환 조건을 제시하는 방법이 있다. 후자의 경우 처음부터 결론을 말해 버린다.

"저희도 현재 힘든 상황이지만 오랫동안 거래해 오고 있으니까 어떻게든 해

보겠습니다"

이것으로 상대는 안심하게 된다. 그때 이쪽의 조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상대는 NO라고 말할 수 없게 된다.@ff

3. 전화 응대 요령

 

 

부주의한 한마디가 상대를 화나게 만든다

 

거래처, 혹은 거래 업자와의 트러블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전화상의 응대일

것이다. 전화는 표정, 몸짓, 분위기를 동반하지 않는다. 눈을 감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전화로 상대를 화나게 만드는 한마디는 거의가 부주의하게 튀어나오는 것이다.

거래처로부터 걸려 온 전화에 '과장님은 회의 중입니다'라고 말해서 거래처를

화나게 만들어 버린 사원이 있다.

회사에 전화를 걸어 '회의 중입니다'라고 거절당하는 경우는 실로 많다.

당연한 듯하지만 생각해 보면 너무 제멋대로이다. 회의는 사내의 일인 것이다.

, 다시 말하면 전화를 걸은 상대한테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급한 용무가 있어서 전화했는데 일방적으로 '회의 중이므로 전화를 받을 수

없다'라고 한다면 실로 기분이 좋지 못할 것이다.

이는 '그렇게 제멋대로인 회사와는 더 이상 거래할 수 없다'라는 소리를

들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급한 용무입니까?"

"회의 중입니다만, 연결해 드릴까요?"

"저한테라도 말씀해 주시면 전해 드리겠습니다만"

정도의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으면 곤란하다. 또한 용건을 들은 것은 좋은데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당신은 누구이십니까?'라고 재촉 받아 마지못해 이름을 대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되는데 당연히 스스로 알아서 '저는 김 대리입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이름을 대는 것은 책임지고 전하겠습니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전화상의 충돌은 직접 만나서 사과한다

 

사용자 담당자가 부재중이었기 때문에 돌아오는 대로 전화를 해 주도록 부탁해

두었다. 그런데 그 전화가 도대체 걸려 오지 않는 것이다. 기다리다 지쳐서

이쪽에서 전화를 걸었더니 담당자가 받는데 첫마디가 이러 했다.

"좀더 빨리 전화해 주시지 않고요?"

농담이 아니다 싶더니 무심코 말투가 격해지는 것이었다.

"아니, 그쪽이 전화해 주기로 약속이 되어 있잖아요"

"제가 전화하기로요?"

"그래요.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그런 이야기 듣지 못했는데요. 이상하군요. 어째서 제가 전화해야 하는

거지요?"

이러한 엇갈린 트러블이 흔히 있다.

이쪽은 틀림없이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은 사람이 담당자한테 전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말하면 틀림없이 싸움이 될게 뻔하다.

전화는 목소리만의 대화이기 때문에 어쨌거나 감정적으로 되기 쉽다. 특히

미스를 지적하는 경우에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되기 쉬워, 그것이 상대를

자극하는 것이다. 오히려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면 의외로 아무 일도 없이 끝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에도 상대가 잊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지적하는 표현이 너무

단적이었다.

'죄송합니다', '실례했습니다'라고 한마디 사과를 한 뒤, '실은 전화를

주시도록 부탁드렸는데요'라고 이쪽 사정을 넌지시 설명해야 했던 것이다.

전화 이야기는 얼굴을 볼 수 없는 만큼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전언은 책임지고 본인한테 전한다

 

사정을 잘 모른다고 쌀쌀맞게 응대했기 때문에 상대가 화를 냈던 일은

없었는가? 거래처 송씨는 이미 세 번이나 전화를 걸어 왔는데 부장과 통화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송씨는 저녁때쯤 다시 네 번째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사원은 부장 자리를 보면서 간단하게

"지금, 자리에 안 계십니다"

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곧 돌아오십니까?"

"글쎄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리고 직장 동료에게 간단히 묻는다.

"부장님은?"

"지금 밖으로 나갔는데"

라고 대답한다.

"여보세요, 외출 중이시라 잘 모르겠는데요"

그 순간 송씨는 화를 내기 시작했다.

"도대체 몇 번 전화를 걸게 만드는 거야! 게다가 자리에 없나 보다 했더니

외출 중이라니, 순 엉터리 아니야"

이 경우는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하다.

그 이유로 다음과 같다.

첫째로 세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그것이 부장한테 전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아무런 조치도 되어 있지 않다.

둘째로 응대에 성의가 없다. '자리에 없다', '외출 중이니까 잘 모른다'라는

태도였다.

이때는 이렇게 응대했어야 했다.

"어디십니까?"

"이쪽에서 전화를 드릴까요?"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덧붙여 어떻게든 해 주려고 하는 태도를 보이면 상대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전화로는 상대가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아무렇게나 응대하지 말고

잘 모르는 부분을 가능한 한 이해시키려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화 트러블이 원인이 되어 커다란 거래처를 잃어서는 큰일이다.

이 경우와 같이 만일 상대를 화나게 만들었다면 우선 정중하게 사과한다. 비록

앞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것이 자신이 아니라 하더라도 '자기 탓이 아니다'라는

태도는 안 된다.

그 자리에서 부장을 바꾸어 줄 수 없다면 자신의 이름을 말한 뒤, 이후 부장과

연락이 될 때까지는 자신이 책임을 지고 그 상대와 응대하기 바란다.

 

 

통화 중에 다른 데서 전화가 걸려 오면

 

중요한 용건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은 동료가 '지금 통화 중인데 잠깐만 기다리세요'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시간이 비록 1분이더라도 상대는 초조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용건으로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에게 끊으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기다리는 경우를 생각해서 음악을 보내 주는 곳도 있다. 그런데 의외로 음악은

평판이 나쁘다. 음악이 들릴 테니까 괜찮겠지 하고 방심하기 쉽기도 하고,

쪽도 상황이 바뀌어서 일단 전화를 끊은 다음에 다시 전화하고 싶어도 음악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끊지도 못하고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현재 통화 중인 상대한테 일단 양해를 구하고, 자신이 받는

것이다.

"죄송합니다. 지금 통화 중인데 조금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아니면 통화가

끝나는 대로 제가 전화 걸까요?"

그래서 만일 상대가 기다리겠다고 한다면 가능한 한 전화를 빨리 끊도록 한다.

길어지게 되는 경우는 동료한테 부탁해서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라고 중간에 말을 넣어 준다. 상대로부터

"그럼 이쪽에서 나중에 다시 걸겠습니다"

라고 말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자료 등을 조사하고 있는 동안, 기다리게 하는 경우도 1분 이상이라면 한 번

말을 넣어 주는 것이 좋다.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괜찮겠습니까?"

그런 식으로 말을 걸어 두면 상대는 안심할 수 있고, 나중에 다시

전화하겠다고 말해 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화시 상사의 메모를 상대한테 제대로 전하려면

 

거래처와 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는데 상사로부터 '뉘앙스가 틀리다', '이렇게

말하는 게 좋다', '이것과 이것을 추가시키기 바란다'라는 식의 메모가 책상

위에 놓여지는 경우가 있다.

지적 받은 문제의 성질에 따라서 다르겠으나 메모를 본 순간 그 직원은

상대에게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라는 한마디만 남겨 둔 채 수화기를 내려 놓고 커다란 목소리로

"이 이야기를 제가 합니까?"

"어떻게 말해야 되죠?"

라고 상사한테 되묻는 사람이 있다면 문제다. 그 목소리가 송화기를 통해 상대의

귀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수화기를 누르고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한 순간의 침묵에 상대가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손을 흔들어 상사의 메모를 무시할 수도 없다.

이러한 때에는 상사의 얼굴을 보면서 메모 내용을 조금 큰 목소리로 전화 받는

상대한테 전하면 된다. 상사의 반응을 보면 그것으로 좋은지,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상사의 메모를 전한 결과, 상대가 '그것은 곤란하다'라고 난색을 표명한

경우, 더군다나 억지로 우겨대면 일이 더욱 꼬일 것 같을 때에는 그 취지를

상대한테 설명하고 상사의 의견을 구해야 할 것이다.

반면, 다음과 같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전화하고 있는데 부모가 옆에서

"이제 그만 좀 끊어라"

"안돼, 일요일 밤에 나가서는"

이라고 잔소리하는 예이다.

아이들이 이것을 가장 싫어하고 '아무 것도 모르면서'라고 분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옆에서 듣고 있는 사람한테는 전화 내용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하의 전화 응대가 퉁명스러우니까 수화기를 내려 놓은 순간

"그게 뭔가!"

라고 꾸짖었다가

"과장님은 잘 모르세요. 지금 담당자는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구요"

라고 반론 당하는 상사도 있다. 사정도 모르고 함부로 전화에 말참견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말을 조금 삼가는 정도의 태도를 지니기 바란다.@ff

6

대화의 테크닉

 

 

1. 설득 유도의 작전

 

 

당사자 아닌 제삼자를 예로 들어라

 

어떤 상황과 조건이 주어졌을 때에 말재주만 믿고 설득을 꾀하고자 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른바 설득을 위한 설득을 하다 보면 상대방은 자신의 변명이나 처지를

이해시키려는 입장이 됨으로 설득의 진의를 깨닫지 못한다.

만일 이쪽에서 직설적인 어조로 강조하게 되면 상대의 응답도 강하게 나오게

되고, 몇 번의 이러한 과정이 되풀이 될 것이며, 대화를 통한 설득의 불가능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다.

대화를 통해 설득하고자 할 때에는 직선적인 방법보다는 우회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

만일 A라는 사람을 설득하고자 한다면 A와 똑같은 B를 지적하여 A에게 말해

보자.

"B말이야. 너무 경솔할 뿐 아니라,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방황만 한단

말이야. 어때, 네가 한번 주의를 주지 그래?"

하는 식으로 제삼자를 지적하여 간접적으로 A의 심중에 충고와 설득의 화살을

던진다.

그러면 A라는 사람은 그것을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B의 행동에 대해 먼저

지적을 내린 사람의 충고에 감사할 것이다.

버나드 쇼오는 이러한 설득의 명수였다고 한다.

한 때 쇼오의 작품이 공연되고 있는 연극을 자신이 관람하게 되었을 때의

일이다. 관객 중에 휘파람을 계속 부는 사람이 있어 연극을 상연하기가 곤란하게

되었다. 그러자 쇼오는 슬그머니 그 사람의 옆자리에 다가가서 이렇게 물었다.

"연극이 재미가 없나 보죠?"

". 지독히 시시한 연극이요"

이 말을 듣고 난 쇼오는 즉각

"저 역시 동감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둘이서 저 많은 관객을 상대할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하며 상대의 행동에 대해 넌지시 충고를 하였다.

휘파람을 불던 사람은 쇼오의 말을 듣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는 휘파람을 불지 않았다. 쇼오가 이와 같이 우회적인 설득을 편 것을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충고하는 것은 벌집을 건드리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른 형편을 생각하게 하여 자기의 잘못된 과오를 지적 받게 하고, 다시 살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인 설득 대화이다.

유베날크는 사람을 상대했을 때 서로 다른 의견이 생겼다면 논쟁을 피하라고

했다. 다른 의견은 서로에게 못과 같아서 때리면 때릴수록 더욱 깊이 박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설득하고자 하는 상대가 직설적인 이쪽의 충고에 반박하고

나서게 되면 설득은 성공하기가 어렵다.

상대의 기분을 맞춰 주어 우선 나의 의견에 동조하게 만든 다음 제삼자의

비행을 예로 들어 이쪽의 견해를 밝혀 상대로 하여금 수긍케 해야 한다. 그러면

제삼자의 행동을 나쁘다고 생각하여 이쪽의 의견에 동감을 표할 것이다. 또한

설득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준비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이쪽의 역할을 대행하여 제삼자를 설득하므로써 자신도

설득 당하고 마는 배후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상대의 입장에서 말하라

 

거절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이유든지 명분이 있기 마련이다.

