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동경하는 표적'이라는 털가죽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의복이다. 인간은 원래 식용
으로 동물을 잡았으나 점차 몸을 보호하기 위해 그것의 털가죽을 이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면서 이런 실용성은 감소하고 모피는 점점 사치품이 되었다. 고대 중국, 그리
스, 로마에서는 섬세하고 이국적인 모피 옷이 부와 지위의 상징이었으며, 왕후·귀족이나 상
류 계급 남녀의 특권적 복장이었다. 때문에 모피를 얻기 위해 직업적으로 사냥에 나선 사
람도 적지 않았다. 초기 북아메리카 개척자들 사이에서는 덫 사냥으로 얻은 모피를 거래하
는 것이 중요한 사업이었으며 많은 초기 개척자들이 모피를 구하기 위해 미국 북부와 캐
나다를 탐험했다. 포피가 패션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근대의 일이다. 모피는 르
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의복의 안감 또는 일부분으로 사용되었으며, 오늘날과 같이 방한과
장식을 겸한 의복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경부터이다. 19세기 말엽 프랑스 파리
에서 옷감 바깥쪽에 모피를 사용한 코트를 만든 것이 모피 패션의 시초라 한다. 그 전까지
만 해도 모피는 주로 안감 등에 쓰였다. 그 뒤 모피 가공 기술의 진보로 일반에게 보급되는
한편, 그 우아함이 여성들을 매료시키게 되었다. 파리 여성들은 20세기 초까지도 모피 옷을
세련미의 상징처럼 여겼다. 우리 나라에서는 지금도 모피 옷을 고급 옷으로 여기고 있으며,
1995년 겨울에는 무스탕 옷이 유행하기도 했다. 모피용 동물로는 여우와 밍크가 단연 최고
로 꼽혔으며, 특히 실버폭스와 사파이어밍크가 인기를 끌었다. 실버 폭스 제품은 여우털로
만든 고급품으로 은빛 털이 희끗희끗한 모양으로 들어 있다. 모피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사파이어밍크는 이상적인 털 길이가 돋보이며 가볍고도 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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