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어지간히 배우고 나면 무언가 작품사진이라는 것을 한번 찍어 보고 싶어나 무엇을 찍어야 작품이 될지 몰라 전전긍긍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무엇을 찍어야 하는지를 결정지으려면 우선 작품사진이란 무엇인가를 확실히 알아야 답이 나올 것이다. 흔히 집에서 찍는 일반사진과 작품사진은 어떻게 다른가?
예를 들어 똑같은 그릇이라도 우리가 흔히 식기로 쓰는 보통그릇이 있고 장식장 위에 올려놓고 그 유연한 선과 색 등을 즐기며 감상하는 종류의 그릇이 있다.
똑같은 그릇을 물건을 담기 위해 기계로 찍어내듯이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면 보통 기술자라고 부른다. 물론 이런 기능공들도 한가지 작업을 오랫동안 하다보면 아주 숙달되어 더욱 멋지게 만들어 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능공이 만들어낸 그릇은 애초부터 목적이 틀린 그릇일 것이다. 그러나 조금은 엉성한 그릇이라도 처음부터 목적을 어떤 미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에 둔 그릇이라면 우리는 그 그릇을 작품이라고 부른다. 이런 그릇은 물건을 담기 위한 것이기보다는 자기 작품세계의 표현 방법에 더욱 치중해 있는 것이다.
수석 하는 분들을 예로 든다면, 우연히 굴러다니는 돌멩이에 감흥을 느껴 그 돌을 가지고 무엇을 표현하고자 거기에 걸맞은 좌대와 손질을 곁들여 내어놓았다면 그 돌은 이제 돌이 아닌 그 사람의 혼이 깃들인 작품이 되는 것이다.
만일 그 돌에 의미를 부여해 준 그 사람이 없었다면, 또는 그 사람이 그 돌의 아름다움은 알았으나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능력이 못 되었다면 그 돌은 영원히 돌로만 남아 있었지 작품화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사진인들도 쉴새 없이 흘러 지나가는 우리 일상들 중에 어느 한 순간을 선택하여 의미를 부여해 가며 표현하고, 창작을 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어렵게 선택한 것이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적당한 조건이 구비되어야 그 가치가 인정된다. 수석을 하는 분이라면 우선 그 돌의 석질이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그 돌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그 돌을 놓을 방향과 좌대를 선택하듯이 사진인은 자기가 선택한 것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어떤 사진들이 작품으로 남아 있는지 즉 어떤 것들이 사진을 작품으로 만들어 주는 요인이 되는지 알아보고 여러분의 작품활동에 응용해 보기로 하자.
1. 강한 내용의 작품
일단 내용이 강한 작품은 구성이 조금 약하더라도 충분히 그 값을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무엇보다도 내용은 그 작품의 질을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진의 특성인 기록성, 전달성, 사실성 등이 잘 나타나면서 인간의 희로애락이 담겨져 있는 내용이라면 좋은 내용의 작품이 되는 것이다.
2.더욱 강하게 표현하려는 테크닉
그러나 그 내용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여러 방법의 사진적인 요소들이 첨부되어야 하며 자기만의 개성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독특한 자기만의 표현방법이 병행되어야 한다.
크게, 카메라의 조작방법이나 위치를 달리하여 변화를 주는 방법과 필름의 인화, 현상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으로 나눌 수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그 표현방법이란 것이 굉장히 광범위한 것 같은 생각이 들겠지만 조목조목 따져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로 사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들은 사실 몇 가지 되지 않는다.
상황선택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
1.주제의 선택에 따른 변화
2.부제의 선택에 따른 변화
3.배경의 선택에 따른 변화
4.빛의 선택에 따른 변화
5.구도의 선택에 따른 변화
카메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
1.렌즈를 이용한 화각의 변화
2.조리개를 이용한 심도의 변화
3.셔터를 이용한 동감의 변화
4.노출을 이용한 밝기의 변화
5.초점면을 이용한 이미지의 변화
6.필터나 액세서리를 이용한 변화
7.플래시를 이용한 보조광의 변화
8.필름의 선택에 따른 이미지 변화
이상의 13가지 변화요인에 의해서 대부분의 사진작품이 만들어지고 그 나머지는 현상과 인화에서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촬영을 나갔다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고도 막상 접근하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포기해 버리고 마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럴 때에 위의 변화요인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며 생각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좋은 작품을 위하여 (1)
1.화인더를 감상하자
카메라를 다루는 방법을 어지간히 익히고 난 뒤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하나 하는 당혹함을 느끼게 된다. 사진을 찍긴 찍어야겠는데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 작품이 될지 좋은 작품이란 어떤 것인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나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좋다고 느끼는 것들을 차분히 하나하나 생각하여 가며 찍으면 된다.