그 명분에 대해 이쪽에서 재차 설득하여 ''라는 대답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가 말하는 명분에다 자기를 세워 놓고 명분의 내면에 숨어 있는 진실된 감정에

호소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본 모대학 교수의 저서 '자기 표현술'에 이렇게 되어 있다.

유명 작가인 K씨가 여행을 떠났다가 음독 자살을 했다. 이 소식에 보도진들이

밀려오고 세상 사람들은 온통 K씨의 자살 원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보도진들은

K씨의 자살 원인을 찾기 위해 슬픔에 잠겨 있는 미망인에게 사정사정하며 자살에

대한 자료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미망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계속 흐느껴 울기만 하는 것이었다.

기자들은 저마다들 마감 시간에 쫓겨 급기야 추측 기사를 작성하여 송고하고

말았다.

그러나 D신문에는 다른 신문에서 전혀 예기치 못했던 기사가 '사련의

종말'이라는 제하에 특종으로 보도되었다.

타사의 기자들이 D신문사에 둔하기로 소문난 Y기자에게 보기 좋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이었다.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그 당시 Y기자가 특종을 잡게 된 경위는 대강

이러했다.

그 날 Y기자는 K씨의 음독 자살 뉴스를 듣고 취재를 떠나기에 앞서 자기 집으로

발길을 돌려, K씨의 죽음에 조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검은 예복을 입고 사고

현장으로 찾아갔다고 한다. 그때 다른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고 텅빈 빈소에서

흐느껴 우고 있는 미망인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는 예의를 잊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Y기자의 태도에 감복한 미망인이 K씨의 음독 원인을 고백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Y기자는 진정한 마음으로 상대의 입장에 서서 슬픔을

공감한 것이다. 인위적으로 자기의 의사에 동조케 하려면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의 입장에 서서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여 같은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

설득의 기본적 태도이다.

사람들은 흔히 상대가 이론으로 이쪽의 말에 반발하면 이론으로써 상대를

설득하려고 꾀하나 실제적으로 감정적인 이해가 앞서지 않고는 설득의 묘를

기하기 어렵다.

대인관계에서 획기적인 성공을 얻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합해

보면 모두들 이론형의 설득을 폈을 뿐이며, 어느 누구도 감정의 교류를 가능케

해 줄 상대의 입장이 되지 못했다. 또한 상대에게 감사함을 받고자 하는 정서적

자세가 결여되어 있었다.

거절의 명분은 감정적인 이해가 따라 줘야 한다.

설득은 감정의 일방통행에 의해서 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며 진지한 마음의

교류에 의해서만 실현되는 것이다.

설득을 위한 대화가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은 상대의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자기의 부족점을 먼저 시인하라

 

서로의 견해 차이로 대립이 격화되었을 때는 어떠한 설득도 소용없다.

대립이 격화되었다는 것은 서로의 자존심이 경직되었다는 의미로 자존심의

손상을 어느 정도 보상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서 대립의 완화 여부가 좌우된다.

미합중국의 독립에 크게 기여한 벤자민 프랭크린은 필라델피아에서 헌법

제정에 대한 의회가 개회되었을 때, 강한 설득력으로 교착 상태에 빠졌던 회의를

타개한 일이 있다.

당시 헌법 제정을 위한 회의가 진행되는 도중에 의견 차이가 심해져 서로

인신공격까지 서슴치 않는 상태가 되자 프랭크린은 단상에 올라 '정직하게

말합니다만, 저 역시 이 헌법에 전면적으로 찬성한다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적으로 찬성하지 못한다는 확신도 없습니다. 제 자신도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의지를 변경치 않으면 안 될 입장에 놓인 때도 있었습니다. 이 의회에

참석하신 여러분! 상세한 부분을 살피면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것이지만

누구라도 완전무결한 사람은 없습니다. 서로 양보하여 이 헌법에 찬성을

해주시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하였다. 프랭크린은 자기의 결점을 내보여 대립된

회의 진행의 타결을 호소한 것이다.

프랭크린의 이 방법이 즉각 효과를 나타낸 것은 물론이다.

의회에 참석했던 의원들은 프랭크린이 '자신 역시 오류를 범하는지

모르지만'이라는 겸손한 말을 솔직하게 받아들여 동지적인 입장을 갖게 된

것이다.

대립이 심하게 격화될 때는 우선 이쪽의 결점을 내보이고 그것을 인정한 다음

비로소 상대의 감정에 호소할 일이다.

이 원칙과 효과는 심리학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미국 '허버트 연구소'의 솔로킨 교수가 사람의 감정이 태도와 관계하는 상관

관계에 대해 실험을 하였다.

먼저 서로 잘 어울리지 않고 질시하던 두 사람의 남녀 학생을 한 조로 하여

남학생 쪽에서 상대인 여학생을 맑은 눈으로 바라보며 친절한 태도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이런 지시를 받지 않았던 여학생도 점차 굳어졌던 마음을

부드럽게 녹이고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더라는 것이다.

솔로킨 교수의 이런 간단한 실험에 의해서도 알 수 있듯이 서로의 감정이

강하게 대립되었을 경우에는 먼저 이쪽의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가지고 상대의

마음이 풀어지도록 해야 한다.

두 사람이 모두 자기들의 입장에만 신경을 쓴다면 어느 한 쪽도 수그러들지

않을 뿐더러 다음의 설득도 기대할 수가 없을 것이다.

설득을 꾀하는 사람이 먼저 상대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이 긴 안목의 설득을

위한 배려이다. 설득의 궁극적 결과가 이쪽의 의도에 좌우되는 것이라면 잠시

동안의 양보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설득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는 것도 바람직하다.

 

 

상대를 자기의 입장에 세워라

 

'저의 입장이 되어 보면 어떻겠습니까?'라는 말로써 상대에게 자기의 입장을

설명하면 효과가 있다.

상대를 자기의 입장에 서 보라고 하는 말은 정신적으로 상대에게 역할 연기를

시키는 것이다.

역할 연기란 대역을 맡겨 이쪽의 상황을 실감케 하고 심리적으로 부담을 주는

것이다.

미국의 인간관계 전문가인 L.깁슨에게 육군 대령인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의

출세 비결이 바로 앞서 말한 역할 연기의 소득이었다.

그 대령이 육군 사관학교(웨스트 포인트)에 입학하려고 할 당시에 미국에는

대공황이 닥쳐 학비 걱정이 없던 육사에 지원자가 쇄도했다. 흔한 말로 연줄이

없으면 입학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는 연줄이라고는 전혀 없었으나 용기를 내서 주의 유력자를 찾아다니며

'만약 당신이 저의 입장이 되어 본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하고 단도

직입적으로 추천을 의뢰하였다. 그 결과 그는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내었다.

상대를 설득시키려면 우선 상대를 자기의 관심거리에 집중시켜 같은 입장에서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할 일이다.

17464월 켄버런드 공작에게 패배하여 왕위를 놓치고 스코틀랜드로 피신한

찰스 왕자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피신 생활을 계속했으나 결코 위험한 순간은

그에게 닥치지 않았다.

캔버런드 공작은 엄청난 액수의 현상금을 내걸어 국민들의 심리를 자극했지만

찰스 왕자는 5개월 동안 가난한 어부들 틈에서 유유히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제 아무리 도의적인 사람이나 신의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도 재물에 현혹되면 마음이 흔들리게 마련인데 그들은 결코 그런 실리를

노출시키지 못했다.

그것은 찰스 왕자의 설득의 힘이었다. 그는 어부들에게 '여러분도 저의 입장에

서 보시요'하는 단 한마디의 말로써 인간적인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사람들이란 항상 스스로 불행한 존재하고 생각한다. 부자는 부자대로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지 못한 것을 불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을

불행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모두 같이 불행하다는 심리를 잘 이용하면 설득의

효과는 클 것이다.

행복하다는 기분에 젖어 있을 경우라면 설득할 필요도 없고, 설득하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 인간들의 심리이다. 상대의 입장과 나의 입장이 동등한 것임을

강조하거나 '나의 입장에서 보면 당신도 이해할 것'이라는 설득은 가장 효과적

테크닉이다.

인간은 이해와 협력의 심리가 작용하게 되면 다른 어떤 욕망의 힘보다도

강하다. 인간의 만족이란 주고자 하는 심리에서도 얻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십시오'의 한마디가 주는 힘은 의외로 크다.

상대에게 '자기 헌신'의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솔직하게 협조를 바라는 설득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상대의 실수를 감싸주어라

 

세상을 현명하게 살려면 타인과의 충돌을 피해야 한다. 지혜롭게 사는 길도

상대와 논쟁을 피하는 길이다.

그리고 때로는 상대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야 될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는 이쪽이 상대방보다 못하다는 입장을 강조하면 틀림없이 좋은

결과를 얻는다.

"사람은 가르치지 않는 체 하면서 은밀히 가르쳐야 잘 배우며, 모른다는 것을

잊어버린 것으로 인정해야 잘 받아 들인다"

체스터 필드가 그의 아들에게 금언으로 남긴 이 말은 남에게 자기의 지혜를

내보이게 되면 호감을 사지 못한다는 것을 나타냈다.

때로는 상대의 잘못을 모르는 척 해야 될 경우도 있고, 그 잘못의 이유를

공감하는 듯한 화법도 필요하다.

상대는 이런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다른 사람의 잘못됨을 부득이 꼬집어 말해야 될 때라도 호의적인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언제나 자신은 상대보다 못하다는 전제를 지킬 일이다.

사람은 자기가 옳다고 인정한 일이 설령 잘못된 결과를 초래했더라도 좀처럼

고치려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어떠한 변증법적인 이론을 도입해서라도 자기의

잘못을 변명하려고 한다. 이런 사람한테는 묘한 심리를 자극하는 방법이

우선이다.

마음적으로는 싫어도 상대를 감싸주고 격려한 결과 성공을 거둔 이야기를

들어보자.

D공작사에서 생산되는 공구 중에는 국내에서 유일한 제품이 몇 가지 있었다.

외국 제품이 있기는 했으나 배를 이용하여 도입하기에는 시간상 많은 손실이

따랐으므로 D공작사로서는 자못 콧대가 높았다.

마침 건축업을 하는 E라는 친구가 D회사에서 제품을 주문해 사용하기로

예약하고 공구를 주문하였다.

그런데 D회사로부터 인도되어 온 제품을 살펴보니 전혀 규격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그 친구는 D공작사에 강경히 항의키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강경한

항의까지는 좋으나 그 후의 일이 문제였다.

건물의 완공 예정일까지 외제 공구가 도입될는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었으니까 말이다.

생각다 못한 E라는 친구가 D사를 찾아가 사장에게 정중히 말했다.

"이번에 보내 주신 공구를 보니까 규격이 약간 틀리는 것 같은데 혹시 다른

곳으로 갈 것이 잘못 저희에게 전해진 게 아닐까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잘못

적어 드렸던가요?"

공구를 잘못 제작한 회사측을 나무란 것이 아니고, 오히려 잘못의 책임을 E

모두 덮어쓴 것이었다.

E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은 D공작사의 사장은 제 제작을 서둘렀다고 한다.

누구도 처음에는 예상 못했던 일이었다.

이와 같이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상대와 논쟁을 의식적으로 피하는 처세가

필요하며, 때에 따라서는 논쟁을 벌여야 할 상대의 잘못을 감싸주는 아량도

베풀어야 되는 것이다.

 

 

설득의 장애를 유리하게 이끌어라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은 상대방이 자신의 설득에

거부 반응을 나타낼 때이다.

이러한 거부 반응은 인간적인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상대방을

설득할 때 상대방이 자기의 설득에 전적으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될

것이라는 안이한 사고방식은 위험스럽기 짝이 없는 생각이다. 그보다 장애가

더욱 많이 개재되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여기에서 장애가 대두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성질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타인의 존재나 사상에 대해 배타적일 뿐 아니라 자기의

자아에 상대의 주의 사상이 유입되는 것을 의식적으로 거부한다.

여기에서 설득의 테크닉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설득에 장애가 대두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우선 그 장애에 대해

좌절이나 실망을 할 것이 아니라 그 장애를 이해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장애를 이해한다는 것은 될 수 있는 대로 자기를 납득시킬 수 있도록 아량을

지니라는 것이다.

어느 건축가는 '건축 설계의 어려움보다 인간관계의 구조적인 상관관계가 더

어렵다'라고 말하면서 자기는 상대에게 설득할 일이 있을 때에 설득을 가로막는

장애를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말했다. 또한 설득의 장애물은 모두

빨갛게 칠해 버려라는 말을 신조로 삼고 있다고 했다.

장애물을 빨갛게 칠해 버린다는 말은 설득의 장애를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새롭게 변화시킨다는 말이다.

또한 설득의 말을 잘 듣지 않으려는 사람에게는 뻔뻔하고 거만하다는 생각을

하기에 앞서 '무척 솔직하신 편입니다'하는 칭찬의 뜻을 표현하면 바람직한

분위기로 이끌 수가 있다.

저술가인 협파드란 사람은 붓을 들어 상대를 비평하거나 공박할 때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처럼 날카로웠으나 정면으로 자기에게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비난을 모두 기분 좋게 받아들여 결코 상대에게 불쾌한 여운을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심지어 자기의 견해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사람을 자기 집으로 초대하여

먼저 그들의 말에 경청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리하여 결국 비난하던 상대에게

자기의 주장을 옳게 납득시켜 설득해 버리곤 했다.

설득을 하고자 할 때 결코 정면 승부를 유혹하는 장애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설득에 있어 장애란 당연스레 작용할 수 있다는 관용의 자세를 가져 도리어 그

장애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이용할 일이다.

사사건건 시비를 가리려고 하는 태도가 역효과를 나타내 설득의 기회를 갖지

못하게 만든다.

장애가 대두될 경우에는 처음부터 이해하는 태도로 출발하라.@ff

2. 거절 격퇴의 작전

 

 

상대의 요구를 일단 수긍하라

 

대인관계에서 상대의 부탁을 한마디로 잘라 거절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비록 들어줄 수 없는 어려운 부탁이라도 우선은 진지하게 들어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부탁을 하는 상대는 듣고 있는 자신이 가지는 부담보다 훨씬 큰 어려움을 마음

속에 감춰 두고 있다. 그렇게 때문에 딱 잘라 거절하게 되면 마음에 커다란 못을

박는 상처를 줄 수 있다. 급격한 변화에 인간은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기대했던

일이 순간적으로 허물어지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허탈감에 싸이게 된다.

자기가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이라도 적절한 이유로 먼저 부드럽게

상대방을 이해시킨 후 거절 의사를 밝히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욱 효과가 높은 것은 먼저 상대의 부탁에 대해서 수긍을

하는 것이다.

, 상대에게 커다란 양보를 하는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누구든지 자기의 무리한 부탁이 싱겁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에 일종의

죄의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 순간에 거절의 의사를 은근히 덧붙이면 마음의

반동 작용을 유발시켜 곧 부탁을 철회시킬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음악 지휘자 허락크는 과거 20여년 동안 성격이 괴상한

연구가들을 별탈 없이 통솔해 왔다. 그의 비결은 말썽꾸러기 연구자들의 조그만

일에도 동조해 주고 보살피는 것이다.

어느 날 사라핀이라는 성악가가 목이 아파 독창회의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다는 통보를 해 왔다. 그는 화가 났으나 표면상으로는 온화하게, 그리고 동정적

태도로 사라핀의 건강을 염려하면서 그의 요구를 쾌히 승낙한다고 말하였다.

허락크가 의외로 쉽사리 승낙하자 사라핀은 자신이 도리어 미안해져서 잠시

시간을 달라고 그에게 부탁하는 것이었다.

마침내 사라핀은 지휘자의 배려에 감복하여 아픈 몸을 이끌고 혼신의 힘을

다해 독창회 무대에 섰다.

그리고 지휘자에게 부탁하기를, 자기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니 청중들에게

양해를 얻어 달라는 것을 잊지 않을 정도로 자상한 배려도 했다.

허락크는 상대가 건강을 이유로 거부하는 요구 조건을 들어주는 체 하면서

자기의 요구도 거절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처음부터 단호히 거절의 의사를 표현하면 불쾌한 기분이 끝내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태프트 대통령이 어떤 관리의 부인에게서 남편을 상당히 높은 직위에

임명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처음에는 자기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선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다른 사람이 후에 그 직위에 오르자 그녀는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여

그를 공격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즉시 그녀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고 잠시

침묵을 두었다가 그녀를 설득하는 편지를 썼다. 그녀는 그의 편지를 받자,

약속을 받았다가 거절을 당한 부인 역시 대통령에게 사과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깍듯이 경어를 사용하자

 

경어를 사용하는 것은 자기보다 우위에 있는 사람에게 예의를 밝히는 의미도

있고, 긴밀하지 못했던 관계의 사람들 사이에 서로 존경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아주 가까운 사이의 친구나 연인끼리 경어를 사용한다면 얼마나

아이러니컬한가. 그만큼 경어는 한편으로 거리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곳에서 사용되는 말이라도 경어는 친절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따뜻한

인간의 정을 모두 말해 주지는 못한다.

친절하다는 것은 다분히 서로의 이익을 위한다는 말로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인 냄새마저 풍긴다.

경어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D신문사에 근무하던 K군은 같은 사무실 안의 N양을 은근히 좋아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같은 사무실에서 4년여를 함께 생활하면서도 N양의 호감을

사지 못했다고 한다.

기다리다 지친 K군은 뾰족한 묘안을 생각해 낼 수 없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K군은 N양에게 경어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K군에게 아주 적절한 비방을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비방이란 다름이

아니고 다음날 출근 즉시 경칭을 모두 빼 버리고 평어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한 달이 채 못되어 그들은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왔다.

경어는 그만큼 사람의 감정을 가라앉혀 소원하게 만드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친밀했던 관계라도 필요에 의해 멀어지고 싶을 때는 경어를 고의적으로 사용해

보라. 그러면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질문으로 화제를 바꿔라

 

흥미롭지도 않고 도움도 주지도 못하는 화제를 계속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싫증을 느낀다.

회화의 목적이 엉뚱하게 빗나가고 있어도 태연히 이야기를 계속하고, 또 그

마무리를 옳게 유도할 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상대와 대화를 나눌 때는 대화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궁벽한 자리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 지리한 분위기를 모면하려는 생각이 먼저 앞서 무리하게

이야기를 중단하기를 요구하거나 이야기의 잘못된 점을 지적, 이의 시정을

요구하게 되면 대화의 중단을 초래함은 물론 인간관계에 커다란 구멍을 내는

결과가 빚어지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이 때는 상대가 말하고 있는 화제의 초점을 엉뚱하게 유도하여 다른 화제로

대화의 초점을 돌리게 하는 것과 대화 도중에 새로운 화제를 제공하는 순간을

잘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상대가 잠시 숨을 들이키기 위해 이야기를 멈췄을 때, '화제를

바꾸어서 안 됐지만 이런 이야기는 어때?'라든지 '그런데 말이야,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하지? 자네 의견을 듣고 싶은데'하며 정중하게 새로운 화제를 내민다.

그러면 상대는 자기의 이야기가 충분했기 때문에 감명을 받은 것으로 오인하고

새로 등장한 화제에 대해서 관심을 쏟게 될 것이다.

또한 화제를 바꿀 경우에는 질문의 재치를 이용할 일이다. 가령 '아참! 아주

재미있는 사건이 있네', '오라, 그렇군!'하면서 상대의 주의를 자극한다.

아무리 이야기에 얼이 빠져 계속하던 상대라도 이쪽의 말에 흥미가 있으면

자연히 귀를 기울이게 된다.

화제를 바꾸는데 화법의 재치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상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첫마디는 접속사, 혹은 감탄사를 써야

된다는 것이다. 그저 말의 내용을 무턱대고 떠들기만 하면 내용에 대해 쉽사리

흥미를 갖지 못한다. 서로 자기들의 이야기를 하기에 정신이 없을 정도로 대화가

혼란해진다.

그러나 접속사, 감탄사를 사용하면 일단 주의를 환기시키기 때문에 말의

첫머리를 상대에게 강하게 주입시킬 수가 있다.

'그리고', '그러나', '그런데 말야', '오호라', '어머', ''등의 말이 그

예이다.

 

 

의사표시는 단정적으로 하라

 

상대방으로부터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고역스러운 일도 없다.

적당히 기회를 봐서 상대의 이야기를 그치게 하려고 마음은 먹었지만 적절한

방법이 없을 때, 노골적으로 불쾌한 얼굴을 할 수도 없고 감정적으로 말을

그치게 할 수도 없다.

이럴 때 한마디의 적절한 표현이 절실하게 필요하게 된다.

이 때 만약 이쪽에서 '그 이야기는 듣고 싶지도 않아'라고 한다면 과연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일본의 한 박사가 조사 집계한 바에 의하면 세일즈맨을 격퇴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표현은 '그런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 '그 이야기는 너무 어려워',

'그 이야기는 나중에 듣지'하는 식의 표현은 앞서의 예보다 훨씬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통계 결과였다.

영국 속담에 '나쁜 친구는 입에 꿀을 바르고 가슴에 칼을 품는다'라는 말이

있다.

말만 번드르 하게 주워대는 상대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상대의 입장을

전혀 생각지 않는다.

그저 대하소설을 읽어 내려가듯 자기의 개인적인 흥미만을 생각하거나, 자기의

욕구를 만족시키는데 급급해 있기 마련이다. 재치 없는 세일즈맨이란 바로 이런

타입의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ff

3. 비평 힐책의 작전

 

 

비평은 위로의 말로 끝맺어라

 

친근감이 결여된 비판은 꾸중에 지나지 않는다.

비판은 항상 상대에게 감정을 상하게 만들기 때문에 자칫 적대감을 불러

일으켜 개인적으로 적의를 품게 될 우려도 있다.

존경했던 사람에게서 비판을 받으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분이 상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존경하고자 하는 마음은 따뜻한 포용의 정을 느낄 때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차가운 비판의 말을 들을 때, 그 정이 가실 것은 뻔한 이치이다.

정유 공장의 작업 감독관이 공장 내를 순시하던 중 '화기 엄금'이라는 주의가

엄연히 걸려 있는 곳에서 한 직원이 태연스레 담배를 피워 문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감독관은 슬며시 그의 곁으로 가서

"담배 맛이 그렇게 좋은가? 나도 한 대 주게"

하며 손을 내밀었다.

직원은 감독관으로부터 불호령이 떨어질까봐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지만 돌연히 감독관이 담배 한 대를 청하는 바람에 그 직원은 잠시 마음이

놓였다. 직원이 담배를 받아든 감독관은

"자 그러면 어디 한 대 피워 볼까? 참 그런데 말일세 여기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이 가스통이 폭발하면 어떻게 되지? 폭탄 창고 옆에서 불장난을 해서야 되나.

우리 저 밖으로 나가지. 내게 아주 질 좋은 담배가 있네. 자네에게도 내가 한 대

줌세.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곳에서 절대 금연하라구"

하는 것이었다.

이 정도의 힐책은 감독관의 자상한 배려였다. 또한 사실 실천하기에는 퍽

어려운 자세였으나 감독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나도 자네 못지 않은 골초야. 어때 한참 일을 하고 나면 담배 맛이 그야말로

꿀맛이지?"

하는 동조의 빛마저 띄우는 것이었다.

감독관은 적당한 분위기로 힐책을 마친 후 끝에 위로의 말까지 덧붙였다.