▲ 어느 것이 좋다고 느끼는 순간 얼른 화인더를 들여다보자.
그리고 그 순간 당신은 이제 다른 사람이 된다. 그것을 보는 순간 느꼈던 감정들을 뇌리에서 싹 지워버리고 사진을 감상한다. 화인더에 보이는 것을 사진이라고 생각하자. 다른 사람의 사진을 감상할 때처럼 아주 객관적인 입장에서 차분히 바라보자.
주의 할 것은 화인더를 보기 전에 자기가 느꼈던 여러 가지 감정들을 말끔히 지워버리는 일이다. 쉽사리 냉정해 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냉정해 지도록 노력하자. 주위의 분위기에 우러나오는 여러 느낌을 싹 지워버리고 화인더를 남의 사진이라고 생각하며 구석구석 살피자. 이제 당신은 이 사진에 대한 냉철한 평을 내려야 한다.
이 사진이 나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가?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누가 가르쳐 줄 수는 없다. 그것은 많은 사진을 보고, 느끼고, 노력하고, 경험해 가는 사이에 당신의 판단력은 키워질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 느낌이 좋다면 당신은 이제 이 사진을 당신의 작품으로 만드는 것만이 남아있다.
그러나 이 사진은 여러분이 아직은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음을 기억하라! 좀 더 강하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하여 어느 부분만을 잘라 내어 보여 줄 것인지, 전체를 보여 줄 것인지, 심도는?, 셔터속도는?,초점은 어디에?,앵글의 위치는?, 등 여러분이 조절할 변수는 아직 수없이 남아있다. 이런 모든 것들을 아주 빠른 시간 내에 판단하여 실행을 한다면 여러분은 노련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혹 이런 종합적인 판단이 더디게 진행된다고 속 상해 하지는 말자. 이런 경험을 많이 쌓아 갈수록 여러분은 더욱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사진은 오직 열심히 피사체를 보는 방법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본 것을 판단하고 그것을 조절하는 방법을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것이 여러분이 지금부터 공부하여야 할 큰 목표라고 하겠다.
앞에서 이야기하였듯이 화인더를 감상하며 그 사진이 좋은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여러분이 판단할 몫이다.
이제 여러분이 촬영하여야겠다고 마음먹은 그 사진을 더욱 강한 내용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조절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알아보고 설명하도록 하겠다.
-좋은 작품을 위하여 (2)
2.효과적인 화면 구성
촬영자가 화인더속의 작품에 좋은 느낌을 받어 촬영하여야겠다고 결정을 내리고 나면 그 작품의 내용을 가장 효과적이고 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여러분은 결정하여야 한다.
그 중에서 우선 하여야 할 일은 주 피사체의 위치를 설정하는 것이다. 화면의 한 가운데에 위치 시킬 것인지 아니면 좌우나 상하로 지우치게 위치시킬 것인지를 자기가 알고 있는 구도의 틀을 다 동원하여 결정하게 된다.
가장 효과적인 화면을 구성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구도의 공식을 제시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구도의 공식이라는 것은 화면을 이끌어 가는 기본적인 방법일 뿐이다. 구도의 공식을 한번도 접한 적이 없는 사람을 오랜세월 동안 그림을 그리게 하여 숙달시키고 나면 처음에는 무조건 그리다가도 결국엔 대부분의 그림이 이 구도의 공식을 바탕으로한 그림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구도의 구성원칙에 어떤 장면이나 다 맞추어 가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화면을 구성하여가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 기본 공식에 따라 많은 연습을 해 볼 필요가 있다. 구도에 대한 여러 공식들을 스스로 실험해 보며 연습하다 보면 어떤 장면을 볼 때 그것의 선택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가장 안정적인 방법이라면 대상물을 한가운데 안주 시키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변화없는 화면을 구성하는 요인이 되고 운동감이 없으며 지평선이나 수평선이 한 가운데로 지나가게 되어 화면의 이등분현상이 일어나기가 쉽다.
수평선이나 지평선이 있는 사진일 때에는 아예 그것을 화면에서 제외시키는 방법도 한번 쯤 생각해 보라. 뜻밖의 좋은 화면이 될 수도 있다. 꼭 그것이 화면에 필요하다고 생각 될 때에는 어느 부분을 강조할 것인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수평선이 아래로 많이 내려가 있으면 하늘을 강조하는 화면이 되고 위쪽으로 올라가 있다면 땅을 더 많이 강조하는 화면이 될 것이다.