힐책이 전개되므로써 의욕의 상실을 불러오게 한다면 이것은 전적으로

힐책자의 과실이라고 할 수 있다.

힐책 비평의 의도란 좀더 좋은 결과를 바라는데 있으므로 힐책의 논조를 의욕

상실로 비약시키면 결국 힐책은 힐책으로 밖에 되지 못한다.

상대의 마음속에 '힐책을 받았다'가 아닌 '위로를 받았다'가 되게 해야 한다.

업무를 할당하여 지정 기일까지 완수하라고 일렀던 사원이 아직 미결인 채

있다는 보고를 받으면

"자네답지 않은 걸, 그 정도라면 자네의 능력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텐데.

그러나 너무 걱정은 말게. 나 역시 때론 슬럼프에 빠지곤 하니까. 아마 자네도

요즘 무척 피곤한가 봐?"

하는 힐책과 위로의 끝말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미국의 제너럴 휴즈의 창설자인 그레어런스 프란시스도 이런 방법을 힐책

작전에 동원하여 성공을 거둔 사람이다.

그는 상대의 불미스러운 점을 탓하고 난 후에 상대의 자아를 다시 회복시켜

주는 위로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리하여 직설적인 힐책의 강요를 했을 경우에 얻을 수 없는 존경심까지도

함께 얻어 신망 있는 기업가의 표본이 되었다.

유종의 미는 힐책 작전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비판은 은밀히 하라

 

비판은 은밀한 분위기에서 정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공개적으로 상대의 결점을 지적하거나 제 3자에게 들어보라는 듯이 상대에

대한 비판을 확대시키면 감정을 자극시키고 모욕감을 느끼게 되어 비판의 효과가

없을 것이다.

비판을 하는 데는 상대가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둘 만의 자리를 만들어

은밀한 분위기임을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은 자존심의 너울을 벗고 소탈한 기분으로 전환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존심을 최대한 살려주는 태도를 보이면서 비판을 시작하며

진지하게 이쪽의 말을 받아들인다.

H무역의 D부장은 M이라는 사원에게 이런 귀뜸을 하는 것이었다.

K라는 무역부 사원이 외국 오퍼상의 '오더'에 엉뚱한 견적을 띄워 보내 주문을

포기하게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평소에도 실수가 잦아 하루는 퇴근 시간에 단

둘만이 있게 된 기회를 잡아 번번한 실수를 문책하게 되었다.

D부장으로서는 단 둘만의 분위기라는 데서 허심탄회하게 K의 실수를 들어

개선할 것을 당부하게 되었다. 그 때 갑자기 퇴근을 했던 여사원 하나가 회사로

되돌아와 자기의 책상으로 가다 그들의 분위기를 눈치채고 멈칫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묵묵히 듣고만 있던 K는 당황한 듯 문책을 계속하던 D부장의 말문을

막아서더니 거센 목소리로 반발하는 것이다.

D부장으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정당한 문책을 하는 자기에게 당돌하게

반발하는 K의 심사가 괘씸하기도 했다. 그 순간 갑자기 들어선 여사원 때문에

그랬구나 하는 생각에까지 신경이 쓰이자 그만 문책할 기분을 잃고 말았다는

것이다.

D부장의 경험은 우리 주변에서 무수히 일어나는 평범한 일이다.

문책이라는 한마디의 말 때문에 인간 사회의 연결이 단절되는 비극도 일어날

수 있다.

공개적인 비판은 자극을 주워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하고 분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지만, 그보다도 심각한 패배감을 느끼게 하는 편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잘못을 꾸짖는 것은 말의 힘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정에 좌우된다.

이 세상은 공동사회의 인상을 풍기고는 있지만 지극히 심각한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다.

자기 혼자만의 만족으로 미소를 얻고 자기의 불만은 자기 혼자만으로 그치도록

노력하기도 하는 한편, 무능력한 점은 남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상당한 조심을

한다.

특히 개인적인 생활을 침해하는 비판이나 충고는 금물이다.

적어도 감정의 자극을 최대한으로 축소시킬 수 있는 훌륭한 비판이란 비판의

내용을 제 3자가 알 수 없도록 배려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다.

 

 

우월감을 상하지 않게 하라

 

충고와 비평은 어쨌든 기분 좋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자기가 충고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되면 아뭏든 상대보다는 우월한 입장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 특히 처세가 중요하다.

, 아무리 건전하고 진지한 충고라도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상처를

자극하면 역효과를 얻게 된다.

충고를 하는 사람이 분명 상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라고 섣부르게 판단을

내려 충고하게 되면 인간관계에 크나큰 상처를 남길 뿐이다.

그러므로 적당히 분위기를 조성하고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든

후 입을 열어야 한다.

미국의 인간관계의 전문가인 제임스 벤더 박사는 충고와 비평의 타이밍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나의 경우를 보면 대부분 충고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우선 '나 역시 잘

모르지만'하고 말문을 연다. 상대가 '저쪽도 잘 모르고 있구나'하는 우월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이다. 상대가 우월감을 느낀 후 충고를 하면 거의 완벽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벤더 박사의 이론에 의하면 '사대의 감정의 흐름을 교묘히 이용하여 우월감을

자극한 후 입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때는 상대가 자청해서 충고나 조언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칭찬 섞인 말을 듣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자기의 자존심을 은폐하고 머리를 숙이는 상대에게 우월감을 느끼고 직언을

서슴치 않는 사람은 실패하는 일이 많다.

앞서 이야기를 옮겨 적었던 벤더 박사에게도 이런 일화가 있다.

유명한 제과 회사의 노무관리를 담당하는 감독관에게서 어느 날 노무관리에

대해서 조언을 청해 왔다. 벤더 박사는 정중히 사장실에 안내되어 사장으로부터

단도 직입적인 질문을 받았다.

"박사님은 우리 회사에 대해 무슨 일을 하실 수 있습니까?"

벤더 박사는 잠시 대답을 망설이는 표정을 짓더니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선 중역의 의견을 들어 보겠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사장은 그 즉시 박사에게 향후 3년 동안 자기 회사의 자문을

부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일화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그 제과 회사에서는 그 동안에도 몇 명의

유능하다는 전문가를 초빙한 적이 있는데 초빙되어 온 전문가가 한결같이 그들의

지론을 내세워 일방적인 충고를 서슴치 않았는데 벤더 박사는 처음에 '

모르겠습니다'하고 겸손한 태도로 임했기 때문에 사장의 우월감을 진작시켰다는

것이다.

충고와 조언도 때에 따라서는 똑같은 내용이 전달되는 언어에 의해서 전혀

다른 효과도 낼 수 있다.

 

 

때로는 공개적인 비평도 하라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 자신을 천박하다거나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저질렀을 경우에도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

합리화시키려고 하고, 숱하게 많은 억지 변명의 자료를 동원하여 자기의

무고함을 변명하려 한다.

그리고 누구라도 자기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때까지, 또한 자기가 가장

친절하고 공명정대하다고 생각할 때까지 자기의 자존심 뒤에 몸을 감추려 한다.

인간은 자기의 처지가 약화되는 기분을 갖게 되면 힐책의 말이나 비평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외골수로 평가받아 사람들에게 신용을 잃게 되고, 친구들의

충고는 커녕 모든 일에 무관심하게 대하는 바람에 외롭게 되는 경우를 우리들은

많이 봤다.

위대한 과학자로 알려진 뉴턴도 한때 아주 평범한 원리를 자기 나름대로

고집하다가 하인의 빈축을 받은 적이 있었다.

뉴턴이 늙어서의 일이다. 하루는 빨갛게 단 난로 옆에 앉아 있자니 더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참다 못한 뉴턴은 하인을 불러

"이 난로의 불을 끄게"

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인은

"난로 불을 끄게 되면 곧 춥다고 다시 피우라고 하실 텐데요?" 하고 뉴턴의

즉흥적인 기분을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로 되물었다. 그런데도 그는 하인의

충고를 듣는 척도 않고 계속 하인을 다그쳤다. 마침내 하인은 몹시 안 됐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난로 옆에 바싹 당겨 앉아 계시지 말고 의자를 멀리해 놓고

앉으십시오"

뉴턴은 자기의 외골수 덕분에 하인의 한심스런 충고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뉴턴의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하인의 비평은 아주 세련된 것으로 뉴턴으로

하여금 더 이상의 변명을 늘어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변명을 늘어놓는

상대에게는 변명하는 자세가 어리석음을 잘 납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설득의 경우처럼 점잖고 부드러운 어조가 여기에서도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변명이란 또 다른 변명을 생각해 내기 위한 것이므로 비평의 끝맺음을

이쪽의 의논대로 강행시키려면 단도직입적이고 직설적인 언어를 때로는 사용해야

한다.

무지한 사람은 무지를 꼬집고, 무례한 자는 공손치 못함을 공개적으로

비난해도 좋다.

, 둘이 전개된 비평은 사슬에 얽매어져 실마리를 찾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공개적인 비평은 이쪽의 비평과 상대의 변명이 대중 앞에서 공정히 심판을 받게

되므로 상대의 변명을 더 이상 유발하지 않는다.

 

 

지나친 간섭은 피하라

 

예술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면이 다분하다. 또한

개인주의적 경향이 예술로 비약한 것인지, 예술을 함으로써 개인화가 되어

버리는지, 혼자만 있을 때가 제일 쾌적한 때라고 술회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작품에 대한 간섭을 한다든지, 사생활에 대해서 추궁을 하게 되면

벌컥 화를 낸다.

이쪽에서는 친절한 기분에서 우러나온 말이었으나 받아들이는 입장에 놓인

사람은 친절한 그 한마디의 말이 거북스럽고 감정을 건드리는 말처럼 들리는 것

같다.

이 외에 보통 사람들도 간섭을 받게 되면 감정이 격해질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H.시놋트가 사람이 노여워지는 원인을 분석했는데 거기에

나타난 것을 보면 자존심을 상했을 경우, 욕구 불만일 경우, 수면 부족, 심리적

불안일 경우 등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시놋트 박사가 분석해 낸 결과를 토대로 가설을 세워 보면 사람들은

간섭받기를 가장 싫어한다고 할 수 있다.

상대를 비평할 때는 지나친 간섭이라는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

베어링을 생산하는 H회사에 잘 아는 친구가 제작부에 책임자로 있다.

친구가 위로부터 '베어링 생산량을 늘리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고 아래

공원들에게 다시 지시를 내렸는데 너무 오랫동안 작업에 별 진척이 없다는

불평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친구의 작업 독려 방식을 듣기로 했는데 그의 작업 독려의 방법은

매일 매시간 작업장을 돌아보며 작업에 대해 간섭을 하고 작업이 부진한

곳에서는 장시간을 지켜본다고 했다.

그래서 그에게 몇 가지 좋은 의견을 말해 주었다.

우선 거의 매시간 순시하던 규칙을 버리고 간섭을 최대한으로 줄이며 공원들이

잘못하여 작업량이 미달되었을 경우에는 아무런 힐책도 하지 말고 잠시 휴식을

갖도록 배려하라는 말이었다.

그런 후에 구체적으로 작업반 편성의 효율적인 면을 고려하여 보기로 했는데

먼저 일러준 대로 실천해 보았더니 처음 며칠 동안은 제법 반응이 좋았으나 결국

마찬가지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작업조를 A, B로 나누어 놓고 그들이 일할 수 있는 능력껏 하라고

생산 목표를 일단 정해 주지 않도록 권유했다. 그랬더니 한 달도 못되어 그 친구가

찾아와서 대성공이었음을 일러주는 것이었다.

친구가 성공을 거둔 비결을 분석해 보면 첫째 직접적인 간섭, 가령 작업을

감독하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 교정, 독려한다던가 하는 것을 없앤데 있었고,

간접적으로는 목표량을 임의로 해보라고 하여 독자적인 작업을 가능케 했다는 데

있었다.

비평으로 좋은 결과를 유도하기 위해서 지나친 간섭을 거리낌없이 실천하는

어리석음이 도리어 효과가 없음을 단적으로 증명해 준 것이다.@ff

4. 친근 호감의 작전

 

 

필승의 신념을 보여라

 

인간의 마음이란 때론 불안정한 충동에 의해서 좌우되는 경우가 있다. 일을

해보고 싶은 것도 충동이고 도중에 포기하고 싶은 것도 충동이다.

이러한 충동은 극히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긴 하지만 가끔 비약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인간관계를 연구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충동적 용기를 신비스러운

힘으로 보는 사람까지도 있다. 조직적인 두뇌 활동의 유기적인 힘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의 충동은 자기 자신의 능력을 계발시킬 수 있는 잠재적 힘을

지닌 충동을 말한다.

현재의 수준에 만족치 않고 계속 활동 영역을 확대시키기 위해서 이 충동적

의지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자기에게 유리한 충동적 의지란 곧 신념을 말한다. 신념이란 자기의

주관이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근본적 자세임으로 순간 순간 번득이는

충동에서 신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호감을 얻는 길에는 몇 가지 패턴이 있다. 우선 그 하나의 패턴은

이쪽이 건실하게 보이고, 강한 신념 속에 불타 있다는 사실을 인정시키는

일이다.

신념이 있는 사람의 눈빛은 상대를 매료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 신념의

의지를 굳힌 상대와 대면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기쁨이다.

엘바섬을 탈출하여 그의 조국 프랑스의 영광을 되찾자고 호소하는 나폴레온을

보고 그의 옛 부하들은 한결같이 재도전의 용기를 얻었다. 왜냐하면 신념에

차 있는 나폴레온의 눈빛에는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념의 신뢰는 그 밑바탕에 강한 힘을 동반하므로 대단히 중요하다. 인생

성공이 바로 신념의 여부에 의해서 가름된다는 것은 그만큼 큰 신념을 지녔다는

것이다. 신념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자기를 중시하는 사상에서부터 비롯된다.

사람이 긍지를 갖게 되면 자기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결코 자만과 오만이 아닌 '나는 꼭 필요한 사람이다'라는 중시가

타인의 협조와 신뢰를 얻게 한다.

광고 도안사들은 스폰서의 의뢰를 받아 작품의 제작을 끝낸 후, 심각한

불안감에 휩싸인다고 한다.

자신의 도안이 얼마만큼 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는가 하는 불안감보다는

스폰서가 어느 정도 자기의 작품을 신뢰하는가가 더 초조하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놓이게 된다면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키려고 초조해 할 것이

아니라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먼저 가져야 한다.

전문가의 신념에 넘친 제의에 스폰서는 신뢰받고자 하는 의욕을 일으킨다.

얼마만큼 타인의 호감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는 결국 자신의 신념도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항상 안정되지 못한 정신적인 변화를 적절히 조화시켜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신념의 의지를 자기 것으로 해야 한다.

신념은 곧 하고자 하는 충동적 의지가 자기 것으로 고착된 상태를 말하기

때문이다.

 

 

듣기의 명수가 되라

 

'모든 사람에게 너의 귀를 주어라. 그러나 너의 목소리는 몇 사람에게만

주어라'

세익스피어가 이렇게 말한 것처럼 세련된 화법은 듣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이야기하기를 즐긴다. 이와 반대로 듣기에는 그렇게 관심이

있는 편이 아니다.

미국 '미네아폴리스'의 한 성인 학교에서 스피치 코스와 듣기 코스를 개설하여

5년 동안 성인들의 관심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스피치 코스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꽉꽉 차 있었으나 듣기 코스에는 단 두 사람의 희망자밖에 없었다.

인간은 이야기를 함으로써 상대의 협조와 동의를 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듣는

것으로 상대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화의 목적은 이해되고자 하는 인간의 속성을 만족시키는 수단인 것이다.

일찍부터 기독교에서 행해진 참회도 이와 같은 인간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참회를 통해 말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이다.

정신 분석학자 프로이트도 이 참회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인간은 감정이나

혼란한 경험을 배출시키기 위해서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하여

병적인 인간 심리의 돌파구로써 말하는 정신 치료 요법을 창안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말하는 인간의 속성을 만족시키면 호감을 얻기가 쉽다. 만족시키는

방법으로써 듣기의 중요성이 대두된다는 말이다.

누구든지 듣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편 상대방의 이야기가

흥미롭지 못하다는 데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듣는다는 것이 자기를 수동적인

입장에 놓여지게 한다는 기분을 싫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듣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타인에게 가장 호감을 느낄 때가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라고 한다. 이 원칙에 충실하면 듣는 이가 말하는

사람 이상으로 대화의 이득을 얻는다.

설득의 명수 소크라테스도 아테네의 청년들에게 '먼저 자네들이 말해 보게.

그것으로 나는 판단할 테니까'라고 제의했다고 한다.

D실업은 좀처럼 노사 분규가 일어나지 않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래서 그

계통의 회사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대표이사로 있는 B씨의

설득 솜씨가 뛰어나다는 중론이었다.

B씨는 임금 문제나 처우에 관해서 사원들이 농성을 벌이면 주모자급 한두 명을

자기 방으로 부른다.

그는 농성 사원들을 자기 방으로 부른 다음, 그들의 요구 조건을 경청한다.

경청하는 태도가 무척 진지하고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원 대표들은 격했던

감정을 어느 사이 버리고 조그만 소리를 자기들의 주장을 말한다.

그러나 주장을 말한다고는 하지만 강력한 어투는 결코 아니고 강요의 의미도

심각하지 않는 그런 식이었다.

어떠한 형태의 논쟁이라도 상대의 입에 시선을 모으고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좋은 이야기이다.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라

 

아무리 까다로운 상대와 대면하더라도 심리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

록펠러는 '누군가 자기 의견에 반대했을 때에는 우선 감정적인 반대인지,

이성적인 반대인지를 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대의 심리, 반대 원인 등을 간파하지 못한다면 설득은 영원히 해결할 수

없다.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반감을 사고 있다면 상대에게 논리적인 설득은

시간만의 손실에 불과하다. 이럴 땐 논리적인 설득보다는 감정적인 설득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나이 쉰 살이 다 되어 가는 어느 경양식집 여주인은 초로의 얼굴인데도

단골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그녀의 비결은 손님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여 응대하는 것이었다. 손님이

기분이 좋을 때는 함께 기뻐해 주고, 우울해서 말없이 술잔만을 기울이고 있을

때는 조용한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또한 손님의 호칭도 가지각색이었다.

'아빠'에서부터 '선생님', '아무개씨'라는 간단한 명칭으로 손님들에게 신뢰받게

되었고, 때로는 한 가족 같은 기분에 젖기도 했던 것이다.

성공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사람들의 감정의 섬세한 부분까지 살필 줄 알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학벌도 신통치 않고 미모도 빼어나지 않은 K라는 여자가 가정 사정 때문에

직장에 나가려고 입사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마침 M실업에서 비서직을 한 자리 비워 두고 공개 채용하기로 했는데 다행히도

그녀는 필기시험에 합격하여 면접을 하게 되었다.

면접관인 비서실장은 그녀에게 자기 소개를 하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자기를 소개했다.

"저는 성격이 깔끔한 편이라 사무실에 먼지 하나라도 날아다니지 않게 할

생각입니다. 보시다시피 학벌과 기타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한 점은 많습니다만

부지런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생각으로 비서실장이 그녀를 합격시켰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비서실장을 보았을 때 보통 이상으로 세련되었고 깔끔한

성격이라는 것이 직감적으로 느껴져서 그렇게 소개했다고 한다.

비서실장이 그녀를 채용하기로 결정한 것도 아마 그녀의 자기 소개에서 깔끔한

성격을 엿보아 결정을 내린 것으로 생각해도 좋다.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여

자기를 인상 지워 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로 미루어 상대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는 심리 파악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감각어를 사용하라

 

대화의 묘미란 자신의 감각을 상대의 감각에 접촉시켜 전달하는 데 있다.

감각이 예민한 젊은 층의 사람들이 감각을 자극시키는 감각어에 약하듯

감각에를 적절히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은 대화에서 성공할 수 있다.

감각어는 지적인 호소력보다는 감정의 심리를 자극하는 말이다.

다정한 연인 관계에 있는 사이라면 한마디 한마디에 사랑스런 정이 가득 담겨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상투적인 선동의 말을 쓴다면 어떤 상대라도

정이 슬그머니 사라질 것이다.

좀 더 감각적인 면을 고려하여

"오늘 날씨는 아주 싱그럽군. 대지의 만물도 신선하고 생기에 차 있어. 어때

우리 오늘 광릉에나 가서 신선한 숲의 내음이나 맡아볼까? 송추에 가서 시원한

물소리를 들어도 좋고"

라고 하든지

"나는 요즘 갑자기 우아한 분위기에 사로잡히고 싶어. 꿈속의 궁전에 사는

왕자처럼 행복한 분위기에 말야. D극장의 X X 가 아주 멋진 영화래? 나의 꿈을

그려내듯이 꼭 같은..."

하면 상대도 이쪽의 무드에 그대로 젖어 들고 만다.

감각이란 인간이면 누구나에게 있는 것이다. 단단한 것보다는 부드러운 것,

차가운 것보다는 따뜻한 것을 찾으려 하고 무미건조한 말보다는 감각을 자극하는

정감적인 말을 인간은 즐긴다.

지적인 것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보다 친밀한 관계로

이끌기 위해서는 감각어의 활용이 대단한 효과를 가져다 준다.

위대한 종교개혁 운동의 지도자가 된 마르틴 루터가 젊은 시절, 가난한

친구들을 위해 이 집 저 집 빵조각을 구걸하러 다녔다.

루터는 그 때 아주 훌륭한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으므로 여러 집에서 좋은

대접을 받았다. 어느 날 곤란드 고다의 집에 다다랐다. 그 집의 주부는 루터의

목소리에 이미 감탄해 있었던 터라 그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많은 지원을 약속해

주었다.

루터는 훌륭한 목소리 하나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고, 그 후 종교개혁의

횃불을 들 수 있는 학업을 계속할 수가 있었다.

루터의 이 일화에서 볼 수 있듯이 감각에 호소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친밀감을 증대시키는데 가장 큰 작용을 한다.

 

 

악의 없는 속임수를 써라

 

첫인상이 호의적이라면 대화는 성공적이라고 약속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시선을 어떻게 호의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 큰 관심사라

하겠다.

여기에서 말하는 속임수란 위트와 유머를 포함한 것으로 첫대면에서 긴장을

풀어 주고 친밀감을 일으키는 작전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말한다.

'거짓말쟁이의 목표는 단순히 기뻐하는 것이며, 기쁨을 주는 것이다'

친한 사람일 경우에는 손쉽고 재미있는 거짓말을 한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만우절 때는 누구나 속여서 즐겁다. 또한 속아서 재미있는 거짓말을 생각해

내려고 분망해진다.

직장의 동료들 또한 가족들에게 알맞는 거짓말을 꾸며대느라고 바쁘다.

그러나 누구 하나 속아서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없다.

악의 없는 속임수는 보다 긴밀한 인간관계를 도모해 준다.

대학 입시에 응시해서 발표를 기다리던 막내딸이 발표장에서 전화를 걸어왔다.

"엄마. 나 틀렸어"

어머니의 마음은 순간 천 길 만 길 낭떠러지에 곤두박질한다. 그러나 다음

순간,

"아냐, 그건 거짓말이야. 나 됐어, 됐단 말야"

딸아이의 자랑스런 두 번째의 목소리가 귀를 어지럽힌다.

"원 계집애두"

어머니의 가슴에 순간적으로 속았구나 하는 웃음이 용솟음친다. 진정 잠시

동안의 실망을 맛보게 해 준 막내딸의 속임수가 어머니의 애정을 더욱 짙게

만들어 준 것이다.