화면에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의 시선이 가는 방향으로 공간을 많이 남겨 두는 것이 좋다. 움직이는 물체도 그 앞쪽으로 공간을 많이 두어야 한다. 사진을 보는 사람의 시선도 습관적으로 사진속의 그사람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또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사진에서 찾아 내려고 시선이나 움직이는 방향으로 관심을 갖고 따라가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그 공간을 극도로 넓게 표현하여 시선이나 운동감을 더욱 강하게 보이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 좋은 작품을 위하여 (3)
3. 내용의 선택
촬영을 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끝가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것 하나 촬영자가 소홀히 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이 그 촬영자의 선택여하에 따라 각기 제 몫을 하며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자재의 선택이며 필름의 선택, 표현 방법과 구성, 소재의 선택 등 실로 많은 것들이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내용의 선택을 어느 부분까지 포함시켜야 가장 효과적인 내용일 될 까 하는 것도 촬영자가 결정지어야 할 문제이다.
사진을 배우기 전까지 우리가 흔히 인식하고 있던 사진이란 좋은 배경 앞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리고 그것을 기념하는 ,아울러 기록하여 두는 것이 사진이라고만 생각하여 왔었고 또 그렇게 찍어 왔던 습관이 있다. 어쩌다 가까운 사람을 멋있게 찍어 줄려는 욕심에 배운 것을 이용하여 얼굴을 크게 찍어 주었다가 그 사람의 시큰둥한 반응에 기분이 언짢았던 때를 많이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어느 분이라도 자기의 여드름자국이 세밀하게 표현되고 주름살이 그대로 나오며 흉터자국까지 자세히 보이는 이런 사진을 좋아할 리는 없다. 이런 것은 누구나 자기의 결점은 숨기고 싶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아주 단순한 반응이기 때문에 그렇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이지만, 이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많은 분들이 자기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한 장의 사진에 다 집어넣으려고 한다. 그렇게 하여 사람의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남김없이 표현하고 그 뒤에 있는 멋있는 풍경까지 다 화면에 나오게 한다. 이것은 기념사진이라면 몰라도 어떤 내용을 강하게 표현하여야 하는 사진인들에게는 아주 좋지 않는 습관이다.
촬영자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가 관심을 갖게 만들고, 촬영하여야겠다고 마음먹게 만든 아주 작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인물의 얼굴 표정 이라든지 그 사람의 신체일부분에서 풍기는 어떤 이미지라든지 건물의 일부분에서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구성 이라든지, 정작 촬영의 동기가 되는 부분은 의외로 아주 작은 부분일 것이다.
그 부분을 더욱 강하게 표현하려면 이 부분을 크게 표현할수록 좋을 것이다. 쉽게 생각해서 큰 글자가 눈에 빨리 띄 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일단은 더욱 가깝게 접근하여야 한다. 가까이 갈수록 필요 없는 부분들이 자꾸 사라진다.
그래서 권하는 방법이 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촬영을 시작하는 것이다.
인물을 촬영한다면 바로 코앞에서부터 카메라를 세우고 뒤로 물러나며 적당한 장소를 잡아야 한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당신의 관심을 끈다면 일단은 은행나무와 가장 가까운 거리로 달려가야 한다. 그 곳에서 부터 한발씩 뒤로 물러나며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곳을 정한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과 먼 곳에서 부터 좋은 장소를 찾기 시작하는 것은 아주 다른 의미를가지고 있다.
이제 여러분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부터 물러나다가,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장소가 발견된다면 그 지점에서 한발 더 앞으로 다가가서 촬영을 시도하여야 한다.
아직은 많은 분들의 눈은 너무 가까이 촬영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가까이 가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자기가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은 충분히 나와 주어야 한다. 상황설명이 필요한 내용인 것들은 그 내용이 처해 있는 상황이 나타나 주어야 한다. 주제의 내용을 더욱 강하게 하여 줄 수 있는 내용들은 충분히 표현하여 주는 것이 더욱 이롭다는 말이다.
웅장한 대자연속의 외롭게 죽어 있는 마른나무에 흥미를 느껴 사진을 찍으면서 덩그러니 그 나무 한 그루만 찍어 놓았다면 자기의 표현의도를 다 발휘하지 못한 것이 되고 만다.
이 때에는 그 죽은 나무가 조금 작게 표현되더라도 뒤로 물러나 그 나무 뒤로 웅장한 산세가 보이도록 표현하여 주어야 할 것이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다시 한번 생각하여 보자.
과연 나 자신이 무엇에 이끌려 이 장면을 찍으려고 하는지를 ...
그리고 다시 화인더를 들여다보며 그것들이 충분한 크기로 나타나며 원하는 그대로의 내용이 표현되었는지를 다시 한번 점검하여 보자.
좀더 숙달된 시가가 되면 이런 결정을 직감적으로 할 수가 있지만 지금은 이 모든 결정을 아주 신중하게 생각하여 시행하여야 더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사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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