실적 위주를 부르짖는 사장이 그 전날 야근하는 직원들 앞에서 또 다시 실적에

대해 부르짖고 퇴근했다. 그 다음날 잔뜩 긴장한 채 들어선 사장 앞에 보이는

것은 모두 미결 상태 뿐이었다. 직감적으로 자기의 명령이 실천되지 못한 것을

안 사장은 노발대발 언성을 높였다.

그런데도 직원들의 표정은 태평 무사, 사장의 꾸짖음을 개의치 않는 태연한

모습이었다. 궁금하고 이상스럽게 생각하는 사장 앞에 어느 직원이 갖다 바친

서류 뭉치는 실적을 자랑하고픈 속임수에 제물로 이용되었던 이른바 실적의

뭉치였다.

사장은 잠시 동안 기만당했다는 불쾌감보다 부하 직원들의 애교 있는 속임수가

재미있어 그날 저녁 때 술자리를 마련해 푸짐하게 베풀었다고 한다. 악의 없는

속임수는 이 밖에도 우리들 주변에 수없이 일어난다.

따라서 첫대면에 어색함을 모면하는 데도 약간의 속임수는 도움을 줄 수가

있다.

 

 

최고라는 선전은 하지 말라

 

"술이라면 역시 X X 입니다"

"이것은 국내 제일입니다"

이런 선전 문구에 현혹되는 사람을 요즘은 찾아 보기가 힘들다. 어딘가

독선적인 냄새를 풍겨 거만스럽게 느껴지는 탓이다.

지나친 과장과 선전이 도리어 충동을 억제하는 결과를 빚는다는 것은 광고

선전을 담당한 기획자들 사이에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 되어 버렸다.

따라서 겸손한 바탕 위에 성실한 자세를 강조하는 것이 상대의 호감을 끄는

요소라는 것을 간파한 유능한 기획자는 자기 상품의 질적인 장점을 내세워

장점만을 선전한다.

미국에서도 최상급의 선전은 금물로 되어 있다. 어느 기업이든지 '가장

우수한', '유일한'이라는 최상급 대신 'X X 가 좋은', 'X X 에 효과가

있는'등으로 꼬집어 선전한다.

M씨가 부산의 K호텔로 안내되어 들어섰는데 외관으로 보기에는 허술했으나

실내는 서울의 특급 호텔에 못지 않은 호화 시설이었다.

내심으로 감탄하면서 방안으로 들어서다가 웨이터에게 한마디 물어 보았다.

"이 호텔이 부산에서 제일 가는 호텔 인가요?"

그러자 웨이터는 공손히

"아닙니다. 한 네 번째 쯤 될 겁니다. 그러나 최고가 되려고 모두 노력하고

있습니다"

웨이터의 그 말이 M씨는 대단한 호감을 불러일으켰다.

최고가 아닌 것이 최고를 지향하는 노력은 대단한 것이다.

정상을 정복하려는 끈기와 성실에는 누구든지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므로

최상급에 있는 존재보다는 그 아래에서 최상급을 지향하는 자세를 갖춘 것이

더욱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어 마음을 끌리게 한다.

한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었다. 전형적인 미모의 조건을 모두 갖춘, 그래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오만하게 보이고 또 오만해진 아가씨였다. 주위에서 너무

찬사를 보내기 때문에 행동은 물론 말까지 거만하다고 인정받아 친구에게 따돌림

받는다는 것이었다. 그녀에게 단 한마디의 충고 밖에 할 수 없다.

"당신은 당신 스스로 한국 최고의 미인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당신은 미에 있어서 제 2인자라고 생각하십시오"

그녀가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 소화했는지 모르지만 최상급의 찬사만을 받아

사람들에게 거리감을 주었던 것이 오래지 않아 친구들과 동격의 입장에서 잘

어울리게 되었으며 겸손하게 보이도록 노력하여 주위 사람들의 진심에 찬 찬사를

받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 왔다.

지나친 과장은 진실성이 결여되었음을 말한다. 영국 속담에도 '빈 수레가 더

요란하다'고 하는 말이 있다. 과대 선전으로 내용을 위장하면 호감을 받지

못한다.

진실된 자세가 사람의 호감을 받게 되는 첫째 조건이다.@ff

5. 유머 위트의 작전

 

 

유머의 위력을 알라

 

인도의 지도자 간디가 한때 자기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불안을 고백하면서

'나에게 유머를 즐길 수 있는 센스가 없었다면 자살하고 말았을 것이다'고 말한

일이 있다. 정신적으로 그렇게 강인 할 수가 없고, 뚜렷한 개성을 지녔던 그도

이렇게 유머를 의식적으로 즐겨 언제나 이야기하면서 킬킬대고 웃기를 즐겼다.

그가 말하는 대로 유머는 인생을 만족시키는 자극제이다. 유머 없는 삶은

무미건조하고 비생산적이다. 유머는 자아의 밖에서 자아를 관조하는 초자아이다.

따라서 유머는 타성에 젖은 인간 생활에 청량제로써 훌륭하게 작용한다.

대화에 있어서 유머는 논쟁을 예방하고 불만을 갖고 있는 상대방을 부드럽게

감싸 해소시켜 주는 데 효과가 크다.

특히 의사 소통에 장애가 끼어 서로 화를 내게 되었다거나 대화가 단절되었을

때의 역할은 커다란 것이다.

만약 어떤 일에 의견을 일치시키지 못하여 불만이 싹트게 되면 먼저 웃으며

난국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하라. 대개 사람들은 큰일보다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고 화를 내기 쉽다.

이렇게 되면 서로 마음이 경직되어 더 이상 대화를 나누려 하는 의욕을 상실케

된다. 대화의 의욕을 상실한다는 것은 중대한 실패의 징후이다. 어떤 경우라도

침묵보다는 소통이 훨씬 발전적이기 때문이다.

유머는 이런 긴박한 순간을 기지로써 모면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 아무리

불만에 차 있던 상대라도 유머러스한 분위기에 젖어 들면 불쾌한 감정을

잊어버리기가 쉽다.

웃음은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형식이다. 따라서 말을 내용이라고 한다면 유머는

내용을 가꾸어 주는 형식이다. 형식이 내용의 결점을 보완하고 새롭게 전개시키는

것이다.

카알라일은 '진실된 유머는 머리로부터 나온다기보다 마음에서 나온다. 말의

노예가 되지 말라. 남과의 언쟁에서 화를 내기 시작하면 그것은 자기를

정당화시키기 위한 언쟁이 되고 만다'고 하여 언쟁이 일어났을 경우에 미소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여 언쟁의 요소를 둔화시 하라고 하였다.

한글학자인 조윤제 박사의 '한국의 유머'에 보면 '한마디의 유머란 어려운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고 죽음의 위기도 개척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갈파했다.

상대방이 욕구불만의 상태에서 대화를 회피하거나 우호적인 분위기를

깨뜨리려고 한다면 유머의 힘으로 상대의 불만을 중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유머란 어떤 불만도 해소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커레이는 '멋진 유머란 사교 무대에서 입을 수 있는 의상보다 훨씬 멋진

장식이다'라고 말하며 상대방에게 만족을 주는 최대의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은

유머라고 했다.

블르스 버튼도 '인간이란 무언가 재미있는 이야기에 일단 따라서 웃으면 그

사이에 곧 돈독해진다'고 말한다. 이들의 말에는 모두 유머의 진가가 잘 그려져

있다.

 

 

실수를 되풀이 하라

 

사정이 급하여 공중 화장실에 뛰어 들어간 청년이 '숙녀용'이란 팻말을 보지

못하고 게다가 노크도 없이 화장실 문을 와락 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한

아릿다운 아가씨가 있는 것이 아닌가. 당황한 청년이 엉겁결에 문을 얼른 닫고

미안해 어쩔 줄을 모르다가 정식으로 사과를 한답시고 다시 문을 열더니 '이거

정말 미안하게 됐습니다'하고 고개를 꾸벅하더라는 유머가 있다.

이쯤 되면 한 번의 실수가 아닌 연속적인 실수인데 그러나 사실 상대방을

웃기는 것은 이 두 번째의 실수 때문이었다.

화장실 안의 처녀는 처음에는 어이가 없고 불쾌했으나 두 번째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청년의 엉뚱함에 질겁과 동시에 그만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단 한 번의 실수는 인생을 그르치게 할 수도 있다. 비록 그 실수가 아주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충격을 가져다 주기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똑같은 실수를 두 번 저지르면 아무리 강심장의 소유자라도

웃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고의적으로 나쁜 마음에서 저질러진 실수로

알았으나 두 번째도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보고는 악의가 없음과

고의적이 아니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친구가 있다. A는 아침부터 큰아들이 속을 썩혀 화를 참으며

회사에 출근했고, B는 아들이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어 기분이

만점인 상태였다. B는 출근 즉시 시무룩해 있는 A에게 아들 자랑을 했다.

"어이 이번에 우리 아들 녀석이 S대 법대에 합격했네"

그리고는 내내 즐거운 듯 계속 얘기하는 것이었다.

"자네 아들은 뭐 우리 아들보다야 똑똑하잖아?"

AB의 말에 입맛이 쓴 듯 더욱 불쾌해지고 말았다.

"축하하네. 그러나 이제 그 얘긴 그만하라구"

딱딱하게 대답하고 나서 A는 다시 자기의 일에 몰두했다. 생각 같아서는 B에게

화풀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꾹 참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B가 다시

"이봐, 자네 아들도 법학을 전공한다지? 어때 우리 누가 먼저 고시에 패스하나

내기할까?"

A는 웃고 말았다. 너무도 사정을 모르면서 떠들어대는 B가 우스웠기

때문이었다. A로 봐서는 B의 자랑은 마음에 상처를 주는 실수인 것에 틀림없다.

그러면서도 B는 자꾸 되풀이하여 남의 속을 긁어 놓으니 이젠 실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웃음이 나왔던 것이다.

실수가 되풀이 되면 웃음이 유발된다. 아무리 심한 실수라도 계속하면 유머로

인정된다.

 

 

지나친 과장을 이용하라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을 확대시키거나 비약시키는 것이 과장의 패턴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대화에서 과장은 실로 위선이 될 수도 있고 허풍이 되기도 하여

신뢰를 해치거나 웃음을 유발시켜 꼭 잠긴 상대방의 마음을 열기 위함이라면

실행하여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과장의 방법은 실재하는 것을 이용할 수도 있고 또한 존재하지 않는 무형의

것도 이용할 수 있다.

야구 해설자가 투수의 구질에 대해서 해설을 한다.

"저 투수의 공은 노인들의 걸음걸이처럼 느리군요"

그러나 이런 표현은 웃음을 유발할 수 없다.

"공이 어찌나 느린지 지금 저 공이 어느 회사제품인가도 알 수 있겠어요"

공이 느리다 보니까 공에 씌여 있는 글씨까지 보인다는 과장이다.

한 샐러리맨이 다방에서 커피를 한 잔 시켰다. 종업원이 부지런히 날라다 놓은

커피를 한 입 마시는데 지독하게 달았다. 그러자 샐러리맨이

"아가씨 이것은 설탕에다 커피를 탄 것이겠지?"

라고 빈정댔다. 종업원은 허리가 아프도록 웃을 수밖에. 이렇게 되면 커피 맛에

대한 불평이 은연 중에 받아들여지는 동시에 상대에게 호감을 주기까지 한다.

언어의 표현이란 실로 무궁무진해서 똑같은 내용물이라도 어떤 그릇에 담겨져

나오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다르다. 차분하게 표현하면 진지하게는 들리나

설득형이 되고, 서둘러 둘러치면 거짓으로 들리는 한편, 웃음으로써 표현하면

서로의 마음을 열어 준다.

과장의 대화에 이런 예화가 있다.

이조 중종 때 대사성을 지낸 양응정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일찍부터 유머를

즐겨 아무리 거북한 부탁을 하더라도 익살스럽게 접근해 오면 이내 허락하고 마는

것이었다. 그가 어떤 지방의 원으로 있을 때였다. 관사를 짓는 목수가 집을

마음에 들지 않게 지어 괜시리 짜증이 나 있었으나 그럭저럭 상량식을 하게 되어

잔치가 벌어졌다.

그런데 과일 쟁반에 담겨져 나온 잣이 하도 싱싱하여 하인을 시켜 잣을 언덕에

심게 했다. 그리고 양응정은

'다음에 이 잣나무가 자라면 베어서 나의 관으로 쓰겠소'라 하자 손님이

'열매를 맺으면 그 열매를 심어 그 나무로 관을 짜겠소'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마지막으로 그 날의 주역인 목수가 입을 열기를 '그럼 저는 두 분께서

돌아가시면 그 나무로 관을 짜드리리다' 하고 응수하는 것이었다.

양응정과 손님은 저마다 장수의 꿈을 과장하여 자랑한 것인데 목수가 하는

말이 가장 그럴 듯하므로 사또는 목수의 불미스러웠던 점을 잊고 그에게 벼 다섯

섬을 내렸다고 한다.

이렇게 흔한 일상의 예를 과장시켜 말하면 웃음을 유발하게 된다. 웃음의

유발은 또 대화의 부드러운 소통을 가능시켜 준다. 따라서 대화가 원만히

이루어지기 위한 과장은 필요하다.@ff

6. 인상 강화의 작전

 

 

자기만의 상표를 만들라

 

상대의 기억 속에 자신의 인상이 기억 남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이

뒤따른다.

신체적으로 키가 크다든지 혹은 작다든지, 비만형이나 아니면 형편없이

말라 있다든지 하는 것도, 상대의 기억 속에 자기를 기억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성격상의 특징도 아울러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언어의 특징, 그 중에서도 말버릇은 특별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말버릇이란 바꾸어 말하면 심층 심리에서 표현되는 언어인데 버릇이란 어미가

붙어서 모두 나쁜 습관만을 지적하는 것 같으나 좋고 나쁜 것 이전에 상대에게

기억되는 특징적 버릇을 지칭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특징적인 입버릇을 개개인의 상표라고 한다면 그 이유는 어떤

이유에라도 입버릇은 즉 상투적인 말씨를 쓸 때마다 기억되게 하는데 얼핏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위대한 정치가나 사업가들의 자전적 기록을 살펴보면 모두 자기만의 독특한

말버릇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자기 자신도 모르게 내뱉게 되는 말버릇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상대를 기억하게 하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더욱 그것은 이쪽의 인상을 구체화시키고 형상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흔히 사람들은 '야유 죽겠어', '피곤한데'등의 말을 습관적으로 잘 사용한다.

이런 말들은 모두 자신의 심층 심리에서 나오는 말로써 언어 심리학에서는

심층 언어라고 부른다. 따라서 심층 심리에서 나온 이런 말들을 자주 사용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실제로 그런 사람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말버릇으로 성격

판단도 가능할 수 있다.

K라는 사람이 소설을 쓰는 중에 M과 이야기를 할 때 이렇게 실토하는

것이었다.

"나는 M씨가 자주 쓰는 '그게 그래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M씨의 얼굴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 말을 듣게 되면 M의 모습까지, 입표정까지도 낱낱이 기억된다고 한다.

K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M씨 역시 처음에는 무의식중에 사용했던 '그게

그래요' 때문에 여러 사람한테 지적을 받곤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누구나

제각기 가질 수 있는 말버릇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나서부터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그 버릇 때문에 M씨를 기억하기에 도움이 된다는 K

말이 더욱 고맙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좀더 많은 사람들 사이에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크게 색다른 입버릇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말버릇이 상대방에게 천박한 인상을 주거나 불쾌한 인상을 주는

말이어서는 안 된다.

말버릇이 저질적이면 자신의 이미지도 역시 저질이라는 범위 안에서 기억된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재미나고 또는 한편으로 자기 혼자만의 특징적인

말버릇이라면 자신을 팔 수 있는 상표로도 손색이 없겠다.

 

 

정열적 표현

 

선비 허생의 이야기는 신화 속의 주인공처럼 우리에게 전해진다.

장안의 갑부에게 단도 직입적으로 1만냥의 차용을 제의하여 주위 사람들의

경악을 불러일으켰던 그는 정열적인 신념 때문에 결국 차용에도 성공했고

사업에도 수완을 발휘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정열은 입을 열면 반드시 남을 굴복시키는 일류의 변설가이다'라고 라

로슈퓨코는 '도덕적 반성'에서 말한다.

정열은 상대의 불안과 불신을 모두 제거해 주는 강한 힘을 지니고 있어 정열에

불타 있는 사람을 대하게 되면 누구든지 저절로 그의 말에 수긍하게 된다.

요즘 일본의 전자 제품 '내셔널'로 유명한 마쯔시다 사장의 처세술이 국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정열의 화신이라면 바로 그를 두고 하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국민학교를 4학년에 중퇴하고 자전거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다 오사까

전기 회사에 들어가 '소케트'의 개조에 찬안하고 독립했다.

그때의 자본금이라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의 액수였지만 그는 다른 것은

염두에 두지 않고 소케트 개량에 열중했다.

그 후 마쓰시다의 사업은 순조로웠으나 1920년에 불어닥친 경제 공항 때문에

그는 큰 전기를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마침 제작에 들어간 내셔널 램프의

대대적인 선전을 결심하게 되었다. 이 무렵 마쓰시다는 '오까다' 건전지 회사

사장을 찾아가 건전지 1만개를 희사해 달라고 다짜고짜 요구했다.

그는 1만 개의 건전지를 희사 받아 자기의 램프에 건전지까지 포함시켜 1

개를 선전용으로 무상 보급할 예정이었다.

오까다 사장도 그의 제안을 듣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무리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 선전은 절대적으로 효과가 있다. 금년 중에 20만 개의

판매 실적을 올릴 자신이 있다. 20만 개의 판매를 위해 1만 개는 그대로 뿌리는

것이다'고 주저하는 오까다 사장을 설득하여 마침내 허락을 얻어내게 되었다.

마쯔시다의 대단한 정열에 굴복한 오까다의 협조는 예상대로 성공을 거두어

기대했던 판매 수량도 2배가 넘어선 40만 개였고 그 결과 마쯔시다는 오늘날

가장 성공한 실업인의 표본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확실히 내셔날 램프의 성능도 좋았으나 그것을 성공시킨 것은 마쓰시다의 정열

때문이었다.

정열이야말로 성공의 비결이요, 설득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믿음직한

신뢰의 바탕이 된다는 것을 입증한 실화이다.

미국의 자동차왕 헨리 포드의 일화에도 이런 것이 있다.

그가 미국 전역을 자기 자동차로 가득 채우겠다고 결심하고 회사를 설립한 후

얼마 정도는 고전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자동차의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강경히 만류하는 주주들을 설득시켜 결국 미국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인 자동차 왕의 칭호를 얻었다. 그 역시 정열로써 설득을

가능케 했고 정열로써 입지한 표본이다.

 

 

핵심적인 짧은 말을 하라

 

프랑스의 문호 빅톨 유고의 의문 부호 '?'와 느낌표 '!'의 일화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흔히 이런 형태의 함축성 있는 말을 놓고 '촌철살인'이라고 하는데 아주

짤막한 말로써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대화에 있어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무수히 많은 언어 중에서 화제에 빗나가지

않고 핵심을 찌르는 말은 짧을수록 강한 인상을 준다.

우려한 말보다 직감적인 표현이 어필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다.

생활의 속도화가 이루어져 말도 따라서 변화하는지는 모르나 간단 명료한

대답을 요구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너저분한 변명의 나열을 싫어하는 것이

현대인의 특징이다.

어떤 신문사에서 유명한 여배우의 사진을 필요로 하게 되어 촬영에 솜씨 좋은

기자로 하여금 그녀의 사진을 촬영하라고 지시했다. 사진 기자는 숲 속에서

카메라를 들고 숨어 그녀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녀는 막상 촬영의

기회를 포착했다 싶어 셔터를 누르려고 하면 그 때마다 얼굴을 가리거나 그 밖의

다른 이유로 촬영을 못했다.

사진 기자는 할 수 없이 신입 기자에게 그 일을 부탁하고 말았다. 물론 그

일이 대단히 어렵다는 단서도 잊지 않았다. 그랬더니 채 한 시간도 못되어

그녀의 사진을 찍어 가지고 돌아왔다.

깜짝 놀란 사진 기자는 어떤 방법으로 촬영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좋은 요령이라도 있었나?"

"아뇨, 그냥 부탁을 했을 뿐인 걸요"

"아니 부탁을 했을 뿐이라구?"

사진 기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신입 기자는 그녀의 집을 찾아가서

초인종을 누른 후 그녀가 나타나자 아무 꺼리낌 없이 '신문에 당신의 사진이

필요해서 찾아왔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면서

선선히 응하라는 것이었다.

촬영의 요령을 알고 있던 선배 기자는 촬영의 비결을 알고 있었음으로 해서

대담할 수가 없었고, 신입 기자는 자기가 필요한 것을 요령 없이 짧게 부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짧고 핵심적인 말이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준다. 우리들의 일상 대화는

모두 설명형이다. 한 가지 요건을 수식하여 줄줄이 나열해야만 쉽게 이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자꾸 길어진다.

그러나 장식이 화려한 것일수록 실제 속내용은 그렇게 충실하지 못한다.

부탁이나 협조의 말은 짧게 하는 훈련을 필요로 한다.

이런 의미로 해서 시저의 명언인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는 아직도

짧으면서 정곡을 찌르는 말로 전해져 온다.

상대의 마음에 강한 암시와 지워지지 않는 인상을 주는 말이란 아무리

목소리가 좋고, 말이 우아하며 성의가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그것이 효과를

나타내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짧으면서 핵심을 찌르는 말이란 오직 대화법을 향상시키는 훈련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침묵을 조절하라

 

대화를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주위를 이쪽으로 집중시키는

일이다.

효과를 염두에 두지 않고 이야기를 한다면 별문제이겠으나 대화란 최소한의

효과를 기대하고 시작하는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대가 얼마만큼

이쪽의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화는 지속적인 효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알려져 왔으나 좀더

심리학적인 면에서 살펴볼 때 비단 대화가 계속 진행되는 것만이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첩경이 아니라는 견해가 유력해진다.

대화가 계속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은 대화의 중단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적절한 호흡을 두고 침묵한다는 것이다.

대개 계속적인 대화는 조급히 효과를 거두려는 심리가 개재하여 과정의

양상에는 주의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기 때문에 대화의 진행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 군더더기의 말도

횡설수설하게 되고 서두르게 된다.

잠시 동안의 침묵을 두고 대화를 계속하면 이러한 불편은 크게 떨어진다.

똑같은 템포에 같은 음량으로 계속 말하기 보다는 적당한 기복을 가지면서 말을

하면 의외로 효과가 크다는 말이다.

H대 문리대 수학과 K교수는 독특한 화법으로 강의하기로 유명하다.

교수는 지리하게 강의가 진행되는 분위기를 자기 스스로 알아차려 학생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함수 문제가 장시간 계속되면 누구든지 주의가 흐트러진다. 그럴 때만 그는

잠시 분필을 놓고 창가로 가서 창 밖을 내다본다.

교수가 갑자기 강의를 하다 말고 창 밖을 내다보고 있으면 학생들의 시선은

자연히 교수 쪽으로 향한다. 그러면 그는 다정한 어조로 자기의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물론 오랜 시간 계속되는 이야기가 아니며 수학에 관계되는

이야기도 아니다.

이렇게 적절한 시간차 강의를 즐기는 K교수의 강의가 명강의로 대학가에

소문나 있었던 것이다.

대화에 있어서도 적절한 침묵을 이용할 줄 아는 센스가 필요하다.

상대가 이쪽의 이야기에 흥미를 못 가진다거나 처음부터 무관심하면 대화의

최초에서부터 침묵을 이용해도 효과가 있다.

누구든지 상대와 대면하면 이야기가 시작될 것으로 믿게 되는데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라는 평범한 습관 때문에 처음부터 주의와 관심을 모으지 않게 된다.

그나마 처음에는 관심을 가졌던 사람도 기복이 없고 흥미가 없는 이야기라고

자평을 내렸을 때부터 산만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일수록 갑자기 이야기를 중단하고 침묵하게 되면, 흐르던 음악의

선율이 끊이면 일어나는 반응처럼 상대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언어의 순서를 역전시켜라

 

저널리스트 사회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개에 대한 이야기가 퍽

재미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어떤 경우든지 '개가 사람을 물었다'하면 뉴스면에 게재될 성질의 것이 못

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었다'한다면 자못 귀추가 주목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주어와 목적어의 개념이 역전되어 평범한 화제가 쇼킹한 반향을 불러

모은다는 상징적인 말이다.

언어는 이처럼 항시 의외성을 만들 수가 있다.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상투어도 단어의 순서를 뒤바꾸어 놓으면 보편적인

개념을 탈피하게 된다. 또한 신선한 기분을 갖게 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파급과

전달 효과가 아울러 증대된다.

대화에 있어서 보편적인 이야기를 강하게 인상 지워 주려면 언어의 순서를

역전시켜 볼 일이다.

언어의 순서는 항상 일정해서 고착된 선입감일 수도 있으므로 고정 개념을

탈피하면 새로운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신선함을 발휘할 수가 있다.

수평적 사고의 창시자인 에드워드 보노는 신선한 사고의 원동력은 '사물의

관계를 의식적으로 역전시키는 데서 산출된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그는 모든

대인관계에서도 언어의 도치를 활용할 것을 주장했다.

언어의 순서를 도치시켜 평소에 우리가 쓰는 말을 변화시켜 보자.

인사말의 경우 통상적으로 호칭을 앞에 쓰고 다음에 인사말을 쓴다.

예를 들면

'김선생님, 안녕하셨습니까'의 말을 '안녕하셨습니까? 김선생님'으로 쓴다면

인사말이 강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부탁의 경우라면 '이것 좀 부탁합니다''부탁드립니다. 이것 좀'으로 바꾸어

'부탁'의 의미가 강조되게 한다. 또 연인들 사이에서 고백을 할 때라면 '영희씨

사랑합니다'가 될 것이나 '사랑합니다. 영희씨' 한다면 훨씬 '사랑'의 의미가

강하게 표현된다.

이러한 언어의 도치는 특정한 경우 뿐만 아니고 어떠한 일상적인 회화에서라도

응용할 수 있는 테크닉이다.

냉장고를 판매하는 사람의 말을 가정해서 생각해 보자.

보통 세일즈를 위해서 신형임을 강조할 경우라면 '이 냉장고는

최신형입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최신형 냉장고입니다'한다면 어떤 인상을 줄 것인가. 비단 이런

상품 판매 뿐이 아니라도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을 상대에게 강하게 인상 지워

주려면 이야기의 앞에다 도치시킬 일이다.

똑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언어의 의외성을 활용하면 훨씬 인상적인 내용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잔존 효과를 살려라

 

문장에 있어서도 주제가 되는 부분을 글의 앞머리에 두는 방법, 끝 부분에

두는 방법, 그리고 중간 부분에 삽입하는 방법 등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머리에 두는 방법을 두괄식이라고 할 수 있다. 두괄식의 장점은 단정적인 결론을

피력하여 내용 전개에 포인트를 두는 점에 있다. 다음 끝 부분에 두는 방법인

미괄식은 최종적 정리를 요령 있게 마무리하는 데 장점이 있으며, 마지막 중간

부분에 삽입하는 양괄식은 중간 중간 요점을 밝혀 준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보편적 문장 구성에서는 앞부분에 내용을 전개시킨 후 최종적으로

정리하여 주제를 밝히는 미괄식이 통례로 되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화에 있어서도 가장 강하게 말하고자 하는 말은 최후에

하는 것이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대화에도 문장 구성법의 연역법을 도입하는 식이다.

대개 처음과 끝은 어떠한 일이라도 가장 힘이 든다. 특히 이야기의 끝을

어떻게 마무리지어 상대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주는가 하는 문제는 보다 더

어려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대화의 결과가 최후의 한마디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설전이 심각하게 전개되어 인간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다

하더라도 헤어지는 순간에 '어쨌든 미안하네. 모든 것은 내 불찰이야'라고

한마디하면 그때까지 악화된 감정이 곧 사라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 잔존 효과라고 한다.

글래드 스톤이나 브라이트 같은 명연설가도 미리 끝맺음의 말을 생각해서

청중들이 마지막의 단 한마디 말에 명확한 인상을 얻도록 되풀이해서 외우곤

했다. 그들이 이 방법도 잔존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남북전쟁의 전운이 서서히 싹트고 있을 때, 노예해방에 불만을 풀고 무력으로

대항하겠다고 결의를 굳힌 남부 사람들을 위해 링컨은 최후의 연설문을

준비하였다.

"내전의 중대 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닙니다. 정부는 여러분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중략)

'평화냐 칼이냐'의 엄숙한 문제는 여러분 것이며 나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초고를 본 국무장관 슈워드는 연설문의 끝이 너무 무뚝뚝해서

인상적이지 못하고 극적 변화가 너무 초발적이라고 지적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슈워드의 충고를 받아들여 링컨이 초고한 원고를 보면 훨씬

우아하면서도 평화를 추구하자는 링컨의 심중이 강하게 드러나 있다.

"나는 얘기를 끝맺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적이 아니라 친구입니다.

우리는 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중략) 추억의 신비적인 악기의 줄이 우리의

선천적인 선에 다시 스칠 때(그 시기는 반드시 올 것이지만) 합중국의 코러스가

높이 올려 퍼질 것입니다"

링컨은 '평화냐 칼이냐'하는 표현으로 평화를 강조한 것으로 생각했으나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보면 평화의 마음을 읽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추고에서

보여준 '합중국의 코러스'란 끝말은 잔존 효과를 최대한 이용한 것으로 앞서

문장의 말과 중간에 기록했던 강한 설득과 강용의 내용을 끝에 가서 평화의

이미지로 바뀌게 한 인상깊은 말이 되었다.

상상치 못했던 사실을 말하라

 

인간관계에 있어 전혀 예기치 않던 일을 당하면 이미 머리 속으로 그려져 있던

기존 관념은 생각하지 않게 되고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마련이다.

더욱이 예기치 않던 일이 자기를 즐겁게 하거나 마음을 끌어 당기는 일이

있다면 상대에 대해 신선한 인상을 받게 된다.

파격의 미라는 것은 예술에서 뿐만이 아니고 인간의 감정에도 깊은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일상적인 우리의 인간관계란 대부분이 도식적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생활에 쫓기게 되고, 보다 스피디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새로운

감각으로 접촉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당연한 형태로 이루어져야 할 대화에서도 전혀 새로운 행동으로

접근하여 상대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면 인간관계에 유리한 점이 적지 않다.

예기치 못했던 일이란 언어, 행동에서 비롯되는 일이다.

항상 쓰는 호칭을 갑자기 바꾸어 친밀감이 깃들게 한다든지 걸음걸이에 박력을

주어 변화를 가져 보자. 그러면 틀림없이 눈에 뛸 정도로 변화되어 있을 것이다.

전혀 예상치 않던 행동으로 오늘날까지도 인용되는 재미있고 인상적인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자.

1492년 미국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는 국민들의 거족적인 환영을 받았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그의 인기를 시샘해서 '신대륙의 발견이라고 떠들건 없어.

누구든지 서쪽으로 배를 몰고 가기만 하면 발견할 수 있었던 거야'하고

비꼬았다. 콜럼버스는 이런 비양거림을 듣고 연회석상에서 잠자코 테이블 위에

놓인 달걀을 하나 집어들더니 좌중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고 '이 달걀을 세워

보시요'하는 것이었다.

시샘을 하던 무리들은 그 달걀을 세워 보려고 애썼으나 둥근 달걀이 세워질 리

없었다.

그것을 본 콜럼버스는 달걀을 집더니 한 쪽 끝을 테이블에다 툭 쳐서 깨뜨린

후 세우는 것이었다. 그 광경을 본 모든 사람들이 '그런 식이라면 나도 할 수

있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콜럼버스는 '물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누구도 이런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했습니다. 신대륙의 발견도

이와 같은 것입니다. 누가 먼저 생각했느냐가 문제지요'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사람들은 콜럼버스의 이 예상치 못했던 행동과 말에 강력한 인상을 받고 그

후로는 콜럼버스를 비웃지 못했다.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직접적으로 반응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예기치 않던 언어와 행동을 하는 일이다.

빡빡 깍은 대머리로 전세계 영화 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 준 X X 도 무명의

시절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갑자기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다 머리를 삭발키로 결심하였다. 그리하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그것이 그를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주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관계에 신선감을 주는 것은 대화의 신선미에 있겠지만 행동도 이에

수반되어야 더욱 강하게 표현된다.

 

 

언어를 시각화하라

 

말은 하고자 하는 내용 속에 시각적 요소가 많으면 많을수록 인상을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다.

사람은 언어를 전달하고 받아들이는데 동작의 보조를 받는다. 내용의 전달이

충실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동작과 얼마만큼 조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하면 언어의 시각화가 잘 이루어지면 상대가 이해하기에 수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어의 시각화란 동작과 조화되지 않는 언어를 가지고

이상스러운 몸짓만 크게 한다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

말을 듣고도 동작적인 영상이 머릿속에서 그려질 수 있는 시각적인 언어를

찾아 사용하라는 말이다. 이 시각적 언어에 대한 이야기로는 데일 카네기의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다.

한때 카네기가 세일즈맨으로 취직하여 지방을 전전하는데 마침 다고타주의

래드 힐이라는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게 되었다. 기차를 기다리다 무료해진

그는 역 구내를 빙글빙글 돌면서 섹스피어의 '햄릿' 중에 한 대목을 몸짓을

섞어 가며 혼자 읊조리고 있었다. ', 저기 단검이, 저기 보이는 것은 칼,

자루가 이쪽을 향해서, , 빼앗아 쥐자, 쥐어지지 않는구나...'하면서

중얼거리고 있으니까 갑자기 순경 하나가 달려오더니 '아니 어째서 당신은

여성을 협박하는 거요?' 하며 꾸짖는 것이었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던 카네기가 자세히 되묻자 바로 앞집에서 문을

내다보던 여자 하나가 카네기의 제스처를 보고 질겁을 하여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볼 때 말의 전달이 시각적 요소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에드워드 헙바드는 '연설에 있어 사람의 마음을 끄는 것은 말이 아니라

태도이다'라고 해서 말에 시각적 요소를 가미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백화점의 레코드 상점에서 손님에게 어떤 레코드를 지칭해서 상대에게 소개할

때라면 '이걸 보시죠. 교향곡 전집으로 새로 나온 레코드예요'라고 평범한

소개에 그칠 것이다. 그러나 이 소개의 말에 시각적 요소를 삽입시킨다면 '

교향곡 전집은 계절에 관계없이 사시사철 언제나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죠'한다면 손님의 머릿속에 계절의 다양한 모습이 그려지게 되어 청각에

호소해야 되는 음악이 시각적 흥미를 끌게 된다.

신체적으로 눈과 뇌를 연결하는 신경이 귀와 뇌를 연결하는 신경보다 훨씬

굵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낫다'라는 속담은 시각적 요소의

장점을 대변한다.

H.패터슨(:내셔널 캐슈 레지스터사 사장)은 그의 회사 판매원들에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하여, 혹은 주위를 끌기 위하여 말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무엇을 보일 필요가 있다. 필요한 때는 항상 그림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경우에 그림을 보여 말을 도울 수는 없지만, 시각적 동작, 시각적

언어의 사용에 대한 중요성을 암시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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